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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 외

최호진 | 347호 (2022년 06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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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 대부분은 저마다의 창업 신화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창업자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자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거절을 당하기 일쑤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찰나 자신의 아이디어가 지닌 가치를 유일하게 알아보는 투자자를 만나 사업에 성공하고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세상에 증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아이디어가 스케일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가진 아이디어가 실제로 형편없는 것이고, 투자를 거절한 수많은 사람의 말이 옳을 수도 있다. 연이은 거절과 실패 속에서 창업자는 성공을 위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2007년 첫 출시 후 소셜 게임의 폭풍을 몰고 온 미국 게임회사 징가의 창업자 마크 핑커스는 실패의 쓴맛을 여러 번 봤다. 1990년대에 일체형 컴퓨터 아이디어를 구상했지만 단 한 명의 고객도 얻지 못해 포기했다. 2003년에 시작한 인터넷 커뮤니티 트라이브는 소수 사용자층에서 인기를 얻었을 뿐 대중을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했다. 핑커스는 창업자 스스로가 직관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들 가운데 실패할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훌륭한 기업가의 직감은 95% 맞지만 그들의 아이디어가 맞을 확률은 2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능성을 전부 시도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이 접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핑커스가 투자자와 시장으로부터 받은 거절을 ‘솔직한 거절’이라고 분석한다. 솔직한 거절은 창업자가 나쁜 아이디어를 개선하거나 다른 좋은 아이디어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핑커스는 거절을 받아들이고 잘못된 사업을 빠르게 정리했다. 그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인터넷 커뮤니티를 개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을 때 결정한 빠른 포기가 성공의 지름길이었던 셈이다.

책은 링크트인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리드 호프먼이 팟캐스트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에서 성공한 기업가들과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등 성공률 1% 미만의 창업 세계에서 최고가 된 이들의 성장 전략이 녹아 있다. 책은 모든 상황을 고려한 최적의 선택보다는 빠른 선택이, 100만 명의 사용자보다는 100명의 충성 고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장 규모와 속도뿐 아니라 조직 문화를 언제 만들어가고, 기업 가치를 세상에 어떻게 남길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업을 시작한 초기부터 성공을 일군 뒤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시기까지 각 단계별 10가지 성장 전략을 담았다. 리드 호프먼과 70인의 기업가가 전하는 스케일업의 비밀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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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인 당신에게 세입자들이 불만을 제기한다. 엘리베이터가 너무 구식이고 느리다는 것.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하거나 속도 개선을 위해 모터를 교체하는 방법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리프레이밍을 거치면 보다 손쉬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이나 손 소독제를 설치하거나 배경음악을 깔면 된다. 엘리베이터 속도에 변화를 주는 대신 이용하는 사람들이 느린 속도를 체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리프레이밍은 이처럼 관점을 전환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다. 문제해결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하는 리프레이밍 전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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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준은 기업의 영향을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저자는 ESG를 고려하는 정부, 기업 및 투자자의 행동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모든 투자 의사결정에 ESG 요소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ESG 평가 등급이 높은 회사가 수익 변동이 적고 자본 비용 및 시장 위험이 낮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속가능성은 투자를 위한 새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ESG 요소를 기존 투자에 통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신규 투자자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제시한다. ESG 점수 향상이나 관련 활동 개선을 원하는 기업에 유용한 지침서다.


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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