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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8. 13년 만에 날개 접을 위기 ‘이스타항공’

전문성•책임감•윤리의식 ‘3無’ 경영진
코로나 앞서 내부 부실로 몰락 위기

허희영 | 311호 (2020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2013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던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같은 해 12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추진되면서 회생의 여지를 엿보았지만 올해 7월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스타항공의 몰락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전반의 불황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쌓여온 비(非)전문가 경영진의 항공 사업 이해 부족, 외적 성장에만 치중해 소홀히 했던 재무관리, 전 회장으로부터 비롯된 오너 리스크 등이 겹쳐진 것이다. 이 같은 위험 요소들이 쌓이면서 13년의 비행은 결국 막을 내릴 위기에 처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기획과 윤문에는 조지윤 동아일보 인턴기자(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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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출범 13년 만에 날개를 접을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블랙 스완(Black swan,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만을 탓할 수는 없다. 이스타항공은 사업 초기부터 악화된 재무구조를 회복하지 못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의 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될 정도로 재무적 부실이 이어졌다. 미지급금 등 유동부채가 대부분인 부채 규모가 2019년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은행, 증권회사들에 6차례나 신청했던 대출과 채권 조달이 모두 거절되면서 회사는 지급 불능 상태에 빠졌다.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제주항공의 인수도 올해 7월23일 끝내 백지화됐다. 이스타항공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업계의 예상은 비관적이다. 최악의 업황 속 빚더미에 놓인 기업을 떠안을 사업자가 나타날 것 같지 않아서다. 게다가 창업주 이상직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심각한 노사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운항이 전면 중단된 3월부터 계속된 휴업으로 이미 적지 않은 직원들이 스스로 직장을 떠났고 희망퇴직과 해고가 이어지면서 1680명이었던 직원이 3분의 1로 줄었다. 정리해고를 조종사 노조가 반발하는 가운데 직원 전체를 대표하는 근로자대표단과의 노노 갈등까지 발발했다. ‘추억을 파는 국민 항공사’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했던 국내 대표 LCC 이스타항공이 몰락의 위기를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위기의 항공업계

지금 국내 항공업계에는 대형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6개의 LCC가 영업 중이고, 두 신설 항공사가 취항을 준비 중이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이스타항공만이 아니다. 그동안 잘나가던 항공사들 모두가 위기에 직면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있다. 이 회사 역시 누적된 재무적 부실로 공개 매각에 나서 작년 12월 HDC현대산업개발과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결국 올해 9월 매각이 무산되면서 11월 산업은행의 관리 체제로 넘어갔고 이제는 대한항공과의 M&A를 통한 회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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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전반의 불황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예고됐다. 2016년 7월 사드(THH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항공업계는 고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여름엔 일본 불매운동으로 한일 노선의 승객이 급감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직격탄이 더해진 것이다. 어쩌면 이스타항공의 몰락 역시 이런 맥락 속에서 불거진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몰락의 원인은 업황 너머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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