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60여 년간 한국 경제의 도약엔 기업의 성장이 추춧돌 역할을 했다. 돌을 쌓아 큰 벽을 세웠던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이 미래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우선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다고 믿자. 미래에 대한 꿈이 없으면 구현될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또는 한국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생존 본능이다. 어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생존해왔고 그런 역사 속에서 모든 국민과 기업인들은 생존 본능이 강한 DNA를 갖추게 됐다. 전쟁 이후 아무것도 없던 시절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같은 기업가들은 과거엔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과거의 성장방식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사업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만 해서는 미래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재의 기업가들은 칩 히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언급한 ‘지식의 저주’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미래의 성장을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말도 가슴에 와 닿는다.
이처럼 지금 한국 경제는 또는 한국 기업들로 하여금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도전해야 할까? 답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도전하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기업가들이 갖춰야 할 자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제 기업가들은 더 좋은 세상을 꿈꿔야 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제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있다. 첨단기술이 제공하는 미래 시장에서 기업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고는 이윤 창출, 주주의 이익 극대화를 구현하기 어렵다.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과 경쟁, 사회적 혁신 이론 모두가 기업 활동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선결요소다. 웬만한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경영이념과 비전엔 대부분 ‘더 좋은 세상’과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런 미션과 비전이 전 종업원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을까? 그저 그럴싸하게 제시만 하는 단어일 뿐일까? 이에 대한 답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진정으로 기업 활동을 통해 ‘더 좋은 사회’를 꿈꾸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미 현명해진 소비자들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는 기업들을 외면할 것이다. 이는 선택이나 포장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과 관련한 신념의 문제다.
둘째, 불가능하다고, 또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자. 창조경제를 이야기할 때, 또는 공유가치 창출을 이야기할 때 많은 기업인들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길은 보이지 않는다. 고 정주영 회장의 “임자, 해 보기는 했어?”, 나폴레옹의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일론 머스크의 “내 사전에 ‘안 된다’는 없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그런 불굴의 정신이 대한민국에서 조선업을 꽃피웠다. 또 전기자동자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지금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국내 2세, 3세 경영자들에게 이러한 실험정신과 새로운 도전을 제안한다. 주어진 사업을 그저 유지만 하려고만 하는 순간 기업의 미래는 점점 사라져갈 것이다.
셋째, 진정한 열정을 체화해야 한다. 열정이란 단순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이란 ‘꿈을 구현하는 데 예상되는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의지’라는 의미다. 또 이는 국내 기업가들이 꼭 품어야 할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단지 이윤 창출만이 아니라 더 좋은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예상되는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기존 사업방식을 고수하려는 안이한 마음,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국의 기업가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당신이 사업하는 이유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까? 당신에게 불가능한 일이 있습니까? 당신에게 기존의 사업방식을 고수만 하려는 안이한 마음이 있습니까? 이 세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네’라고 답한다면 해당 기업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업가들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책임질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경영학회장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애리조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경영대학장 및 경영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한국경영대학장협의회장, 한국마케팅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소비자 행동, 마케팅 전략,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이 연구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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