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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Monitor

오래 사는 것 축복 아닌 걱정거리?

윤덕환 | 175호 (2015년 4월 Issue 2)

편집자주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컨텐츠사업부는 트렌드모니터(www.trendmonitor.co.kr)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태도, 의견에 대한 정보를 대중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주요 미션으로 삼고 있는 전문 리서치 기업입니다. 트위터(@emtrendmonitor)를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외모관리가 중요하다.

몇 해 전부터 정부에서도탈스펙 채용을 권고하고 실제 구직자들도 열렬하게 이를 지지하는 요즘,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기업의 인사 담당자 2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2%외모가 취업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고 이 중 절반이 넘는 131(57%)스펙이 부족해도 외모가 뛰어난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합격시킨 경험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응답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모에 대한 편견을 채용에까지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89.2%)은 한국에서는 외모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56.7%는 일상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외모로 평가할 때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반적으로는 실력보다는 외모에 비중을 더 두는 듯한 의견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격하게 반발하기보다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상당수의 소비자들(52.8%)은 비용이 좀 들더라도 외모 관리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외모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에서의 자신감도 따라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84.7%).

 

그런데 최근 소비자들도 강력하게 동의하고 있는외모 관리에 대한 니즈는 약간 흔들리고 있는 듯 보인다. 2012년 건강 관리와 외모 관리 각각에 대한 필요도에 대해 소비자들은 82.4%(외모 관리 필요도) 77.8%(건강 관리 필요도), 건강 관리도 중요하지만 외모 관리를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투자할 여력이 제한돼 있다면 건강 관리보다는 외모 관리에 좀 더 신경 쓰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비율이 2014년에 81.4%(건강 관리 필요도) 62.9%(외모 관리 필요도)로 건강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것으로 인식이 뒤바뀐 것이다.1 최근까지도 강력하게 지지를 받고 있던 외모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건강 관리가 이긴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걱정은아픈 상태로 오래 사는 것’. 그리고죽음에 대한 태도.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에게는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하나의 걱정거리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남성은 80.75, 여성은 85.72세까지 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건강수명 2 은 남성은 70.64, 여성은 74.10세로 10년가량 짧았다. , 10년 정도는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남은 생애를 살아가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노후 생활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보다(25.1%)는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근소하게 나마 더 많았고(26.1%) 전체적으로는 노후 생활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10명 중 6명이 넘었다(61%). 노후 걱정의 구체적인 이유를 내용적으로 보면 가장 큰 문제는 노후 자금의 문제였고(1순위 - 현재 모아둔 노후 자금이 없어서 66.1%), 다음으로 병을 얻는 것에 대한 걱정(64.6%), 계속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26.1%), 외로움에 대한 걱정(20.5%) 순이었다. 핵심은 경제적인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노년의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도움을 외부에서 받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노후 생활을 지원하는 정부에 대한 믿음은 매우 낮았고(노후 생활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에 믿음이 간다 - 동의 9.8%, 비동의 60.2%), 부모들에 대한 자녀들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희망도 낮았다(노후에 자식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것이다 - 동의 15.6%, 비동의 48.1%). 그래서 극단적으로는 아픈 상태로 오래 사는 것보다는 빨리 생을 마감하는 것이 더 낫다고까지 생각하는 경향도 뚜렷했다(병치레를 하며 오랫동안 사느니 일찍 죽는 것이 낫다 71.3%).3 안타까운 것은 죽음에 대한 이런 생각들의 이면에는자살이 결국은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10명 중 8명가량이 한 번쯤 자살 충동을 경험해 봤다(77.2%)는 것은 우울한 현실이다.4 실제로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국가이며, 인구 10만 명당 33.3명이 자살하는 나라로 알려지고 있다.5

 

역사적으로 장수는 인간에게 하나의 축복이었다. 하지만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이기보다는 걱정거리가 된 현재, 건강 관리는 현재의 건강을 관리하는 측면을 넘어미래의 경제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능까지도 담당하게 된 것 같다.

 

윤덕환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컨텐츠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불안 권하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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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덕환dhyoon@trendmonitor.co.kr

    - (전)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
    - (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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