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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를 위한 시(詩)적 상상력

김연아의 끝없는 연습처럼… 바람의 천년 장난처럼, 플랫폼을 만들다

황인원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혁신, 인문학

플랫폼 구축의 중요성

플랫폼은 기존 지식이 창의나 창조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 구조. 반복을 통해 뇌와 몸에 익숙해져 자동 반사적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

()의 재정의를 위한 플랫폼

바람이 부는 이유를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공기가 흐르기 때문이라고만 보면 시를 쓸 수 없음. 시인처럼 기존과는 전혀 다른 존재 이유와 목적을 찾아야 업의 재창조가 가능해 짐

‘거울 효과의 도구로 시적 대상을 뇌에 입력하는 플랫폼

호감 가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거울 효과 심리처럼 사물이든, 자연이든, 사람이든 어떤 시적 대상이라도 의미 있게 관찰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시인의 자세를 배워야 함 

 

편집자주

()는 기업 경영과 별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는 뻔히 보여도 보지 못하는, 혹은 사람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알려주는 지혜와 통찰의 보고(寶庫)입니다. 현대 경영자에게 무한한 창조적 영감을 주는 시적 상상력의 원천을 소개합니다.

 

문제 하나 풀어보자. 5×5=? ‘이것도 문제라고 내느냐고 생각할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 걸 풀어보자. 37×38=? 대부분 앞의 문제(5×5)만큼 빨리 답하지 못한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5×5는 우리 뇌에 답이 저장돼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구구단 외우기 숙제를 하곤 한다. 구구단을 외울 때 한 번 읽어보고 외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수십 번, 혹은 수백 번 반복해서 외운다. 그러면 뇌는 구구단에 나오는 각각의 공식을 하나의 단어로 인식해 저장하고 프로그램화한다. 5×5 하면 바로 25가 나올 수 있는 것은 뇌가 ‘5×5=25’를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정보가 뇌의 신경전달과정을 거쳐 뇌의 해마에 입력되고 출력되는 과정을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라고 말한다.주로 심리 코칭에 활용하는 이 기법1 은 충격적이거나 반복적일 때 확실하게 입력된다. 우리가 외우고 있는 구구단이 바로 반복 학습으로 뇌에 입력하고 저장한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DBR에 연재해 온 글을 통해창조 아이디어 생성방법’ ‘소통의 방법’ ‘융합의 방법등 여러 주제를 소개했다. 어떤 경우라 해도 글로만 읽는 데 그치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연습을 해봐야 한다. 그것도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학습해 뇌에서 언제든 출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여기서 이런 얘기를 들고 나온 까닭은 시의 상상력을 활용해 세상에 없는 창조를 이루려면 반드시 반복 학습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플랫폼 구축은 창조, 창의로 나아가는 기본 구조

반복 학습 얘기를 좀 더 해보자. 반복을 통해 뇌와 몸에 익숙해져 자동 반사적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상태를전문적 수준의 숙달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플랫폼(platform)’이다. 그러니까 플랫폼은 기존의 지식이 창의나 창조로 나아가는 기본 구조이자 출발선이다.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박스 밖에서 생각하려면 먼저 박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때의 박스가사고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박스라는 플랫폼이 있어야 박스 밖의 다른 사고, 즉 창의나 창조적 발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박스는 말콤 글래드웰이 자신의 저서 <이웃라이어>에 말한 것처럼 최소 1만 시간을 반복 투자해야 가능하다.

 

고등학교 때 일이다. 필자는 당시 학교 태권도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운동을 하면서 선배들에게 매도 많이 맞았다. 인사 안 했다고 맞고, 인사할 때 목소리가 작다고 맞았다. 50m 전방에서 선배를 발견하면 선배를 향해 달리기 시작해 30m 전방에 이르렀을 때안녕하십니까라고 외쳐서 학교 유리창이 흔들리지 않으면 인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다. 그 대가는 체육관에서 매 타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보다 더 두려웠던 게 있었다. 대련(지금의 겨루기)시간. 이 시간이 되면 선배들과 체급에 상관없이 맞대결을 해야 했는데 후배인 우리는 발차기를 전혀 할 수 없었다. 태권도에서 발차기를 하지 말라는 것은 도망만 다니라는 얘기다. 반면에 선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실력을 전부 동원해 공격했다. “피해!”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우리를 마루타 삼아 자신들의 공격 방법을 개발하곤 했다. 그러니 그런 날은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는 꼴이었다. 너무 많이 맞아 정신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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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원

    - (현) 문학경영연구원 대표 및 원장
    - (전) 중앙일보/경향신문 기자
    - (전) 경기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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