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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현재와 미래의 끊임없는 대화

예종석 | 143호 (2013년 12월 Issue 2)

 

GM, 포드, 코닥,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모두 한때는 세계를 호령하던 기업들이지만 지금은 쇠락하거나 팔려가는 신세가 된 이름들이다. 그 지경이 된 사연이야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보면 변화하는 경영여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패착이다. 잘 나갈 때 미래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경영은 결국 미래를 대비하는 의사결정이다. 미래는 변화를 의미하며 그것은 아직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라 누구도 확신을 갖고 갈 수 없는 길이다. 미래는 성장의 환경일수도 있고 침체의 위기일수도 있지만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역량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제 미래를 관리하는 능력은 기업은 물론 국가나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됐다. 따지고 보면 미래는 오랜 세월 인류의 지속적인 관심사였다. 그리스 신화에는 인간이 신의 힘을 빌려 자신의 미래를 엿보려고 하는 욕망에 관한 이야기가 흔히 나온다. 고대 사회에서 미래 예측은 신의 영역이었다. 따라서 신과 인간의 매개자로서 예언자들이 그 역할을 대리했다. 근대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신의 영역보다는 현실적인 인간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기술 및 산업이 변화시키는 미래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됐다.

 

1889년에 미국의 소설가 에드워드 벨라미(Edward Bellamy)가 출간한 <과거를 돌아보다(Looking Backward)>에 그려진 2000년의 문명과 인간생활은 우리가 경험한 실제상황과 상당 부분 겹친다. 프랑스에서는 샤를 리셰(Charles Richet) 1892년에 <100년 후(Dans cent ans)>라는 책을 간행했다. 그는 그 책에서 20세기 말에는석탄에서 석유시대를 거쳐 태양에너지를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그의 예상도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영국의 소설가 겸 문명비평가 허버트 웰스(Herbert G. Wells) 1901년에 펼쳐낸 <예견(Anticipations)>에서 자동차의 대중화를 예측했고,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전쟁 시 공군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전화와 통신망의 등장도 예상했는데 그의 추측 또한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미래에 대한 예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은 성공한다. 1973년의 오일쇼크를 미리 예견했던 로열더치셸은 중동전쟁 후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1943년에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오시프 플레이트하임(Ossip Flechtheim)이 처음으로 미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그즈음부터 미래를 연구하는 주요 방법론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미래예측력은 국가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이다. 이제 세계의 주요 국가들은 미래를 예견하고 국가적인 차원의 대처전략을 세우는 데 몰두하고 있다. 우리는 외환위기를 통해 정부의 미래예측능력이 국민의 삶에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멀지 않은 과거에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지금 우리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화 혁명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고 있다. 변혁의 시대에는 기회와 위협요인이 공존한다. 이에 대비하는 조직은 위험은 피하면서 기회를 차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IT강국으로서 현재의 변화를 주도하는 입장에 있지만 그것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미래는 예측과 준비에 의해 무한한 가능성이자 희망의 원천으로 변할 수 있다. 에드워드 카(Edward H.Carr)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지만 변화에 대한 준비는 현재와 미래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이뤄진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속에는 과거가 녹아 있고, 미래는 현재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러한 노력이 이 시점을 살아가는 경영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의 성공은 리더의 통찰력 있는 의사결정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종석 한국미래전략학회 초대학회장(한양대 교수)

예종석 교수는 캘리포니아주립대플러톤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인디에나대에서 경제학 석사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 경영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미래전략학회 초대학회장과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영도육영회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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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종석

    - (현) 한양대 경영대학장 겸 글로벌 경영전문대학원장
    - 한국마케팅학회 부회장
    - 에스콰이아 문화재단 이사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
    - 제일모직 및 두산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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