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디자인 전략
편집자주
‘디자인’이라는 말을 듣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라고 떠올린다면 수주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안서 디자인은 단순히 문서를 잘 꾸미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안 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 쉬플리 한국지사(www.shipleywins.co.kr)가 제안성공 노하우와 제안 디자인 전략을 번갈아 연재합니다.
입찰 제안은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안서 작성과 제안 프레젠테이션이 중요한 산업은 시스템통합(SI), 플랜트, 방위산업 정도에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컨설팅, 교육뿐 아니라 회계, 법률, 서비스, 급식, 물류/유통 등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제안서와 제안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디자인하는 제안 디자인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으며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제안 컨설팅 회사인 쉬플리코리아가 한국의 제안 시장에서 발견한 제안 디자인의 문제점은 디자인을 전략적 관점이 아닌 심미적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것이었다. 바른 기준 없이는 바른 판단과 적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디자인에 잘못된 인식에 대한 전환을 바꿀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안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원리를 정리해 연재한다.
제안 디자인에 관한 이해와 활용이 필요한 사람
1.제안사업의 PM(프로젝트매니저)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자
성공하는 제안 디자인을 위해서는 제안 사업 PM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자들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이들도 다들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또는 ‘편집을 맡기기 위해서’ 정도의 이유로 디자인을 의뢰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디자인을 하는 이유는 내용을 전략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저 ‘다른 이들도 제안서 디자인을 해오니까’라고 생각하는 의사결정자들은 값싸고 눈에 띄는 디자인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경우 디자이너를 단지 제안서를 꾸며주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지시하게 된다. 일을 맡은 디자이너도 자연스럽게 그저 요청한 만큼만 일하게 되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말 그대로 ‘(돈) 받은 만큼만 일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 전략적인 전달을 위해 디자인을 고민하는 결정자들은 내용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디자인을 찾게 되고 자연스레 디자이너를 전문가로 인식하고 존중한다. 디자이너 역시 사업성공을 위해 거래 관계를 넘어선 도움을 주고 싶어 하고 서로 멋진 파트너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2.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실무자
“멋지게 해주세요.”
이 말은 필자가 프로젝트 참여 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고 요청하는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다. 제안 초기단계부터 디자이너가 참여해 사업을 이해하고 디자인을 기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급박한 프로젝트 일정 중에서도 맨 마지막 단계에 디자이너들이 투입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분량의 디자인을 해내야 한다. 당연히 사업과 전략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을 요청할 때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표현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힘들고 보통 여러 차례의 재작업이 필요해진다.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관점 없이 구체적인 요청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디자인을 직접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맡기는 사람 또한 전문적인,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의 이해가 필요하다. “멋지게 해주세요”보다는 “이 페이지는 중요한 전략부분입니다. 페이지 전체를 다른 페이지와 차별화해서 강조해주세요. 형태는 통일성을 유지하고 컬러를 차별화하면 어떨까요?” 정도의 수준으로 디자이너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의도한 결과물을 훨씬 더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제안서, 제안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
제안 디자인은 제안과 디자인의 결합이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잘 꾸밀까’만을 고민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그는 제안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다. 제안 디자인은 ‘어떻게 잘 꾸밀까’가 아닌 ‘어떻게 잘 전달할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여야 한다.
꾸미는 것과 전달하는 것의 차이를 쉽게 이해하려면 포장지(Wrapping)와 포장디자인(Packaging)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 (그림1) 포장지는 겉을 싸서 고객을 반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포장디자인은 내용물을 잘 담고 특징을 잘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징은 보통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강하게 전달하고 싶은 ‘상품의 장점’과 같은 ‘메시지’다.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의 경우 포장지라는 첫인상을 통해 고객을 구매로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제안 디자인이 그저 겉을 꾸미는 포장지가 돼서는 안 된다. 수주는 첫 인상이 아닌 내용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에 제안 디자인은 내용의 장점을 잘 드러내는 포장디자인이 돼야 한다. 평가자는 디자인이 아닌 내용을 보기 원한다. 제안 디자인은 평가자가 보고 싶은 것을 보여줘야 하며 제안 디자이너는 어떻게 잘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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