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logy
Based on “Humorous Threat Persuasion in Advertising: The Effects of Humor, Threat Intensity, and Issue Involvement” by Hye Jin Yoon a & Spencer F. Tinkham (2013, Journal of Advertising, 42(1), 30-41).
왜 연구했나?
해학(humor)은 불편한 말을 전해야 할 때 어색함을 풀어준다.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위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해학을 사용하는 설득전략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개구리가 멸종되면 귀하는 (개구리의 가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라는 자연보호 광고에서 거미가 득실거리는 부엌에서 무표정하게 설거지를 하는 여성의 사진이 제시된다. 이 광고는 자연을 보호하지 않으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부정적인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해학적 요소(여성의 반응을 과장해서 희화화)를 함께 배치했다. 여기에서 문제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은 수용자가 두려움을 느끼고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함께 해학적 요소를 포함시켜서 본래의 목적(위협)을 상실할 수 있다. 겁을 주려고 작정했으면 겁을 줘야 하는데 겁을 준다고 해놓고 웃게 하는 것은 겁을 주려는 본래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에 포함된 해학적 요소는 위협적 메시지가 주는 불편함을 완화시킨다. 위협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때 부정적인 측면이 너무 강조되면 오히려 반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해학은 위협적인 메시지에 대한 반작용을 줄여주거나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위협적인 설득메시지를 전달할 때 해학적인 요소를 사용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엇을 연구했나?
위협은 설득의 주된 수단이다. 나쁜 일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공공광고에서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려 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위협하면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피우던 담배를 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위협적인 메시지가 늘 설득에 효과적이지는 않다. 반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반작용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위협적인 메시지는 정서적으로 불편하다. 또 인지적으로 정신적인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또 위협적인 메시지는 일상적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처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부담이 된다. 이런 점에서 해학은 위협적인 메시지가 주는 정서적, 인지적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정보처리를 적극적으로 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다. 인간은 이해관계에 걸려 있거나 관심이 많을 때, 즉 관여도가 높을 때는 정서적으로, 인지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정보처리를 한다. 문제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메시지가 위협적이어도 정보처리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해학적 요소는 메시지의 진지함을 해치는 방해요소일 뿐이다. 반면 문제에 대한 관여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는 정보처리에 부담스럽다. 해학적인 요소가 위협적인 요소를 경감시켜주는 것이 정보처리에 도움이 된다. 결국 위협적인 설득메시지를 전달할 때 해학적인 요소의 첨가 여부는 소비자의 주제 관여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남감리교대와 조지아대의 공동연구팀은 위협적 메시지의 해학적인 요소의 역할을 탐구하기 위해 삼림보호 공익광고와 피부보호제 상업광고를 이용해 실험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해학적요소의 유무 및 위협소구(위협으로 공포를 일으켜 설득하는 효과)의 강약 등을 기준으로 4개 집단(높은 위협+해학 유, 낮은 위협+해학 유, 높은 위협+해학 무, 낮은 위협+해학 무)으로 구분했다. 낮은 수준 위협메시지는 피부보호제의 경우 “자외선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이다. 높은 수준의 위협메시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암에 결려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이다. 해학이 없는 메시지는 “외출하기 전에 바이오 선스크린을 바르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피부보호 크림을 적당량 바르는 사람의 사진이 등장하는 것이다. 해학적인 메시지는 다소 과장된 상황을 묘사한 사진이다. 온 몸을 뒤덮은 의상을 착용한 사람과 피부보호 크림을 바르는 사람의 사진을 제시했다. 문제에 대한 참가자의 관여 수준은 설문을 통해 파악한 삼림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과거 자외선에 따른 피부질환 경험 유무 등으로 구분했다. 광고를 본 다음 삼림보호에 대한 태도와 이후 보호행동 의향, 광고 태도, 브랜드 태도, 구매의사 등을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위협적인 설득 메시지에서 해학적인 요소의 유무는 주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여도에 따라 반대방향으로 나타났다.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가 위협적인 메시지를 접할 때 해학적인 요소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광고 태도와 브랜드 태도, 및 구매의사가 더 높았다. 관여도가 낮은 소비자는 오히려 반대였다. 위협적인 메시지에 해학적인 요소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광고 태도와 브랜드 태도, 및 구매의사가 더 높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위협적인 메시지로 설득하려 할 때는 설득대상이 누구인지 고려해야 한다. 위협적인 메시지는 정서적으로 인지적으로 정보처리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설득주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반작용을 일으켜 오히려 설득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 이때 해학을 이용하면 위협에 따른 정신적 부담을 줄여서 설득효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설득 주제에 관심이 높은 사람에게는 해학적인 요소가 오히려 방해요소가 된다. 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학적인 요소를 넣으면 메시지의 진정성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광고기획에서 매체 선택과 메시지 구성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 전문잡지와 같이 특정 주제를 다루는 매체인 경우 독자들은 전문지의 주제에 대해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이런 매체에 광고하면서 해학적 요소를 포함시키면 설득효과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대중매체 이용자들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 관여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매체를 통해 설득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위협소구(위협으로 공포를 일으켜 설득하는 효과)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위협적인 메시지는 정서적, 인지적 정보 과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일 위협소구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해학적인 요소를 포함시켜서 위협 정도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이 연구는 매체기획에 대한 심리적 접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제까지 매체기획은 주로 도달률과 열독률, 시청률 등 정량적인 지표만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런 양적 지표로는 매체이용과 관련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없다. 양적 지표가 우수해도 매체이용에 대한 심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을 때는 광고가 소비자를 제대로 설득하기 어렵다. 100년 전 미국에서 첫 백화점 사업을 시작한 존 워나메이커는 광고비의 절반이 헛되이 쓰인다는 사실은 알아챘는데 도대체 어느 쪽 절반이 헛되이 쓰이는지 알지 못하겠다고 개탄했다. 매체이용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면 낭비되는 광고비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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