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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사의 기업가정신 가맹점도 발휘할 여지 줘야한다

홍진환 | 132호 (2013년 7월 Issue 1)

 

 

Marketing

 

Based on “Entrepreneurial Orientation and the Franchise System : Organizational Antecedents and Performance Outcomes” by Olufunmilola Dada & Anna Watson (European Journal of Marketing, 2013 May-June, vol.47, pp. 790-812)

 

왜 연구했나?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에도 기업가정신이 필요할까? 가맹사업자들이 각 지역의 마케팅 환경에 맞는 제품/서비스를 도입하는 등의 혁신 추구 활동을 하려 하면 본부는 브랜드 정체성에 혼란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다. 가맹사업자들의 혁신 활동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각 가맹점들이 기업가정신을 추구해 본사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면 프랜차이즈 시스템 전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각 가맹점들의 기업가정신을 장려해야 할까, 제한해야 할까?

 

무엇을 연구했나?

 

영국 랭카스터대의 다다(Dada) 교수와 런던 예술대의 왓슨(Watson) 교수는 기업가 지향성과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과와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했으며 조직의 어떤 요인이 프랜차이즈 기업의 기업가 지향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기업가 지향성(기업가정신) 1) 이미 계산된 사업상의 위험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위험감수성(risk taking) 2)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 자세와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프로세스나 서비스,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혁신성(innovativeness) 3) 낙관적인 사고로 미래지향적이고 목표지향적으로 행동하려는 진취성(proactiveness)으로 구성된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진은 영국의 다양한 업종의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응답 대상자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경영자들이었으며 총 95부를 분석에 이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를 통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견했다.

 

1)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기업가 지향성은 5점 척도에 2.29점으로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사업 운영방식의 시스템화나 표준화를 추구하다 보니 혁신을 수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기업가 지향성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 지향성이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선행연구를 통해서 증명됐는데 시스템의 표준화를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3) 프랜차이즈 본부의 지원, 혹은 가맹점의 유연성을 얼마나 허용하는지는 프랜차이즈 시스템 내의 기업가 지향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가 가맹점에 규정된 시스템을 준수하도록 강요하기보다 자율성을 허용하고 혁신을 권장한다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계약서에 가맹점의 자율성이나 혁신을 허용 또는 권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 것은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데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계약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에 대한 구속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작성한다. 계약서의 문구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연구 결과로부터의 교훈은?

 

한국에는 글로벌 기업의 현지 법인이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로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성공적인 혁신을 이룩한 기업들이 많이 있다. 홈플러스는 한국 시장에서의 운영 노하우를 본사인 영국 테스코에 전수했으며 한국 피자헛은 불고기피자나 리치골드피자 등의 메뉴를 개발해 해외로 역수출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이룩한 성과는 한국 지사의 노력뿐 아니라 본사가 자율성과 유연성을 허용한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최근 시장의 포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 간 계약에 대한 갈등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제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도 가맹사업자들을 혁신의 파트너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가맹사업자의 기업가정신을 고양하고 가맹사업자들의 혁신 성과를 본사가 널리 전파하는 것이 진정한 동반 성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기업의 SNS 활동, 성과로 연결? 고객의 참여여부가 결정한다

 

Based on “The Effect of Customers’ Social Media Participation on Customer Visit Frequency and Profitability: An Empirical Investigation,” by Rishika Rishika, Ashish Kumar, Ramkumar Janakiraman, and Ram Bezawada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24, No. 1 (March 2013), pp. 108-127)

 

왜 연구했나?

 

다수의 기업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홈페이지 등의 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의 결과로 고객과의 관계가 향상되고 그 기업의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그런데 SNS에 대한 투자가 매출과 같은 기업 성과에 실제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개별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서 연구한 경우는 아직까지 거의 없다. 본 논문은 기업의 SNS 활동이 어떻게 고객-기업의 관계와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개인 고객 수준에서 연구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우선 SNS가 어떻게 고객과 기업의 관계를 강화시켜 주는지를 분석했다. 첫째, 고객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의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이나 경험을 해당 기업뿐 아니라 다른 고객과 공유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업과 다른 고객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고객은 그 기업과 더 강한 연결을 갖게 된다. 둘째, SNS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고객들은 해당 기업을 둘러싼 일종의 공동체(community)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공동체 의식이 생기면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해당 기업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간다고 한다. 셋째, 기업의 SNS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해당 기업의 신제품이나 쿠폰, 이벤트 등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정보는 고객들에게 그 기업이 고객 만족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느낌을 주게 돼 높은 충성도와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기업의 SNS 활동은 일반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향상시켜 주지만 그 정도는 고객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이 논문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우선 만일 어떤 고객이 해당 기업과의 거래가 많은(, 물건을 많이 구입하는) 고객이라면 SNS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 기업과의 거래가 많은 고객은 그 기업의 SNS 활동에서 더 많은 혜택을 얻기 때문에 기업과 더 강한 관계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번째 고객 특성은 거래의 범위이다. 기업과 거래의 범위가 넓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도 기업의 SNS에서 얻는 혜택이 많기 때문에 SNS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세 번째는 고객의 가격 민감도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은 낮은 가격을 찾아서 여러 기업의 사이트를 순회하면서 구입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한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특성이 있다. 따라서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의 경우는 기업의 SNS 활동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상의 가설을 와인을 판매하는 한 기업을 대상으로 그 기업의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 기업은 2009년에 처음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이래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서 끊임없이 페이지를 업데이트했다. 고객과의 관계 향상을 위해서현재 우리는 더 좋은 와인을 찾아서 아르헨티나에 왔습니다.” 혹은저희는 고객님의 쇼핑 경험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또한, “와인 한 병을 사시면 한 병을 무료로 드립니다와 같은 많은 이벤트를 진행하고좋은 샤도네이 와인을 고르는 방법등과 같은 제품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저자들은 이 기업의 개별 고객의 SNS 참여 정도와 실제 구매자료, 그리고 고객의 웹사이트 방문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했다. 2008년에서 2011년까지의 자료가 수집됐으며 394명의 고객에 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데이터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기업의 SNS에 참여하는 고객들은 그 기업의 웹사이트에 더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SNS에 참여하는 고객들은 참여하지 않은 고객보다 웹사이트 방문이 평균 5%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기업의 SNS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객의 경우 기업의 SNS로 인해서 기업과 더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SNS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객에게 SNS의 효과는 더 크다는 것이다.

 

셋째, 기업의 SNS 효과는 그 기업과 거래관계가 많은 고객의 경우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 해당 기업과 거래를 많이 하는 고객일수록 SNS로 인해서 그 기업과 긍정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넷째, 기업의 SNS의 효과는 특정 분야의 제품만을 구매하는 고객이나 가격에 민감한 고객의 경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어떤 고객이 해당 기업과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거래를 한다면 그 기업이 SNS를 아무리 잘 활용해도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격에 민감한 고객의 경우도 SNS 효과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SNS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전체적으로 보면 SNS에 참여하는 고객들이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서 기업에 확연히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SNS의 활동이 기업의 성과로 연결되려면 고객을 SNS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논문은 기업의 SNS 활동이 고객과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SNS 활동이 일반적으로는 고객의 웹사이트 방문을 촉진하고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여기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면 자동적으로 고객과의 관계가 향상되고 수익성이 올라간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기업이 SNS를 통해서 고객관계와 성과를 향상시키려면 SNS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활동을 통해서 고객과 기업뿐 아니라 고객과 고객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일종의 고객 공동체(community)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의 SNS 활동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효과적인 SNS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SNS의 긍정적인 효과가 큰 고객집단, 구체적으로는 기업과 많은 거래를 하고,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며, 가격에 덜 민감한 고객에게 집중적으로 SNS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전략적으로 집중할 고객 집단을 선정하고 이들에 대해서 차별화된 SNS 전략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Strategy

 

경영학 글쓰기 분석에만 머물지 마라

 

How to write articles that are relevant to practice”, by Alvaro Cuervo-Cazurra, Paula Caligiuri, Ulf Andersson and Mary Yoko Brannen in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2013, 44, pp. 285-289.

 

왜 연구했나?

 

필자는 다른 이의 글을 읽거나 직접 글을 쓰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글쓰기를 위한 글쓰기, 실적을 위한 논문 쓰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고민하는 때가 자주 있다.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할애해서 논문과 원고를 쓰고는 있지만 과연 누가 읽어 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영 관련 논문이나 기고문을 신문, 전문서적, 학술지 등을 통해 접하고 있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글이나 내용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보와 지식의 홍수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독자이자 동시에 글을 쓰는 저자가 돼가고 있는 시대에 잠깐 글쓰기를 멈추고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위한 글쓰기가 아닌 우리의 경영 현실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을 지적하고 있나?

 

국제경영의 저명 학술지의 최근호는현실과 실무에 적용 가능한 논문을 어떻게 쓸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의 짧은 기고문이 첫 장을 장식하고 있다. 이 기고문의 저자인 Alvaro 3인의 교수들은 대부분의 논문들이 이론적 실증적 완성도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실용적, 현실적으로는 얼마나 적용 가능한가, 현실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언급이 전무함을 비판하고 있다. 학자들 혹은 일부 전문가 그룹 사이에서만 인정되는 글의 적절성과 타당성(relevancy) 못지않게 실무자들에게도 인정되는 논문의 보편타당성 역시 간과돼서는 안 될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Alvaro 3인 교수들의 지적은 경영 관련, 특히 국제경영에 관련된 글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저자들에게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글쓰기에 접근해야 할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먼저 경영 관련 글쓰기의 경우 그것이 심지어 순수한 학술목적의 논문이라고 할지라도 기업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이들이 독자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이들이 글을 읽고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자신의 글을 읽는 실무자들이 누구인지, 왜 읽는지, 읽고 난 후 어떤 생각과 판단을 하는지를 먼저 예측하고 파악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독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적용 가능한 실용적 대안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국제경영 이슈는 같은 중견간부라 할지라도 본사 소속인지, 해외자회사 소속인지에 따라서 관심사와 기대하는 해결책이 전혀 다를 수 있다. 경영학 관련, 모두를 위한 글, 혹은 실무자들을 배제한 글은 결국 적절성과 타당성을 정당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져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대부분의 전문적인 글들은 타인의 논문들을 대량 인용하면서 자신의 글과 논리를 정당화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글이 제시한 방안이 복잡 다양한 현실에서 경영자나 전문 관리자들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언급하는 데에는 많은 공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경영 환경하에서 자신의 주장과 논리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 어떠한 새로운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지 등 미처 고려하지 못한 상황이나 변수에도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부분이 간과되면 좀처럼 현실감을 느끼기 어려운 글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셋째, Alvaro 교수 등은 비단 학문적인 검증잣대를 반드시 대지 않아도, 혹은 관련 분야에 대해 전문가적인 해박한 식견이 없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실무적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내용은 글의 결론 부분에 명확히 기술돼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적인 글들은 결론 부분에 가서는 앞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한번 종합 정리 및 요약하는 데 할애할 뿐 실무적 함의나 실천방안은 매우 짧게 언급하고 지나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대부분의 실무자들로 하여금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무에 적용 가능한 글은 어떻게 쓸 것인가?

 

그렇다면 경영 분야의 글쓰기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까? 저자들은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글의 제목을 정할 때 왜 특정 주제와 내용이 중요한지, 실무자들이 읽어서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 잘 명시해야 한다. 읽은 후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제목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장하는 내용과 결론은 실무자들이 지니고 있을 상식과 비교해 어떤 점이 평범하지 않은지 명시해야 한다.

 

둘째,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전략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분석과 원인 규명에도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행동 방안이 제시되지 못한다면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주장이나 실증결과를 반복해서 강조하기보다는 어떠한 전략적 행동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어떠한 전략적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기술해야 한다. 이는 학술논문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셋째,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 각자 자기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견해가 저자의 견해와 매우 다를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국제화돼 가고 있는 경영환경에서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경영 원칙이나 해결책을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독자의 상황이나 산업적 특성에 따라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나 상황을 언급하고 제시안이 어떠한 결과를 미칠 수 있는지 충분히 언급하는 것 역시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될 부분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Psychology

 

유명콜라가 더 맛있다 왜?뇌의 추론기능이 더해지니까

 

Based on “Does Taste Matter? How Anticipation of Cola Brands Influences Gustatory Processing in the Brain” by Simone Kuhn, Jurgen Gallinat (2013, PLoS ONE 8(4): e61569. doi:10.1371/journal.pone.0061569).

 

왜 연구했나?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등 유명 상표의 콜라는 왜 무명 상표 콜라보다 더 맛있다고 느껴질까? 상품의 물리적 속성은 제조에서 나온다. 콜라의 맛은 탄산과 설탕 및 각종 화학 성분을 적절하게 배합해낸 결과다. 이런 이유로 유명 콜라회사는 콜라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고유의 비결이 있고 그 제조방식은 영업기밀로 다루고 있다. 반면 광고는 이런 물리적 속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뿐이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동일한 제품이라도 아는 상표와 모르는 상표일 경우 제품 속성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유명 상표의 제품인지 모를 때는 덜 맛있다고 평가했다가도 상표를 본 뒤 그 제품을 이용했을 때는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광고가 단지 제품의 물리적 속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 속성에 대한 평가를 더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코라콜라가 더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코카콜라 제조법이 다른 무명 제품보다 특별해서라기보다 코카콜라가 광고를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제품의 물리적 속성에 대한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됐다. 하지만 어떤 심리과정을 통해 해당 브랜드의 물리적 속성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무엇을 연구했나?

 

상품의 반응에 대한 심리과정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상품을 보고 반응하는 뇌영상장치로 신경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원인을 찾아내는 데 유용하다. 유명 상표의 콜라가 더 맛있는 이유를 말로 설명하려면 머리에 쉽게 떠오르는 통상적인 설명은 할 수 있으나 실제 맛이 어떤지 느끼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선조체와 안쪽안와전두피질(medial orbital frontal cortex·mOFC) 등 두 곳에 몰려 있는 신경세포들이다. 선조체에 모여 있는 신경세포들은 보상에 관련된 정보처리를 담당한다. 선조체가 활성화됐다는 것은 제시된 상품을 통해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안쪽안와전두피질은 눈의 뒤쪽에 위치한 전두피질이다. 좌우를 기준으로 머리의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해부학적으로 안와전두피질은 선조체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안쪽안와전두피질과 선조체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안쪽안와전두피질은 대상의 가치를 가늠하는 역할을 하는데 안쪽안와전두피질에서 가늠한 가치에 따라 선조체의 활성화 정도가 조절된다. 안쪽안와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제시된 상품의 가치를 가늠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안와전두피질이 활성화됐는데 선조체의 활성화 정도가 미약하다면 제시된 상품의 가치를 폄하하고 이러한 부정적 평가를 통해 제시된 상품을 통한 즐거움을 경감시킨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안와전두피질이 활성화되면서 선조체가 함께 활성화된다면 제시된 상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즐거움을 강화시킨다고 추론할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독일 채리테대와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공동연구팀은 상표가 음료수의 맛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15명의 두뇌영상을 찍으며 실험했다. 참가자들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에 누워 콜라 제조업체의 상표를 순차적으로 보면서 튜브로 공급되는 콜라를 마셨다. 모두 4종류의 콜라를 제시했다. 유명 상표로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제시했다. 무명 상표로는 리버콜라와 티콜라를 제시했다. 리버콜라는 독일산 무명 제품이고 티콜라는 가상의 상표다. 참가자들에게는 식품학자들이 새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이 맛본 콜라는 모두 같은 제품이었다. 코카와 펩시 및 리버콜라를 같은 비율로 혼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맛을 본 콜라에 대해 얼마나 좋았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참가자들은 유명 상표 콜라(코카, 펩시)를 무명 상표의 콜라(리버, )보다 더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사이에는 좋아함의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다. 리버콜라와 티콜라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뇌영상을 분석한 결과도 유명 상표 콜라와 무명 상표 콜라에 대한 반응의 차이로 나타났다. 유명 상표 콜라(코카, 펩시)에 대해서는 보상에 관여하는 부분인 선조체가, 무명 상표의 콜라(리버, )보다 더 많이 활성화됐다. 반면 무명 상표 콜라에서는 가치를 판단하는 데 관여하는 안쪽안와전두피질이 더 활성화됐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대한 뇌의 반응에도 차이가 있었다. 코카콜라를 볼 때 주변환경의 강도(intensity)를 평가하는 데 관여하는 편도체가 더 활성화됐다. 유명 상표 콜라를 보고 보상회로가 반응하는 정도는 개인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콜라를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콜라를 자주 마시는 사람보다 콜라의 상표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유명 상표 콜라를 더 맛있다고 여겼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똑같은 콜라인데도 상표에 따라 콜라에 대한 평가에 차이가 있었다. 유명 상표 콜라를 더 맛있다고 여겼다. 콜라를 맛본 사람들의 선조체가 활성화됐다는 데서 추론할 수 있다. 물리적 속성은 똑같은 음료수인데도 불구하고 맛에 대한 차이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대상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관여하는 안쪽안와전두피질의 기능과 반응에 주목했다. 무명 상표의 콜라를 마실때 안쪽안와전두피질이 활성화됐다는 것은 콜라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맛의 유무) 많이 따져봤다고 추론할 수 있다. 무명 상표인 경우 그 맛이 어떠할지에 대한 안내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반대로 유명 상표인 경우 음료의 맛이 어떠할지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안쪽안와전두피질을 통한 제품평가과정을 생략하도록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포도주의 가격표시가 포도주에 대한 맛의 평가에 영향을 준 연구와는 대조된다. 똑같은 포도주를 제공하면서 한쪽은 높은 가격을 붙여놓고 다른 한쪽은 낮은 가격을 붙여놓았을 때 높은 가격의 포도주를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이때는 비싼 포도주를 맛볼 때 안쪽안와전두피질이 선조체와 함께 활성화됐다. 이는 가격이 비싸다는 정보에 의존해 포도주의 맛을 가늠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가격이 비싸다는 정보는비싸니까, 맛이 있어야겠지라는 기대를 한 반면 유명 상표가 제시되면 이러한 가치판단의 정보처리를 거치지 않고도 곧바로 맛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훌륭한 광고를 통해 형성된 상표의 명성은 물리적 속성 그 자체에 대한 느낌을 좋게 해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대한 반응의 차이다. 기존 연구와 달리 선조체의 반응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편도체의 반응에는 차이가 있었다. 편도체는 주변 환경을 평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주로 적대적인지, 혹은 우호적인지 판단하지만 편도체가 활성화됐다고 반드시 환경이 적대적으로 지각했다고 추론할 수는 없다. 편도체 활성화는 부정과 긍정의 평가에 대한 지표라기보다 환경이 주는 영향의 정도가 얼마나 강한지 여부에 대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긍정적 반응을 나타내는 선조체와 편도체가 함께 활성화됐을 때는 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그 정도가 훨씬 강렬하다고 할 수 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대한 선조체의 반응의 차이는 없었지만 편도체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적어도 독일 사람들에게는) 코카콜라가 주는 좋은 맛이 더 강하다고 느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 연구는 광고를 잘하는 것이 제품을 잘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광고는 사람들이 지각하는 상품의 물리적 속성 그 자체에 대한 평가를 형성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Operations

 

지나친 공급업체 한정은 위험 복수발주와 관리능력 잊지말라

 

Verónica H. Villena, Elena Revilla and Thomas Y. Choi Journal of Operations Management, Vol. 29, No. 6, pp. 561∼576

 

왜 연구했나?

 

그동안 공급사슬관리(supply chain management·SCM)의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 구매업체-공급업체 관계(buyer-supplier relationship·BSR)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양자 간에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오랫동안 많이 축적하는 것이 양자의 성과, 특히 구매업체 성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강조됐다. 도요타와 같은 완성차 업체를 필두로 일본 제조업체들은 높은 수준의 사회적 자본 덕분에 미국 제조업체들에 대해 경쟁우위를 누렸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더불어 다양한 통계적 실증연구를 통해 사회적 자본과 성과 간의 인과관계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그럴까? 사회적 자본에는 항상 밝은 면만 있고, 단점 혹은 어두운 면은 없을까? 이것이 저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구매업체와 공급업체 양자 간의 신뢰를 통한 장기적 거래는 한편으로는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객업체가 해당 공급업체와의 거래관계에만 고착돼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BSR에서는 사회적 자본의 양면성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일반적으로 사회적 자본은 세 가지 차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인지적(cognitive) 관점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은 구매업체와 공급업체 양자 간에 서로 공통의 언어·문화·가치관·목표 등을 구축하는 것과 관련된다. 둘째, 관계적(relational) 관점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은 신뢰·헌신·존중·친밀함과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구조적(structural) 관점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은 구매업체-공급업체 양자 간의 만남 혹은 상호접촉의 빈도·방식·수준 등과 연관된다. 요컨대 구매업체와 공급업체 간에 공통의 목표나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에 대해 신뢰하고 헌신하며, 다양한 층위(직급)에서 다양한 인력들이 접촉 빈도를 높일수록 사회적 자본의 크기와 가치는 증가한다.

 

저자들은 세 가지 차원에서 사회적 자본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구매업체의 전략성과(: 신상품개발·신시장 개척·신기술 개발과 관련된 성과)나 운영성과(: 제조원가·품질·납기와 관련된 성과)가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 스페인에 있는 130여 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회귀분석을 통해 가설들을 검정했다. 만약 저자들의 주장대로 BSR에서 사회적 자본의 양면성이 존재한다면 사회적 자본과 두 가지 성과 간에는 양의 선형관계는 물론 음의 비선형관계도 존재하게 된다.1

 

연구결과

 

첫째, 전략성과와 인지적·관계적·구조적 사회적 자본 간에는 양의 선형관계와 음의 비선형관계가 모두 확인됐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자본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구매업체의 전략성과도 이에 상응해 증가하지만 전략성과가 증가하는 속도(그래프상에서의 기울기)는 사회적 자본의 크기가 커질수록 점차 둔화됐다.

 

둘째, 운영성과에 인지적 차원의 사회적 자본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반면 관계적 차원과 구조적 차원의 사회적 자본은 운영성과에 대해 양의 선형관계와 음의 비선형관계를 모두 나타냈다. 심지어 운영성과는 특정한 한계점(threshold)을 지나면 관계적·구조적 차원의 사회적 자본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는 전략성과와 달리 운영성과는 사회적 자본이 증가할수록 단순히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것을 넘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략성과와 운영성과 모두 사회적 자본과 음의 비선형관계(사회적 자본의 크기가 커질수록 성과 향상이 둔화되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관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들은 사회적 자본이 증가할수록 공급업체의 기회주의적 행동이 증가하거나, 구매업체가 지나치게 공급업체를 신뢰하면서 관련 역량을 상실하거나, 구매업체가 공급업체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고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에서는 구매업체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자본과 구매업체 성과 간의 인과관계의 양면성을 규명했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는 공급업체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구매업체건 공급업체건, 상대방이 자사가 제공한 정보(: 수요예측정보, 매출정보, 생산계획 등)를 이용해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하거나 심지어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무단으로 유출함으로써 손해를 입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들이 비교적 신뢰했던 상대방으로부터 발생한다는 점이다. 또한 오랜 기간 거래를 통해 신뢰에 기반을 둔 서로에게 특화된 자산을 많이 구축하면 더 좋은 대안(: 기술력이 더 우수한 공급업체나 구매규모가 더 큰 구매업체)이 있더라도 선뜻 선택하지 못한다. 이와 같이 사회적 자본이 커질수록 상대방의 기회주의적 행동이 증가하거나 상대방과의 관계에 지나치게 고착화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구매업체 입장에서는 어떤 품목이나 기능을 외주화하더라도 가급적 단독발주가 아니라 복수의 협력사에 발주(multiple sourcing)를 하고 외주 품목이나 기능에 대한 노하우나 지식·기술 및 관리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구매업체건, 공급업체건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별도로 공식적인 안전장치(: 자세하고 엄격한 계약서, 공급업체에 대한 정기 감사)를 설치해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과적으로 모든 맥락, 모든 조건에서 사회적 자본이 구매업체 혹은 공급업체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방안이 있을 때에만 사회적 자본은 지속적으로 성과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중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ojs73@sm.ac.kr

필자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경영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8 9월부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전공 분야는 생산 및 공급사슬 관리이며등의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Political Science

 

대규모 전쟁은 상속세의 가파른 상승에 명분을 준다

 

Based on Kenneth Scheve and David Stasavage, Democracy, War, and Wealth: Evidence from Two Centuries of Inheritance Taxation,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106 No.1 (February 2012), pp.82-102.

 

왜 연구했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감세정책은 개인적 차원에서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재정 적자를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011년 미국 경제수도 뉴욕에서 벌어진월가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는 소득불평등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을 잘 보여줬다. 미국 최고의 투자자이자 거부인 워런 버핏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부자들도 희생을 공유해야 한다며 부자 증세에 찬성했다.2  실제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캘리포니아주는 2012 11월 주민투표를 통해 판매세율 인상과 부자 증세에 성공했다. 프랑스에서는 비록 위헌 판결을 받긴 했지만 올랑드 정부가 2012년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연간 소득 100만 유로 이상인 자에게 2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75% 소득세율을 적용하려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증세정책 기조가 과연 계속될 것인지에 답하기 위해서는 증세정책이 성공적으로 도입되는 데 필요한 정치적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조세정책을 연구해온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증세가 선거민주주의(특히 보통선거)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을 지지한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이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누진율의 급격한 인상은 보통선거가 실시된 20세기 초반에 이뤄졌다. 한편 일부 학자들은 전쟁이 누진율에 더 큰 영향을 줬다는 주장을 했다. 대규모 전쟁을 위한 전시동원 체제는 부자들의 희생(또는 책임) 분담이라는 명분을 강화시켜 증세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을 마련해 줬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상속세 누진율의 정치적 조건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을 실증적으로 검토했다. 부자들의 조세저항이 작은 간접세가 아닌 국가 입장에서도 행정력이 덜 필요하기 때문에 올리기가 상대적으로 쉬운상속세를 선택해 분석했다. 저자들은 1816(또는 독립 이후)부터 2000년까지 19개 국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의 상속세 누진율의 변화를 검토했다. 부자 증세의 정치적 조건을 보기 위해 통계자료는 상속세 전반이 아니라 최고한계세율(top marginal rate)로 한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19개 국가들에서 상속세 누진율이 급격히 변화하는 통계를 찾아낸 저자들은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상속세 누진율의 급속한 증가가 대규모 병력 동원이 필요한 대규모 전쟁 -예를 들어 보불전쟁, 1차 세계, 2차 세계, 한국전쟁- 직후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경향은 상속세뿐만 아니라 소득세의 변동에서도 나타났다. 소득세의 최고한계세율 역시 선거민주주의보다는 대규모 전쟁과 더 큰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경제학자들의 흔한 오해와 달리선거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변수는 상속세 누진율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먼저 상속세 누진율과 대규모 전쟁의 상관관계는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쟁이 종료해 희생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약화되면 누진율이 하향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더라도 선거민주주의 변수는 누진율의 후퇴를 설명하지 못 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다음으로 선거민주주의는 선거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국가에는 적용하기조차 어렵다. 전쟁 변수는 사회적 합의가 정책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권위주의적 국가 사례도 잘 설명할 수 있다.

 

어떤 교훈을 주는가?

 

이 논문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부자 증세 물결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만 해도 징병제로 전환해야 할 정도로 큰 무력분쟁이 벌어지지 않는 한 누진율을 급격하게 올리는 데 필요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9·11 테러 사건 이후 진행돼온테러와의 전쟁은 대규모 전쟁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세율 인상에 충분한 정치적 조건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증세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있더라도 지금의 정치적 여건은 증세보다는 감세에 유리하다는 말이다.이 논문은 상속세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재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속세율을 고수하는 한 대규모 기업집단(재벌)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기업 경영권의 안정적 세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속세제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해왔다.3  그간 경영권 세습이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비합법적 또는 불법적 방법들을 활용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상속세 제도 전반에 대한 재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적기임을 알 수 있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필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금융통화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등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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