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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경관을 이용한 광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안도현,홍진환,임일,이승윤,강형구 | 130호 (2013년 6월 Issue 1)

 

Psychology

 

Based on “Nature imagery in advertising: Attention restoration and memory effects” by Patrick Hartmann & Vanessa Apalolaza (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Advertising, 32(2), pp. 183-210)

 

왜 연구했나?

 

광고로 소비자의 시선을 잡고 내용을 기억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치열하다. 자극적인 그림이나 문구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온라인광고에서는 플래시를 이용해 번쩍거리게 만들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빠르게 넣어 시선을 끌기도 한다. 심지어 역겨운 사진을 이용하는 광고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처럼 강한 자극을 주는 광고는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할지 몰라도 광고 본연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자극적인 내용에 시선을 줄 수는 있어도 광고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정작 광고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때가 생길 수 있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기억저장소인 작업기억에서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작업기억의 용량은 제한돼 있는데 스트레스는 작업기억의 용량을 떨어뜨린다. 스트레스를 주는 광고는 기억에 남기 어렵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광고가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반대로 소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광고는 소비자에게 더 잘 기억될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어떤 내용의 광고가 소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광고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가.

 

무엇을 연구했나?

 

인간의 마음은 신경세포 등의 작용으로 움직인다. 팔과 다리를 오래 쓰면 팔다리에 힘이 풀리듯 마음도 많이 사용하면 힘이 풀린다. 마음의 작용 중에는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지적 노력이 덜 필요한 것이 있는 반면 인지적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도 있다. 인지적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마음의 작용은 쉽게 힘이 풀린다. 이런 현상을 인지자원이 고갈됐다고 한다. 인지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인지부하가 걸렸다고도 한다. 마음의 작용 중 인지자원이 많이 필요한 게주의(attention)’.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이런 것을 한정된 인지자원이라고 한다.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으면 그만큼 인지부하도 크다.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정보는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정보보다 인지부하가 더 많이 걸린다. 스트레스가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경보의 역할을 한다. 광고가 스트레스를 일으키면 소비자는 광고가 제시하는 정보 처리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등에도 인지자원을 할당한다. 따라서 광고를 처리할 인지자원이 부족해져 광고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워진다.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늘 인지부하에 시달린다. 그런데 같은 정보라도 산과 나무 등 자연경관은 인지자원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자연경관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자연경관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설명은 적절한 자연경관은 안식처를 의미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맹수를 피하고 식량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자원을 고갈시키는 스트레스를 줄이니 자연스럽게 정보처리역량이 증가한다. 따라서 자연경관을 이용한 광고는 인지자원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어떻게 연구했나?

 

스페인 바스크대와 아디멘연구소의 공동연구팀은 광고에 삽입된 자연경관에 대한 기억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세 차례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을 3개 집단으로 나눠서 자연경관 사진과 사람 사진, 도시경관 사진의 광고를 보여주고 시선추적기를 이용해 주목도를 측정했다. 48시간 뒤에는 참가자에게 전화를 걸어 어느 집단의 참가자들이 광고에 제시된 제품과 브랜드를 더 잘 기억하는지 조사했다. 제품과 브랜드를 얼마나 잘 회상하고 잘 알아보는지 등을 측정했다. 자연경관에 사용한 사진은 참나무 숲과 해변의 나무, 지중해변, 사바나, 산과 개울, 호수와 숲 등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참가자들은 광고에 자연경관의 사진이 들어갔을 때 도시경관 사진보다 더 주목했다. 시선추적기로 참가자들이 광고의 사진과 광고문구에 얼마나 자주 시선을 돌리는지, 그리고 시선이 얼마나 머무르는지 등을 측정했는데 자연경관 사진을 이용한 광고에 실험 참가자들의 시선이 더 오래 머물렀다. 광고 사진뿐 아니라 광고 문구 역시 실험참가자들의 시선이 더 오래 머물렀다. 48시간 뒤 측정한 기억력 검정에서도 자연경관을 이용한 조건의 참가자들이 제품과 브랜드를 더 잘 회상하고 기억해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광고를 하는 이유는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다. 광고의 근본적인 목적은 광고 자체를 소비자에게 더 많이 노출시키는 게 아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많이 접하면 광고 효과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광고를 많이 봤다고 해서 소비자의 기억에 광고 내용이 남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소비자의 기억을 방해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으로 만든 광고는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광고 본연의 목표인 매출증대에는 기여하기 어렵다. 광고물을 번쩍거리거나 빠르게 움직이게 하고 자극적인 문구나 사진을 이용하면 소비자에게 스트레스를 일으켜서 소비자는 그 광고에 시선을 주겠지만 제대로 기억해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보다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자연경관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자연경관은 직접 보지 않고 사진만 봐도 직접 본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자연경관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든 소비자는 사용할 수 있는 인지자원이 늘어난다. 이것이 자연경관을 이용한 광고가 소비자에게 잘 기억되는 이유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Marketing

 

슈퍼사이즈 정크푸드 싸게샀으니 많이 먹더라

 

Based on “When Value Trumps Health in a Supersized World” by Kelly L. Haws and Karen Page Winterich (Journal of Marketing, 2013 May, vol.77, pp. 48-64)

 

왜 연구했나?

 

영화 관람 시 빼놓을 수 없는 간식거리 팝콘. 작은 컵의 팝콘을 사려고 했으나 500원만 더 내면 두 배 이상 큰 컵의 팝콘을 살 수 있다. 가격 대비 가치를 생각하니 큰 컵의 팝콘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팝콘은 바닥을 드러냈다. 먹을 때는 즐거웠지만 다이어트하려던 계획은 어쩌나….

 

제품의 크기나 용량에 따라 가격이 비례해서 인상되지 않는 것을 비선형(non-linear) 가격 설정이라 하며 대용량 제품일수록 단위당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슈퍼사이즈(super size)1)가격 설정이라고도 한다. 마케터들은 대용량 제품(슈퍼사이즈)의 가격을 낮게 책정해서 구매를 유도하고 소비자들은 단위당 가격을 따져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면서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고 만족하곤 한다.

 

한 번 구매해서 두고두고 쓰는 제품이라면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위의 사례처럼 사서 바로 소비해야 하는 건강식품이라면 슈퍼사이즈는 과연 옳은 선택일까?

 

무엇을 연구했나?

 

텍사스 A&M대의 허스(Haws) 교수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윈터리히(Winterich) 교수는 구매 후 바로 소비하는 식품의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이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소비자들은 구매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나 쇼핑의 즐거움, 건강과 같은 다양한 목표를 추구한다. 슈퍼사이즈 가격은 소비자에게는 가치를, 판매자에게는 수익 증대를 가져다준다. 소비자들에게 경제성이란 같은 돈을 내고 더 많이 받는 것을 의미한다. 덤을 받을 때처럼 쇼핑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패스트푸드를 구매할 때는 경제성도 따지지만 건강도 따진다. 장기적으로는 덜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구매 과정에서경제성건강이라는 구매 목표가 서로 충돌할 때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이 어떻게 구매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또한 건강에 대한 신호가 있을 때의 효과, 건강식품과 건강식품의 비교 등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진은 5가지 실험 설계를 통해 가격 설정 조건에 따른 제품 크기의 선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20g, 40g, 60g 단위의 팝콘을 한 그룹은 각각 25, 40, 50센트에(비선형 슈퍼사이즈 가격설정), 다른 한 그룹은 25, 50, 75센트에 판매(선형 가격 설정)해 가격 조건에 따른 제품 사이즈 선택의 차이를 살펴봤다. 이후 다른 실험에서도 선형 가격 설정과 비선형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을 기본으로 건강에 대한 안내를 받았을 때와 받지 않았을 때, 건강에 대한 안내 포스터 등 무의식적인 신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건강식품과 건강식품(저영양 고칼로리 식품), 소비량의 차이 등에 대한 비교를 통해 가격 설정이 소비자들의 제품 크기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를 통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견했다.

 

(1) 가격 조건에 따른 제품 구매 여부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가격 조건이 제품 크기 선택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슈퍼사이즈 가격 상황에서 대용량 제품의 구매 비중이 선형 가격 상황보다 모든 실험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건강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했다.

 

(2) 슈퍼사이즈 가격 조건에서 건강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은 건강식품의 대용량 제품 구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건강에 대한 교육을 받은 그룹의 대용량 제품 구매 비율은 29%로 교육을 받지 않은 그룹의 대용량 제품 구매 비율 60%와 큰 차이가 있었다. 판매 장소에 건강에 대한 안내 포스터를 붙이기만 해도 대용량 제품 구매비율이 85%에서 62%로 떨어져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3) 제품의 구매량과 소비량은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즉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면 그만큼 먹는 양도 증가했다. 따라서 슈퍼사이즈 가격은 제품 크기 선택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식품의 과다 섭취에도 영향을 미친다.

 

(4)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은 건강식품의 소비 촉진에도 효과가 있었다. 건강식품인 당근 구매 상황에서 선형 가격에서는 28%가 대용량 제품을 구매한 데 비해서 슈퍼사이즈 가격에서는 78%가 대용량 제품을 구매했다.

 

연구 결과로부터의 교훈은?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 시 둘 이상의 구매 목적이 충돌할 경우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다른 목적을 희생하고 이를 정당화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슈퍼사이즈 가격으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면가치 있는 소비를 했으니 많이 먹어도 괜찮아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정크푸드의 과다 섭취와 비만 등의 사회적 비용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은 단순히 경제성에 대한 판단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관심도 줄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뉴욕시가 대용량 탄산음료의 판매금지를 추진했던 것은 일리가 있다.

 

이 연구는가격이라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마케팅 도구를 통해서 소비자들과 사회에 절약이나 건강과 같은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으로 안 살 소비자가 사지는 않는다. 그러나 제품 크기 선택과 소비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마케터뿐 아니라 정책 당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크 푸드의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슈퍼사이즈 가격을 규제한다거나 담뱃갑처럼 건강에 대한 안내를 붙이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반면 무게에 비례해서 가격이 올라가는 과일이나 채소 등의 경우 슈퍼사이즈 가격 설정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1)슈퍼사이즈라는 용어는 1994년부터 맥도널드에서 판매한 특대형 감자튀김과 탄산음료 세트에서 유래했다. 영화슈퍼사이즈 미(Super size me)’에서처럼 비만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용어의 대명사로 자리 잡자 맥도널드는 슈퍼사이즈의 판매를 중지했으며 더 이상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무료 콘텐츠+소셜활동,활성화시키면 수익이 된다

 

Based on “Content or Community? A Digital Business Strategy for Content Providers,” by Gal Oestreicher-Singer and Lior Zalmanson (MIS Quarterly, Vol. 37, No. 2 (June 2013), pp. 591-616)

 

왜 연구했나?

 

음악이나 뉴스와 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웹사이트에서는 콘텐츠 외에도 사용자 간의 교류와 상호작용(예를 들면 게시판에서의 토론, 채팅, 혹은 친구 맺기와 같은 SNS 기능을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을소셜 컴퓨팅(social computing)’이라 부른다. 소셜 컴퓨팅 기능은 보통 핵심적인 서비스라기보다는 부수적인 기능으로 생각돼 왔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소셜 컴퓨팅 기능이 어떻게 유료 서비스 구입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서 소셜 컴퓨팅 기능이 콘텐츠 기반의 비즈니스(콘텐츠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새로운 정보기술이 기업에 소개된 후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기까지 보통 3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얘기한다.

 

1단계는 연결(connection)로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정보기술이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추가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이것을 소셜 컴퓨팅에 적용해 보면 이 단계에서의 소셜 컴퓨팅은 기존 서비스에 추가되는 선택적인 서비스다. 일부 기업은 소셜 컴퓨팅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일종의 위협으로 인식하기도 하고 다른 기업은 이를 무시하기도 한다.

 

2단계는 수용(immersion)이다.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정보기술이 비즈니스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뿐 아니라 비즈니스와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소셜 컴퓨팅에 적용해 보면 이 단계에서는 소셜 컴퓨팅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차별화 요소로 사용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요소이고 소셜 컴퓨팅은 그 다음으로 중요한 부가적인 비즈니스 요소가 된다.

 

3단계는 융합(fusion)으로서 이 단계에서는 정보기술이 단순히 수용돼서 사용되는 데에서 더 나아가 비즈니스의 다른 부문과 완전히 융합된다. 이 단계의 소셜 컴퓨팅은 콘텐츠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콘텐츠와 소셜 컴퓨팅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단계별로 콘텐츠 제공회사로부터 얻는 가치가 다르다. 연결단계에서는 뉴스나 영화, 음악과 같은 기업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주요 가치의 원천이다. 수용단계에서는 콘텐츠뿐 아니라 다른 사용자와의 상호작용(다른 사용자의 평가, 코멘트 등)으로부터도 큰 가치를 얻게 되며 융합단계에서는 콘텐츠를 둘러싼 다른 사용자와의 소셜 경험(다른 사용자와의 지속적이고 누적된 관계)이 주요 가치가 된다.

 

사용자 간 상호작용의 패턴을 살펴보면 연결단계에서는 콘텐츠 제공회사가 사전에 정해 놓은 형태의 피드백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 수용단계에서는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사용자 간에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융합단계에서는 통합된 소셜 컴퓨팅 플랫폼상에서 콘텐츠를 둘러싼 사용자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뿐 아니라 각 사용자가 선정한 콘텐츠를 다른 사용자가 소비하는 큐레이션 형태 등 복잡한 상호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사용자들의 소셜 컴퓨팅 사용에 대한 과거 연구에서는 사용자들을 참여의 정도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다양한 분류기준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분류는 사용자를 방문자(visitor), 초심자(novice), 핵심사용자(regular), 리더(leader)의 네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1. 방문자(visitor)는 주로 소비만 하는 사용자이며 일정한 참여 패턴이 없는 사용자이다.

2. 초보자(novice)는 핵심 사용자로 성장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꾸준히 참여하는 사용자다.

3. 핵심 사용자(regular)는 사이트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많은 참여를 하는 사용자다.

4. 리더(leader)는 다른 사람의 활동과 교류의 방향을 정하고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저자들은 사용자의 사이트 참여 정도가 높아질수록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 더 많은 소비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서 리더의 경우는 해당 사이트에 대한 가장 강한 형태의 관여도를 보이기 때문에 이들은 사이트에 일종의 의무감을 가지게 되고, 따라서 사이트의 유료 서비스를 구입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사용자의 참여 정도와 유료서비스 구매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저자들은 주요 온라인 음악방송 사이트 중 하나인 Last.fm에서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했다. 이 사이트의 주 서비스는 스트리밍 음악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사용자가 블로그와 비슷한 각자의 개인 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 거기에 글을 올리거나, 다른 사용자의 페이지와 연결하고, 멤버를 초대해서 소그룹을 만들거나, 한 그룹의 리더가 되는 등의 소셜 기능을 제공한다. Last.fm은 기본 멤버십은 무료로 제공하지만 부가기능이 있는 프리미엄 멤버십은 유료로 제공하는 소위 freemium 형태의 사이트다. 저자들은 이 사이트의 3개월간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자료분석 결과 사용자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뚜렷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소그룹을 만드는지 여부, 소그룹의 리더로서 활동하는지 여부, 자신의 글을 올리는 정도 등이다. , 참여가 많은 사용자일수록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자신이 리더로 활동하는 소그룹의 수가 많을수록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한 가지 흥미 있는 결과는 콘텐츠 소비가 많을수록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그룹의 리더가 되거나 글을 올리는 등의 소셜 활동이 프리미엄 서비스 구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강하지만 콘텐츠 소비량과 프리미엄 서비스 구입과의 상관 관계는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가 사이트에서 친구로 맺은 사람 중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한 사람이 많은 경우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어떤 사람이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에는 그 사람의 소셜 관계(친구, 친지)가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최초 가입 후 프리미엄 멤버가 되기까지는 평균 652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용자는 그 사이트에 대해서 아주 잘 알게 된 후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소셜 컴퓨팅을 활발히 사용하는 사용자일수록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입하기까지의 기간이 짧았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량은 가입 후 200일에 최고에 달하고 그 후에 점차 감소하다가 안정적으로 되지만 소셜 활동은 가입 후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것은 사이트에 처음 가입한 사람은 콘텐츠 소비가 주 목적이지만 가입한 지 오래된 사용자일수록 다른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주 목적이라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콘텐츠 산업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돼온 수익모델에 대해서 좀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콘텐츠 제공회사의 주요 수익 원천으로는 광고와 개별 콘텐츠 판매, 그리고 정액 사용료 등이었다. 이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콘텐츠 사이트에서 콘텐츠나 기본 소셜활동 등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용자 사이의 상호작용(소셜 활동)을 활성화시키면 콘텐츠 자체의 판매에서 소셜 경험의 판매로 수익 원천이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사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감소하는 반면 소셜 활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한다. 따라서 콘텐츠 자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소셜 컴퓨팅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유망하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이 경우 소셜 컴퓨팅 기능으로 1) 사용자 간의 직접적인 메시지 교환과 게시판 등의 댓글 등은 물론 2) 사용자가 블로그 형태의 글을 올리거나 친구를 맺고 소그룹을 만드는 등의 일반적인 소셜 기능과 3) 사용자별로 콘텐츠를 재구성하는 큐레이션처럼 콘텐츠와 소셜 활동이 결합된 기능 등 다양한 형태를 제공해서 사용자가 다양한 형태의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Human Resources

 

직장의 느낌 가정으로 연결되고 함께 충실할 때 삶이 풍요로워진다

 

Based on “The Spillover of Daily Job Satisfaction onto Employees’ Family Lives: The Facilitating Role of Work-Family Integration” by Ilies, R., Wilson, K. S. & Wagner, D. T.(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09, vol. 52: 87-102)

 

왜 연구했나?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재택근무가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재택근무에서는 업무와 업무 외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직장-가정 이전효과(work-family spillover)’. 직장-가정 이전효과는 직장과 가정의 상호 영향으로 두 영역이 비슷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직장의 업무와 관련된 기분과 태도가 퇴근 뒤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반대로 가정의 분위기가 직장의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퇴근한 후 가정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만족감과 안정감 등을 느낄 때 직장에서 느낀 스트레스를 풀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는 다음 날 직장에서 신체와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만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퇴근 뒤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장기적으로 감정이 상하고 정신과 신체적인 소진까지 초래할 수 있다. 업무와 업무 외 시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직장과 가정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직장인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은 직장과 가정의 이전효과를 더 촉진시켜서 직장에서 받은 기분과 태도가 퇴근 후 가정에서 느끼는 기분과 태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장-가정 이전효과와 이를 촉진시키는 요인에 대한 분석은 이론과 실무적인 관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무엇을 연구했나?

 

이번 연구는 직장에서 경험하는 직무에 대한 만족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연구팀은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가 높은 날은 퇴근 후 가정에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이 높게 나타나고 부정적인 감정은 낮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는 가정에서 결혼 생활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원들은 퇴근 후 가정에서 그날 직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직장에서 있었던 긍정적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긍정적인 정서를 공유하게 돼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직장-가정 역할통합(work-family role integration)’의 개념을 소개하고 직무 만족도가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직장-가정의 역할통합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가 낮은 직장인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고 분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유형의 직장인은 직장에서 직무에 대해 만족하지 않더라도 직장에서 느낀 부정적인 정서가 가정에서 느끼는 본인의 정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가 높은 직장인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가족 휴가기간에도 회사의 e메일을 꾸준히 검색하는 행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같은 유형의 직장인은 퇴근한 뒤 집에서 배우자나 가족과 직장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에 따라 가정의 분위기와 결혼생활 만족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다음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설문으로 조사했다. 직장에서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는 직장인은 퇴근한 뒤 가정에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가? 직장에서 낮은 직무 만족도를 보인 직장인은 퇴근한 뒤 가정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것인가? 직무 만족도가 높은 직장인은 가정에서 결혼생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날 것인가? 직장인이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분리하거나 통합하는 정도에 따라 이 관계들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대학 연구팀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배우자 101명을 대상으로 3단계에 걸쳐 설문을 진행했다. 직원들의 직종은 행정직과 관리직, 기술직 등이었다. 응답한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42.7, 평균 근속년수는 12.7년이었다. 1단계에서 직원들은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성향에 대해 응답했다. 직원들의 전반적인 직무 만족도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응답했다. 배우자들은 전반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도 응답했다. 1단계 조사 종료 1주일 뒤 2단계 조사가 진행됐다. 금요일 매일 오전 직원들은 직장에서 느끼는 긍정적/부정적 정서에 대해 응답했고, 오후에는 긍정적/부정적 정서와 함께 직무 만족도에 대해 응답했다. 퇴근한 뒤 저녁에는 해당 일의 결혼생활 만족도에 대해 응답했다.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2단계에서는 오후7∼9시에 전화인터뷰를 통해 해당 일의 배우자(직원)의 긍정적/부정적 정서 상태에 대해 물어봤다. 2단계 조사를 마친 뒤 돌아오는 월요일에 3단계 조사를 실시했다.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에 대해 온라인 설문에 응답하도록 했다.

 

무엇을 발견했고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팀은 크게 두 가지의 결과를 도출했다. 첫째, 직장에서 직무만족은 퇴근 후 직원의 기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직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돼 배우자 및 가족들에게도 본인의 기분 상태를 표출했다. 직원은 직장에서 일어났던 긍정적/부정적 일을 퇴근 후 가족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직장에서 느낀 정서가 배우자 및 가족들에게 전염되기도 했다. (감정의 전이 및 전염효과: emotional contagion). 이때 배우자와 가족들이 직원에게 심리적인 지지와 신뢰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면 해당 직원이 직장에서 경험했던 직무 불만족과 부정적인 정서가 상당 수준 치유되고 완화될 것이다. 직무 만족도가 퇴근 후 가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인 정서와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는 경영인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직원들의 기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은 가급적 퇴근 시간이 가까울 때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대신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일을 퇴근 시간 가까이에 배치해서 직원들이 퇴근 후 가정에서 긍정적인 정서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또 기업과 일선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직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직무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현 직무가 직원의 성장과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장기적인 경력개발 및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예상대로 직원의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에 따라 직장-가정 이전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직원이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가 높을 때 가정에서 느끼는 긍정적 정서 수준이 높아졌다. 직장에서 느끼는 직무 만족도가 낮을 때는 가정에서 느끼는 부정적 정서가 강해졌다. 반면 직원이 직장과 가정에서 본인의 역할을 구분하고 분리할수록 직무 만족도가 가정의 정서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재택근무 등 유연 근무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기업은 이 같은 제도가 직원의 태도와 복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직원이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이를 막기 위해 기업은 직원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분리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가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보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직장-가정 상승효과(work-family enhancement)를 들 수 있다. 직장에서 받은 긍정적인 기분이 가정으로 이어지고 가정에서 받은 긍정적인 기분과 태도가 직장으로 이어지는 직장-가정 상승효과는 직장인이 가정과 일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보다 더 충실하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은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할 때 삶이 풍요로워지고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직장과 가정이라는 두 영역이 점차 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과 가정 각각에서 찾을 수 있는 장점과 긍정적인 측면이 서로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이승윤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syrhee@hongik.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조직행태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태론 분과에서 수여하는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업원의 감정 및 정체성, 사회적 네트워크, 팀 에너지 및 에너자이저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너자이저(2013)>가 있다.

 

Finance&Accounting

 

창조경제의 키워드는 인내,개선을 반복하는 꾸준함도 중요하다

 

Based on “Motivating Innovation”, Manso. G, Journal of Finance 66: 1823-1860, 2011.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콤하리라” - 아리스토텔레스

 

MIT 경영대학원의 만소(Manso) 교수는 어떻게 하면 혁신적인 조직을 디자인할 수 있을지, 특히 혁신을 이루려면 인사, 조직, 고용 등에 어떤 형태의 계약을 사용해야 하는지 연구했다. 만소는 혁신의 달성이 피드백 및 인내와 밀접하다는 점을 간단한 수학적 모형과 논리로 증명했다.

 

연구방법

 

저자가 사용한 방법은 메커니즘 디자인이다. 이는 게임이론의 한 분야로 갑-을 관계로 이해하면 쉽다. 갑과 을은 모두 자신들의 효용만 극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갑은 계약을 디자인해서 을에게 제시한다. 갑은 계약을 통해 을의 목표가 자신의 것과 최대한 일치하게 하려고 한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갑이 을에게 어떤 계약을 제공해서 을이 혁신을 추구하거나 또는 단순 개선 및 활용을 추구하는지 연구했다.

 

연구결과

 

만소에 의하면 혁신을 장려하는 제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초기 실패에 관대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강조한다. 둘째, 장기간에 걸친 계약과 고용 안정을 보장한다. 셋째,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을 장려한다.

 

이 같은 특징을 지니는 구체적 계약의 예로 효력 발생 기간이 긴 주식매입선택권(stock option with long vesting period), 주식매입선택권의 행사가격 조정(option pricing), 임기가 종료되지 않은 경영자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행위(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주주들의 위협에서 경영자를 보호하는 장치(경영자 참호·managerial entrenchment) 등이 있다. 채권자보다 채무자에게 더 호의적인 파산법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결과에 대한 직관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접근 방법에 대한 탐색(exploration)이 필요하다. 언뜻 보면 낭비 같거나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관행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 따라서 혁신을 추구하다 보면 실패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결국 실패에 참을성을 가지고 장기적 성과 위주로 보상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혁신이 유도된다.단순한 성과 위주 계약이 아니라 해당 성과에 어떻게 도달하는지 및 관련 과정을 함께 중요하게 평가하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동일한 현재 가치를 내더라도 초기에 성공하고 후기에 실패하는 직원보다는 초기에 실패하더라도 후기에 성공하는 직원에게 더 크게 보상하는 것이 합당할 수 있다. 효력발생 기간이 긴 주식매입선택권, 행사가격 조정, 황금낙하산, 경영자 참호, 채무자 중심 파산법 등은 모두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과를 강조하고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중시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모든 조직과 사람들에게 이 같은 혁신형 계약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혁신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지식과 관행에 대한 탐색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조직 내 모든 사람들이 탐색과 혁신에 대한 역량을 가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어느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위한 탐색뿐 아니라 기존 지식과 관행의 개선을 반복하는 활용행위(exploitation) 또한 중요하다. 혁신을 위한 탐색과 개선을 위한 활용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활용을 위한 계약은 탐색을 위한 계약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활용을 위해서는 성과 중심주의적 보상과 꾸준한 감시 등 전통적인 형태의 계약이 더 유용하다.

 

결론 및 시사점

 

슘페터(Schumpeter)에 의하면 혁신은 기존 자원을 새로운 방법으로 결합하는 실험을 통해 발생한다. 애로(Arrow)는 혁신이란 새로운 지식과 관행의 생산이라고 정의했다. 혁신은 많은 실패를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논문의 결론은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직관인 고진감래(苦盡甘來)와도 통한다. 즉 혁신이라는 달콤한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한편 기업은 혁신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활용과 개선도 중요하다. 따라서 혁신형 계약과 유인 구조가 어떤 직원이나 부서에 필요하고 성과 위주 계약은 어떤 직원이나 팀에 필요한지 잘 판단해야 한다. 아울러 인내가 악용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인내와 장기 성과를 빙자해 근무에 태만하고 조직 문화를 저해하는 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과 계약이 잘 갖춰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파산법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채무자 희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한 채무자에 대해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해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혁신형 기업과 활용형 기업을 사전에 분리해 파산과 회생 중 적절한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hyoungkang@gmail.com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금융 혁신,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 안도현 |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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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진환 | -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 <코에볼루션> 저자
    jinhong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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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 임일 |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il.lim@you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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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rhee@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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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하버드대 Edmond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
    -공군장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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