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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경관을 이용한 광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안도현,홍진환,임일,이승윤,강형구 | 130호 (2013년 6월 Issue 1)

 

Psychology

 

Based on “Nature imagery in advertising: Attention restoration and memory effects” by Patrick Hartmann & Vanessa Apalolaza (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Advertising, 32(2), pp. 183-210)

 

왜 연구했나?

 

광고로 소비자의 시선을 잡고 내용을 기억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치열하다. 자극적인 그림이나 문구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온라인광고에서는 플래시를 이용해 번쩍거리게 만들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빠르게 넣어 시선을 끌기도 한다. 심지어 역겨운 사진을 이용하는 광고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처럼 강한 자극을 주는 광고는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할지 몰라도 광고 본연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자극적인 내용에 시선을 줄 수는 있어도 광고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정작 광고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때가 생길 수 있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기억저장소인 작업기억에서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작업기억의 용량은 제한돼 있는데 스트레스는 작업기억의 용량을 떨어뜨린다. 스트레스를 주는 광고는 기억에 남기 어렵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광고가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반대로 소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광고는 소비자에게 더 잘 기억될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어떤 내용의 광고가 소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광고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가.

 

무엇을 연구했나?

 

인간의 마음은 신경세포 등의 작용으로 움직인다. 팔과 다리를 오래 쓰면 팔다리에 힘이 풀리듯 마음도 많이 사용하면 힘이 풀린다. 마음의 작용 중에는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지적 노력이 덜 필요한 것이 있는 반면 인지적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도 있다. 인지적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마음의 작용은 쉽게 힘이 풀린다. 이런 현상을 인지자원이 고갈됐다고 한다. 인지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인지부하가 걸렸다고도 한다. 마음의 작용 중 인지자원이 많이 필요한 게주의(attention)’.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이런 것을 한정된 인지자원이라고 한다.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으면 그만큼 인지부하도 크다.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정보는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정보보다 인지부하가 더 많이 걸린다. 스트레스가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경보의 역할을 한다. 광고가 스트레스를 일으키면 소비자는 광고가 제시하는 정보 처리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등에도 인지자원을 할당한다. 따라서 광고를 처리할 인지자원이 부족해져 광고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워진다.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늘 인지부하에 시달린다. 그런데 같은 정보라도 산과 나무 등 자연경관은 인지자원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자연경관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자연경관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설명은 적절한 자연경관은 안식처를 의미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맹수를 피하고 식량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자원을 고갈시키는 스트레스를 줄이니 자연스럽게 정보처리역량이 증가한다. 따라서 자연경관을 이용한 광고는 인지자원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어떻게 연구했나?

 

스페인 바스크대와 아디멘연구소의 공동연구팀은 광고에 삽입된 자연경관에 대한 기억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세 차례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을 3개 집단으로 나눠서 자연경관 사진과 사람 사진, 도시경관 사진의 광고를 보여주고 시선추적기를 이용해 주목도를 측정했다. 48시간 뒤에는 참가자에게 전화를 걸어 어느 집단의 참가자들이 광고에 제시된 제품과 브랜드를 더 잘 기억하는지 조사했다. 제품과 브랜드를 얼마나 잘 회상하고 잘 알아보는지 등을 측정했다. 자연경관에 사용한 사진은 참나무 숲과 해변의 나무, 지중해변, 사바나, 산과 개울, 호수와 숲 등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참가자들은 광고에 자연경관의 사진이 들어갔을 때 도시경관 사진보다 더 주목했다. 시선추적기로 참가자들이 광고의 사진과 광고문구에 얼마나 자주 시선을 돌리는지, 그리고 시선이 얼마나 머무르는지 등을 측정했는데 자연경관 사진을 이용한 광고에 실험 참가자들의 시선이 더 오래 머물렀다. 광고 사진뿐 아니라 광고 문구 역시 실험참가자들의 시선이 더 오래 머물렀다. 48시간 뒤 측정한 기억력 검정에서도 자연경관을 이용한 조건의 참가자들이 제품과 브랜드를 더 잘 회상하고 기억해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광고를 하는 이유는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다. 광고의 근본적인 목적은 광고 자체를 소비자에게 더 많이 노출시키는 게 아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많이 접하면 광고 효과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광고를 많이 봤다고 해서 소비자의 기억에 광고 내용이 남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소비자의 기억을 방해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으로 만든 광고는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광고 본연의 목표인 매출증대에는 기여하기 어렵다. 광고물을 번쩍거리거나 빠르게 움직이게 하고 자극적인 문구나 사진을 이용하면 소비자에게 스트레스를 일으켜서 소비자는 그 광고에 시선을 주겠지만 제대로 기억해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보다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자연경관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자연경관은 직접 보지 않고 사진만 봐도 직접 본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자연경관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든 소비자는 사용할 수 있는 인지자원이 늘어난다. 이것이 자연경관을 이용한 광고가 소비자에게 잘 기억되는 이유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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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현dohyun@SocialBrain.kr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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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진환jinhongs@naver.com

    -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 <코에볼루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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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일il.lim@younsei.ac.kr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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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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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한국재무관리학회장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과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를 지냈다. 주 연구 분야는 혁신/기술금융과 기계학습(계량경제학), 금융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빅데이터 기반 행동 재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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