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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사장은 시장확대, 고용사장은 위기타개! 外

류주한 | 116호 (2012년 11월 Issue 1)

 

 

창업사장은 시장확대,

고용사장은 위기타개!

 

The different effects of agent and founder CEOs on the firm’s market expansion”, by David Souder, Zeki Simsek and Scott G. Johnso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2, 33, pp.23-41.

  

왜 연구했나

사장(CEO)은 분명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사장의 전략적 성향과 배경, 인맥, 지식, 기술과 관리역량은 재임기간 동안에 지속적으로 성장 변화하면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재임기간 동안 축적한 경험과 지식은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나름의 방식을 형성하게 된다. 학자들은 CEO의 특성이 기업 활동과 이를 둘러 싼 외부환경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 Souder, Simsek, 그리고 Johnson은 사장의 특성, 특히 창업자 사장(founder CEO)과 고용 사장(agent CEO)이 기업을 확장(market expansion)시키는 활동과 시장의 불확실성(market uncertainty)에 대응하는 활동에 대해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가를 연구했다. 창업자 사장과 고용 사장은 근본적으로 진취성(initiative), 위기관리 능력, 전략수립 및 추진 스타일에서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들을 자극시키는 동기적 요소와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편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장이 채용되는가에 따라 기업의 확장과 불확실성 대응 역시 판이하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저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는 창업자 사장과 고용 사장의 전략적 행위와 실행의 차이는 무엇보다 임기보장 여부와 태생적 차이점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자 사장은 기업을 실제로 창립하고 소유한 인물로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 설립자 중심의 기업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소유와 통제구조가 매우 간결하게 구성돼 특정 전략적 사안을 빠르게 주도하며 추진할 수 있는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있다. 설립자 사장 스스로가 그 기업의 문화와 업무처리방식을 자신의 의지대로 형성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업의 하부조직과의 관계를 원활히 유지하거나 관리해 나가는 데에는 많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고용 사장은 지위의 지속적 보장이 불투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의사결정을 주도적 또는 주관적으로 리드하기보다 내부의 많은 의사결정체계를 통해 수렴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창업자 사장과 다르게 오랫동안 그 회사의 일원이 아니었으므로 기업의 습성과 문화에 적응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조직의 상부에서 하부에 이르는 행정관리체계를 학습하는 능력,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력 장악, 기업 전반에 걸친 운영관리적 전문성에는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창업자 사장과 고용 사장은 시장 확장 전략과 시장의 불확실성 대응에 어떠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시장 확장에 있어 Souder 외 두 학자들은 창업자 사장의 경우 재임초기부터 주도적이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임기가 보장돼 있고 조직에 대한 학습필요성이 크지 않으며 의사결정이 이사회의 영향력에 있지 않다. 자신의 전략적 판단과 행동에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 그러나 임기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초창기에 보였던 의욕과 추진력은 점차 활력을 잃게 된다. 행정력과 조직 장악의 한계를 보이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리인 탐색 및 고용에 치중하게 되고 이는 시장확장 속도를 둔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임기 후반부에 가서는 시장 확장에 대한 열의보다는 이를 계승할 수 있는 후계자 모색에 관심을 쏟으면서 시장의 확장전략 자체가 쇠퇴기를 맡게 된다.

 

이에 반해, 고용 사장의 경우 임기 초반기에는 업무파악, 이사회의 견제, 안정된 지위 확보 등으로 공격적으로 확장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존의 현상 유지에 더 초점을 두게 된다. 따라서 임기 초반에는 시장 확대 전략에 적극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임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지위확보에 대한 자신감, 경험과 지식 축적, 대내외적 인맥형성 및 인적자본 취득으로 시장 확장 전략은 탄력을 받게 된다. 합리적 수준에서의 위험감행(risk-taking)을 시도한다. 그러나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업무나태나 몰입의 저하로 인해 시장 확장 역시 그 동력을 잃게 된다고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같이 창업자 사장과 고용 사장 간 시장 확장에 대한 상이한 접근양상이 주로 임기보장 여부와 태생적 한계에 기인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부딪히게 되는 시장의 불확실성은 이들의 대응방식을 좀 더 역동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창업자 사장의 경우 불확실성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의 부재로 리스크를 공유할 경영진의 영입에 공을 들이는 반면 고용 사장은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내부시스템과 관리능력을 갖추고 있어 창업자 사장에 비해 비교적 원활히 타개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시장 확장 과정 중에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경우 두 종류의 사장 모두 활동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나 창업자 사장에게서 그 정도가 더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는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의 173 Cable TV 회사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기업들 중 53%는 창업자 사장, 47%는 고용 사장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으며 이들이 1972년부터 1996년까지 연구와 관련되는 2653개의 시장 확장 사례를 관찰한 후 분석했다. 사장의 기본적 특성, 시장의 불확실성, 재임기간, 설립자 vs. 고용자 여부 등을 독립변수로, 시장 확장 정도를 종속변수로 사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결과 사장의 임기보장 여부는 특히 임기 초반부에 시장 확장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지배력을 가진 창업자 사장의 적극성이 임기 초반부에 나타는 것도 임기 보장 여부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이 올 경우 창업자 사장과 고용 사장 모두 시장 확장 의지가 위축되나 고용 사장의 경우 비교적 그 정도가 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저자들의 주장과 같이 고용 사장이 창업자 사장에 비해 임기 초반부터 지배력, 신뢰, 전문성 함양의 노력을 통해 사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시장의 불확실상황을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이니셔티브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저자들은 논문을 결론지으며 결국 불확실한 시장상황하에서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는 데 있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사장을 고집하기보다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장의 역할과 형태에도 변화를 줘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 특정 형태의 사장을 옹호하거나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사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예를 들면, 변화의 초반기에 빠른 시장 확대가 요구될 경우에 설립자 사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추구하며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고 점차 주변 환경이 경쟁자와 소비자의 거센 요구로 점철될 시기에 진입하게 되면 고용 사장 체제로 전환해 조직의 통합과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두루 섭렵해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BOP 시장 여는 4A 프레임워크

 

Based on “Bottom of the pyramid as a source of breakthrough innovations” by C. K. Prahalad. Journal of Product Innovation Management (2012) Vol. 29, issue 4, pp. 6-12.

 

 

왜 연구했나

인도의 자동차 기업 타타의 2000달러짜리 자동차 나노(Nano), 50달러에 백내장 수술을 지원하는 인도의 아라빈드 아이케어 시스템(Aravind Eye Care System), 분당 10센트의 요금으로도 인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로 성장한 바티에어텔(Bharti Airtel)과 같이 최근 BOP(Bottom of Pyramid)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BOP 시장은 하루 2달러 이내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최하위 소득 계층으로 전 세계적으로 40억 명이 이에 해당하며 시장 규모로는 2007 PPP(Purchasing Power Parity·구매력 평가) 기준 약 5조 달러에1 달한다. 저자는 현재 BOP 시장의 제품·서비스 공급이 지역 독점 기업, 중개상 등을 중심으로 제한된 영역(Sector)에서 비조직적·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BOP 시장 및 혁신 과정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통해 향후 다양한 영역에서 제품·서비스 공략이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BP인도(BP India)의 바이오매스(biomass) 스토브 개발 사례 연구를 통해 BOP 시장 공략이 기존의 선진국·성숙 시장 공략 및 혁신과는 차원이 다른 급진적(Radical)이며 근본적인(Fundamental) 혁신의 원천이자 동인임을 설명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는 인도의 시골지역 거주 여성을 위한 20달러 이하 바이오매스 스토브 및 연료펠릿(Pellet) 개발 프로젝트의 리더로서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BOP 시장에서의 제품·서비스 개발 접근법과 비즈니스 전개의 초점 및 과정을 밝히고 비즈니스 생태계(Business Ecosystem) 구축의 중요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특히 비즈니스 시스템의 관점에서 BOP의 혁신을 바라봄으로써 혁신의 원천 및 창출 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해 볼 필요성을 제시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2004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약 2년에 걸쳐 BP인도와 함께 20달러 이하 바이오매스 스토브 및 연료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제품 콘셉트 및 사양 개발,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등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을 수행했다. 먼저 제품 콘셉트 및 사양 개발의 경우 인도의 요리와 조리 습관이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제품 및 솔루션 개발 시 개인화 기능(Capacity for Personalization Built-in)이 중요함을 감안, 인도 전역의 가정집을 방문해 나뭇가지, 관목, 지푸라기 등 바이오매스 수집에서부터 조리 완료에 이르는 전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몰입(Immersion)했다. 이후 비디오 자료에 대한 내용 분석 및 클러스터링을 통해 소비자의 삶과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면밀히 관찰하고 제품 디자인, 사양 결정 등 제품 개발의 통찰력(Insight)을 획득코자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는 BOP 시장에 접근할 때 동질적이고 비차별적인 접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저소득 계층이라 하더라도 지역, 언어, 문화, 문맹률, 생활 습관 및 니즈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A(Awareness, Access, Affordable, Availability)’ 기준에 따라 BOP 시장 내 인구를 초세분화(micro-)된 소비자·생산자·투자가·혁신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먼저 인지(Awareness)는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는 정도를 뜻한다. BOP 시장의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광고 매체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중매체 활용이 어려운 지역(Media Dark)에 대한 효과적인 진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접근(Access)의 경우 원격지(Remote Location)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제품과 서비스를 조달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부담 가능성(Affordable)은 획기적인 비용 감소를 통해 BOP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의고품질·저가격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유용성(Availability)은 원격지의 물류와 유통 인프라 부족을 극복해 제품과 서비스를 원활히 공급함으로써 소비자 신뢰 확보와 충성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4A 프레임워크를 통해 저자와 프로젝트팀은 제품 개발 시 충족해야할 제약 조건(Constraint) 및 제품 사양을 나타내는 ‘Innovation Sandbox’2 <1>과 같이 도출했다.

 

프로젝트팀은 Innovation Sandbox에 기반, 지속적인 학습 및 개선 활동을 통해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처음에는 바이오매스뿐 아니라 LP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시도했지만 외국기업에는 LPG 공급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 바이오매스 전용(Stand-alone biomass) 스토브 개발로 전환했다. 한편 연소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매스를 잘게 부수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를 소비자가 직접 하기에는 어려울 뿐 아니라 일정한 연소 품질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음을 파악하고 바이오매스 펠릿(Pellet·알갱이)을 직접 만들어서 스토브와 함께 팔기로 결정했다. 펠릿은 1, 5㎏ 규격으로 각 지역별 BP 대리점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제품 기능 관점에서는 전동식 팬을 설치, 소비자가 직접 불꽃을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이를 통해 LPG 겸용 제품과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매스 펠릿을 주입하는 관에 스테인리스 스틸 코팅 처리를 함으로써 내열성을 높이고 청소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 외장 설계에서도 심미적인 요소를 반영해 24개월 동안의 개발 기간을 거치며 <그림1>처럼 디자인도 진화했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팀은 기업 단독으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제품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움을 인식하고 2년여에 걸쳐 제품 개발과 공급, 유통 관련 기술과 지식을 공급할 수 있는 파트너로 구성된 비즈니스 생태계(Ecosystem)를 조직했다. 먼저 인도 IIS(Indian Institute of Science)와 펠릿 및 팬 제조 기술, 연소 시스템 기술 공동 개발을 통해 연료 효율성 개선을 꾀했다. 또한 NGO와 연계해조티아마(JyotiAmma)’라 불리는 지역 토착 아줌마 기업가(Entrepreneur)를 발굴, 이들로 하여금 스토브 잠재 구매자에 대한 판촉 및 제품과 펠릿 연료 재고 관리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물류·유통 시스템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 이들은 특히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인지(Awareness)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제품 생산은 OEM 생산방식을 취해 스토브 생산 경험이 있는 제3자 업체에 맡겼다. 이때 해당 업체가 생산 설비 투자를 부담하는 대신 BP가 기술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생태계는 바이오매스 스토브 제품 및 공정 혁신의 성공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으며 BOP 시장에서 수용 가능하면서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가격과 비용을 달성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당 제품은 2009년 초에 인도 전역에서 40만 대 이상 팔렸으며 연소 효율성은 물론 CO2, 부유물질, 연기 배출 등을 저감함으로써 사용 소비자의 건강 개선 등을 모두 달성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를 통해 우리는 지역, 언어, 문화, 문맹률, 생활 습관 등에 따라 BOP 시장이 매우 이질적임을 이해하고 BOP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보편적인 BOP 솔루션(Universal BOP Solution) 도출보다는 BOP 시장 내 특정 타깃에 특화한 제품 개발이 중요함을 확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시도한 바와 같이 개인화 기능 부여를 고려한 제품 설계, 소비자의 라이프·노동(가사) 스타일 몰입을 위한 시도(비디오 촬영 및 분석)를 통해 제품 개발 통찰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4A(Awareness, Access, Affordable, Availability)’ 프레임워크를 통해 BOP 시장 접근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BOP 시장은 특정 기업 단독으로는 성공적인 공략이 어렵고 제품 중심의 혁신 시도보다는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같은 시스템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BOP 비즈니스가 고정자산·운전자본과 같은 자본 요구가 다양한 파트너 전반에 넓게 분산돼 있고 공급자, 연구기관 등 파트너별로 기능이 특화(Specialization)돼 있어 작업 흐름(Work Flow)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며 극한의 원가 절감(Lean Management)을 통한 매출 총이익(Gross Margin)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뿐 아니라 NGO와 같은 비영리 시민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물류·유통상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여타 비즈니스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BOP 시장에서의 혁신은 기존의 혁신 경로·패턴과는 다른 급진적(Radical)이자 근본적인(Fundamental) 신제품 개발 활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기존에 설치된 인프라·디바이스와 같은 과거 혁신의 유산(Legacy)이 없기 때문에 신제품 수용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BOP 시장을 공략하기에 앞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GE 헬스케어의 간이 심전도계처럼 BOP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제품이 선진국 시장(Established Market)에 재출시되는 사례는 BOP 시장에서의 거대 글로벌 기업의 돌파형 혁신(Breakthrough Innovation)이 타 글로벌 마켓에서 레버리지(Leverage) 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특히 2020년경에는 신흥국 시장에서도 소득 증가에 따른 중산층(Middle Class) 확대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BOP 시장은 미래 중산층 확대와 같은 시장의 구조적 변화(Systematic Structural Change)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초기 지표로 인식할 수 있다. 이는 BOP 시장 공략이 향후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BOP 시장으로의 진출과 혁신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경쟁에 있어 주요 어젠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성 KAIST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jooslee@kaist.ac.kr

필자는 미국 일리노이대(UIUC)에서 공학사, MIT에서 기술정책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도쿄대 경제공학연구센터 연구원, 엔트루(Entrue)컨설팅 파터너스 선임 컨설턴트 등을 역임했다. 주 연구 분야는 개방형 연구개발 전략, 친환경 기술혁신, 하이테크 산업정책 등이다. 저서로 <기술경영전략 Plus> <미래경제와 사회적 기업> 등이 있다.

 

 

 

전문가는 큰 물에서 초보자는 작은 물에서

 

Based on “Competition among virtual communities and user valuation: The case of investing-related communities” by Bin Gu, Prabhudev Konana, Balaji Rajagopalan, and Hsuan-Wei Michelle Chen,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18. No 1., 2007)

 

 

왜 연구했나

최근 SNS의 활성화와 더불어서 기업에서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홍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SNS로 인해서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virtual community). 인터넷 사용자들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정보도 얻는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다. 한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와 같이 관심사가 다양한 경우도 있고 패션이나 증권, 특정 연예인 팬클럽과 같이 관심사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SNS와 결합되면 그 시너지 효과로 인해서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지는 모습을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규모가 클수록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커진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격에 따라서 규모가 커지면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도 있으며 이런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 논문은 비록 SNS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전에 연구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치에 중요한 요인이 무엇인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만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결합을 통해 마케팅이든 홍보든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기업이 있다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논문이다.

 

 

무엇을 연구했나

온라인 커뮤니티는 Skype CEO Niklas Zennstrom이 말했듯이 일반적인 조직과 다르게 마치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기업이 통제력을 행사하기가 어렵다. 이 연구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질문은 아래의 두 가지다.

 

1)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가?

 

2)서로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치를 창조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르고, 특성이 다른 사용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이는가?

 

이를 위해 온라인 투자 관련 커뮤니티(Virtual investment-related communities·VIC)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많은 VIC는 야후나 구글과 같은 포털 사이트의 증권 페이지에 마련된 커뮤니티이지만 포털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VIC도 존재한다. 사용자가 VIC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VIC 제공자(예를 들어, 야후나 구글)가 제공하는 주식에 대한 기본 정보(bundled information), 예를 들어 주가 차트, 뉴스, 애널리스트 보고서 등이다. 둘째는 특정 주식에 대한 일반 사용자가 올리는 메시지들, 예를 들어 주식에 대한 사용자의 주관적인 분석이나 의견 등에 대한 것이다. 첫 번째 종류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규모가 큰 VIC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서 이점이 있다. , 정보를 생성, 획득하는 데 비용을 많이 투입하더라도 규모가 큰 VIC는 사용자당 비용이 적기 때문에 별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VIC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대로 두 번째 종류의 정보는 규모가 큰 VIC가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일부 사용자, 특히 초보 주식투자자는 너무 많은 메시지를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메시지의 품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소규모의 VIC를 선호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략을 설명할 때 많이 인용되는 개념 중 하나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진다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이다.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SNS나 상거래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VIC는 이들 커뮤니티와는 다르게 사용자 수가 많을수록 메시지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수가 가치를 떨어뜨리는 음의 네트워크 외부성(negative network externalities)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그래서 승자가 독식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는 다르게 VIC는 서로 다른 규모의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들 VIC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품질이 높은 메시지(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의 숫자이고, 가치를 낮추는 것은 품질이 낮은 메시지(쓸데 없고 사용자의 정보처리만 어렵게 하는)의 숫자이다.

 

이 논문에서는 VIC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자가 느끼는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치를 종속변수로 하고 이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는메시지의 양’ ‘메시지의 품질’ ‘정보처리 비용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위해 사용자에 대한 자료(어떤 온라인 커뮤니티를 선택하는가) VIC에 대한 자료(메시지의 양, 메시지의 품질)를 분석하고 있다. 사용자에 대한 자료는 인터넷 사용자 약 1만 명의 모든 인터넷 사용행동을 기록한 MediaMatrix 회사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VIC에 대한 자료는 세 개의 VIC에 있는 14개 주식(주식의 전반적인 위험도를 나타내는 beta가 큰 주식 7개와 작은 주식 7)에 대한 게시판 자료를 약 4년 반에 걸쳐서 수집했다. 3 X 14 = 42개의 주식 온라인 게시판의 4년 반의 자료를 주 단위로 수집해서 분석을 실시한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온라인 게시판의 가치는 높은 품질의 메시지(유용한 포스팅)가 늘어나면 올라간다

-온라인 게시판의 메시지 수가 증가하면 사용자의 정보처리 비용도 늘어난다

-사용자의 정보처리 비용은 메시지 수가 늘어날수록 더 급격하게 증가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규모가 큰 VIC가 작은 VIC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VIC는 큰 VIC보다 메시지의 품질을 더 높게 유지한다

-주로 높은 품질의 메시지에 대해 가치를 적게 느끼는 사용자들이 규모가 큰 VIC를 사용한다

-정보처리 비용이 적은(정보처리를 잘하는) 사용자들이 주로 규모가 큰 VIC를 사용한다

 

위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우선, 일반적으로는 사용자들은 규모가 큰 VIC를 선호하고 규모가 작은 VIC는 상대적으로 메시지의 품질수준을 높게 유지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게시판의 가치는 유용한 포스팅이 많을수록 당연히 높아진다. 분석결과에 의하면 사용자가 평균적으로 유용한 메시지 1개로부터 얻는 효용은 쓸모 없는 메시지 3개로 인해 잃는 효용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메시지의 수가 늘어나면 비용처리 비용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사용자의 효용이 감소하는 음의 네트워크 외부성(negative network externalities)이 나타나지만 구체적으로는 사용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분야의 전문가와 같은 경우는 정보처리가 빠르기 때문에 메시지 수가 많은 것을 상대적으로 선호하지만 정보처리가 느린 초보자의 경우는 메시지의 품질이 높은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결과 중에 얼핏 보기에는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사용자들은 규모가 큰 VIC를 선호하지만 이와 동시에 규모가 커지면서 메시지가 많아지면 효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구분해야 할 것은 VIC는 주식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전체 사이트를 말하고 메시지의 수 증가에 따른 효용은 그 안의 특정 주식에 대한 게시판, 즉 온라인 커뮤니티를 뜻한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는 규모가 큰 VIC를 선호하지만 구체적인 주식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적절한 규모를 유지하면서 유용한 메시지의 비율이 높은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때 정보처리가 빠른 사용자는 특히 규모가 큰 VIC를 선호하고 온라인 게시판의 메시지 수가 늘어나도 정보처리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반면 정보처리가 느린 사용자는 작은 VIC를 선호하면서 메시지 수가 늘어남에 따라 정보처리에 더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 주요 결과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 그중에서도 정보를 나누는 것이 주 목적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기업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우선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이트 크기는 어느 정도 큰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규모가 있어야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이 기본적으로 성립함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구체적인 개별 온라인 커뮤니티는 메시지가 너무 많으면 사용자들이 정보처리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에 대처하는 전략은 주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주 사용자가 전문가라면 메시지가 늘어나도 큰 문제가 없지만 주 사용자가 그 분야의 초보자라면 메시지 수가 너무 늘어나지 않도록 하고 대신에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품질관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도 있다. 현재와 같이 불법이나 공격적인 메시지만 걸러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쓸모 없는 메시지를 걸러내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어쩌면 같은 목적의 커뮤니티를 복수로 가져가면서 타깃 사용자에 따라 다른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시사점은 규모가 작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경우는 네트워크 외부성을 극복하고 규모가 큰 경쟁자와 경쟁하기 위해서 양적 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고 메시지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차별화된 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를 선호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성이 VIC와 같이 사용자 간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주 목적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제언 활성화

심리적 안전에서 출발하라

 

Based on “Psychological antecedents of promotive and prohibitive voice: A two-wave examination” by Liang, J., Farh, C., & Farh, J.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2 vol. 55, no. 1: 71-92)

 

 

왜 연구했나

현대 기업은 지속적인 혁신과 급변하는 환경에의 적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영진은 물론 일반 구성원 모두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들이 업무 관련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내거나 잠재적인 문제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제언 행위(voice behavior)’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제안제도, 의사소통 활성화, 임파워먼트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는 일방적으로 말하고 직원들은 침묵하는 것이 대부분의 회의나 업무 관련 미팅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도록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을 연구했나

상하이교통대, 메릴랜드대, 홍콩과기대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기업 구성원들의 제언행위를 만들어내는 선행요인과 심리적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발표했다. 특히 연구팀은 그동안 포괄적으로 인식되던 제언행위를 촉진적 제언(promotive voice)과 예방적 제언(prohibitive voice)으로 구분해 두 종류의 제언이 각각 어떠한 요인에 의해 유도되는지를 규명하고자 했다. 촉진적 제언이란 현재의 업무절차나 관행을 조직에 도움이 되도록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의견을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예방적 제언은 장래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는 관행이나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의미한다. , 전자가 현 상태의 변화에 초점이 있다면 후자는 현재의 문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종료시키는 것에 초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후자는 과거의 엔론(Enron) 스캔들이나 2008년 금융위기 시 많이 거론되던 내부자고발(whistle-blowing)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개인의 윤리적 판단에 의한 행위가 아니라 조직에 도움을 주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어쨌든 그 유형에 상관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제언은 일반 구성원들에게는 근본적으로 도전적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도전적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세 가지 요인으로 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 지각된 의무감(felt obligation), 조직 내 자존감(self-esteem)을 추출하고 각각의 요인이 독립적으로 혹은 서로 결합돼 촉진적 제언과 예방적 제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이것은 단순히 제언행위의 선행요인을 규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요인들이 작동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알아내려고 한 것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팀은 먼저 중국 내 2개 기업 500여 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사전조사(pilot study)를 실시해 두 유형으로 구분한 제언행위의 타당성을 확인했다. 이어서 중국의 한 유통업체 종업원 23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제언의 선행요인과 두 종류의 제언을 측정했다. 특히 제언행위 자체가 해당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이나 의무감에 역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으므로 동일한 응답자를 6주 후에 다시 측정하는 종단적 연구설계를 통해 역인과관계(reverse causality)를 통제하고자 했다. 또한 직원들이 자신의 제언행위를 스스로 응답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직속 상사 106명으로부터 각 직원의 제언수준을 측정했다. 제언의 선행요인인 심리적 안전은 자신의 의견표출이나 행위에 대해 상사나 동료들이 부정적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며 지각된 의무감은 자신이 소속 조직에 뭔가를 빚지고 있고 이를 건설적인 행위로 돌려줘야 한다는 느낌을 말한다. 조직 내 자존감은 자신이 현 조직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일종의 지위 또는 권력의식을 의미한다. 이 밖에 제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근속년수, 직위, 교육수준, 직무만족을 함께 측정해 통제했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세 가지 선행요인 각각이 촉진적 제언과 예방적 제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 선행요인들이 어떻게 결합돼 두 종류의 제언행위를 만들어내는지 알아보았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 촉진적 제언과 예방적 제언은 각각 다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먼저, 세 가지 선행요인 중 촉진적 제언에 유일하게 영향을 미친 요인은 지각된 의무감이었으며 심리적 안전은 예방적 제언에만 강력한 영향을 줬다. 아울러 촉진적 제언과 조직 내 자존감 간의 역인과 관계도 발견됐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촉진적 제언을 한 구성원은 그 결과로 자신이 조직 내에서 가치 있고 중요한 존재라는 자존감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각 선행요인의 결합효과 측면에서는 두 종류의 제언 모두에서 심리적 안전과 지각된 의무감의 상호작용이 발견됐다. 조직에 대한 의무감을 높게 느끼는 집단은 낮게 느끼는 집단에 비해 심리적 안전이 높아지면 더 많은 제언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 제언행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심리적 안전이며 직원들로부터 더 많은 건설적인 제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조직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편, 조직 내 자존감은 촉진적 제언에 대해서만 심리적 안전과의 상호작용 효과가 발견됐다. 자존감이 낮은 집단은 심리적 안전이 높아질 때 더 많은 건설적인 제언을 했지만 자존감이 높은 집단은 예상과는 달리 심리적 안전이 높아져도 제언 수준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것은 자존감이 높은 집단은 조직 내에서 지위나 권력을 보유한 집단이기 때문에 이미 심리적 안전을 충분히 갖고 있어서 제언행위에 미치는 효과가 중복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인사조직 분야에서 제언(voice)은 퇴직(exit), 수동적 충성(loyalty), 수동적 무시(neglect)와 함께 현 상태에 문제를 느끼는 조직 구성원의 반응행동 중의 하나로 연구돼 왔다. 특히 조직에 미치는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라는 면에서 제언은 네 가지 행동 중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제언이 받아들여진다면 해당 구성원은 더 눈에 띄게 되고 성과평가나 승진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언은 근본적으로 현 상태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경솔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이해득실을 따져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연구는 제언을 이끌어내는 데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심리적 안전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심리적 안전은 자신의 직속 상사나 동료와 같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서나 팀 수준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 자신의 의견을 표명했을 때 상사나 동료들이 냉소적 태도를 보이거나 무언의 압력을 행사했다면, 또는 비공식 모임에서 제기한 불만에 대해 상사가 보이지 않는 보복을 가했다면 심리적 안전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조직개발 워크숍, 전략회의, 경영혁신 미팅 등 여러 모임에서 최고경영자나 고위임원들이 나서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말하라고 해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침묵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안전을 지켜줄 수 없기 때문이다. 팀 내 일상업무에서 상사의 존중이나 동료와의 원활한 관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견발표를 강요하는 것은 또 하나의 강제가 될 뿐이다.특히, 심리적 안전이 쉽게 위협받거나 훼손될 수 있는 비주류집단(minority)에게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조직의 숨겨진 문제점을 찾아내는 예방적 제언을 할 수 있는 직원들은 주류집단(majority)이 아닌 비주류집단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사점은 향후 조직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더욱 필요한 촉진적 제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일종의 의무감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조직연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일하는 조직을 마치 다른 사람과의 관계처럼 의인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인관계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규칙이 상호성(reciprocity)의 규범인 것처럼 직원들은 자신이 받은 만큼 조직에 돌려주려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의무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일하고 싶은 기업(Great Workplace: GWP)’ 연구를 보면 GWP의 핵심요인은 고액 연봉과 복리후생, 대기업이라는 명성 같은 것이 아니며 결국 한 조직(회사)의 경영진이 구성원(직원)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경영진이 직원의 가치를 믿고, 직원 개개인을 존중하며, 공정한 제도 아래서 우호적인 동료들과 팀 의식을 갖고 일할 때 GWP가 가능해진다.마찬가지로, 경영진과 부서장이 각 직원에게 당신이 우리 회사()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고 함께 일하고 싶은 훌륭한 동료인지를 지속적으로 인식시키고 다른 누구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다는 확신을 심어준다면 조직에 무엇인가를 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주류집단에게만 배타적으로 집중되고 비주류집단을 소외시킨다면 참신하고 창의적인 제언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될 것이다. 많은 회의가 소수의 직원들이 의견발표를 주도하는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은 비주류집단이 자신들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연구가 한국과 유사하게 권력격차(power distance)가 크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중국 내 기업 구성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신용한도 계약,

금융위기 닥칠때 빛발한다

 

Based on “Liquidity Management and Corporate Investment During a Financial Crisis” by Campello, Murillo, Erasmo Giambona, John R. Graham, and Cam Harvey (2011, Review of Financial Studies 24, 1944-1979.)

 

 

연구배경

이 논문은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일 때 회사들이 다양한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관리하는지 연구했다. 이와 관련, 신용한도계약의 사용과 현금 관리, 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했다. 특히 2008∼2009년 금융위기 상황에서 신용한도계약, 투자계획 등에 관해 새로운 연구를 했다. 신용한도계약에 대한 연구는 수요 또는 계약과 관련된 비용의 변화, 계약의 체결 및 갱신, 계약 위반의 결과와 재협상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는 북미, 유럽, 아시아의 31개 국에서 CFO 800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구했다.

 

 

결과는 무엇인가

신용한도계약과 현금흐름의 관계

기업들이 창출하는 현금흐름과 신용한도계약 이용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평균적으로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신용한도계약 이용은 현금흐름이 아닌 현금 보유의 총량과 관련이 있다. 이는 신용한도계약과 현금 등 내부 유동성이 서로 대체재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들의 연구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재미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현금흐름과 신용한도계약이 평균적으로는 관계가 없어 보여도 현금 보유량을 기준으로 기업을 두 그룹으로 나누면 얘기가 달라진다. ,

 

● 현금보유량이 적은 기업은 현금흐름이 적을수록 신용한도계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 현금보유량이 많은 기업은 현금흐름의 규모와 신용한도계약의 의존도 간 관계가 약하다.

● 결론적으로 현금흐름이 적다고 해서 신용한도계약 의존도가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현금보유 총량이 늘어날수록 평균적으로 신용한도계약의 양이 줄어든다. 이는 현금보유와 신용한도계약이 전형적인 대체재 관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슷하게 현금보유가 적으면 신용한도계약과 현금흐름 역시 대체재 관계를 형성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한계기업과 신용한도계약

소형기업, 비공개기업, 적자기업, 정크신용등급 기업, 현금보유량이 적은 기업들을 한계기업이라고 하자. 한계기업일수록 위기 상황에서 신용한도계약에 대한 수요가 크다.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신용한도 유지비용이나 이자율 등 사용 비용이 증가한다. 신용한도의 만기도 짧아진다. 한계기업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진다. 현금흐름과 보유량이 좋아져야만 신용한도 사용 조건이 다시 좋아진다.

 

이상의 결과는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신용한도계약이 가장 필요한 회사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신용한도계약을 가장 사용하기 어렵거나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한 신용한도계약을 금융위기나 신용위기에 대한 보험으로 생각해도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용한도계약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계약이 철회되거나 비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계기업일수록 신용한도계약을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비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한편 금융위기 상황이더라도 신용한도계약 위반이 반드시 계약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계약취소 비율은 10% 정도다. 위반사례의 70%가량에 대해서는 신용한도계약 사용 비용과 만기를 놓고 재협상이 이뤄진다. 여기에서 한계기업일수록 신용한도계약에 대한 협상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신용한도 계약과 실물

평균적으로 신용한도계약과 실물투자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회사에 현금이 많으면 신용한도계약 확대는 투자 증가로 이어진다. 반대로 회사 내 현금 보유량이 적으면 신용한도계약을 확대해도 투자는 크게 늘지 않는다. 오히려 신용한도계약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내부에 유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실물투자는 축소된다. 거시적으로도 비슷하다. 금융기관의 신용기능이 축소될수록 신용한도 총량과 기업들의 내부 유동성이 서로 대체재 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신용계약에 접근이 어려운 회사들은 위기 상황에서 투자를 줄이고 현금 보유를 늘리려고 한다. 신용계약에 접근하기 쉬운 회사는 위기 상황에서도 현금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줄이지 않는다. 즉 신용계약에 접근이 어려울 때만 투자와 현금이 서로 대체재 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용한도계약에 대한 접근성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계기업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해진다.

 

 

시사점

이 논문은 신용한도계약이 금융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이 해외 은행과 신용한도계약을 체결한다면 위기가 닥쳤을 때 계약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할 수 있게 한다.

 

한편 기업은 은행 등 금융기관과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특히 금융 및 신용위기 상황에서 이런 관계는 더욱 중요하다. 신용한도계약 같은 금융기관과의 관계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성장 동력과 경쟁우위를 유지하게 한다. 한계기업이나 평소 현금을 많이 쌓아두지 않는 회사들일수록 이런 관계는 더욱 중요하다.

 

정책 당국자들도 성장 가능성 있는 회사들이 신용한도계약 등 금융권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유망한 회사들이 금융기관과의 관계 미숙으로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야 한다. 은행과 기업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단언해서도 안 된다. 은행과의 신용한도계약은 위기 상황에서 보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경지식

● 신용한도(Line of Credit):은행이 일정기간 동안 일정금액 범위 내에서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약정하는 제도. 이자는 기업이 실제로 대출한 금액에 대해서만 지급하고 사용하지 않는 금액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계약이다. 사용한 금액은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기록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유동성 충격에 대한 일종의 보험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신용한도는 현금 보유보다 유동성 충격에 대한 저렴하고 효과적인 보험일 수는 있다. 신용한도계약을 맺으면 금융기관을 통해 경영진을 이중 감시할 수 있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이 회사를 불필요하게 압박하거나 경영에 간섭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 내부 유동성:현금 등 자산과 이익을 포함한다. 내부 유동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수는 유동비율, 당좌비율, 현금비율이다. 유동비율(current ratio)은 유동자산/유동부채다. 당좌비율(quick ratio)은 당좌자산/유동부채다. 유동자산은 당좌자산+재고자산이다. 당좌자산은 현금+환금하기 쉬운 자산(예금, 받을 어음, 외상매출금, 유가증권 등)이다. 유동부채는 대차대조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지급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채다. 현금비율은 현금예금/유동부채다.

 

● 현금 보유의 장점:현금은 미래의 유동성 충격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재무적 제약이 많은 회사들은 현금을 많이 보유해서 내부자본시장(internal capital market)을 구축한다. 외부자본시장(external capital market: 주식, 채권, 신용한도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회사들은 유동성 관리에 필요한 현금 보유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현금은 외부자본시장보다 이용하기가 편하고 저렴할 때가 많기 때문에 경영상 유연성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 현금 보유의 문제점:기업이 현금을 많이 보유하는 것은 대리인 비용(Agent cost)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외부자본시장이라면 자금을 제공(: 주식, 채권)하지 않을, 수익률이 낮은 프로젝트라도 경영자들이 단지 규모의 경제와 경영상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실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현금은 경영자들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용할 여지가 크다. 신용한도의 경우 회사가 관련 계약을 준수할 때만 금융기관에서의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금 이용에 제약이 더 작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hyoungkang@gmail.com

필자는 현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파이낸스경영학과의 학과장이며 재무금융 대학원 주임교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대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대형마트, 신제품 꾸러미의

스필오버 효과를 활용하라

 

Based on “Investigating the Drivers of Consumer Cross-Category Learning for New Products Using Multiple Data Sets” by Karthik Sridhar, Ram Bezawada, and Minakshi Trivedi (2012, Marketing Science 31 (4) pp. 668 – 688)

 

 

왜 연구했나

기업들은 경쟁을 극복하고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은신선함이나우수함이라는 효익적인 측면도 제공하는 반면불확실함이나귀찮음이라는 비용적인 측면도 동시에 요구하므로 신제품이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대해서 학습하고 선호도가 변하는 것은 내재적 요인(: 성격이나 경험), 외부적 요인(: 친구의 추천이나 언급), 그리고 마케팅 요인(: 기업의 광고나 가격 할인) 등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신제품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성공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일일 것이다. 특히,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학습은 다른 종류의 상품 범주(: 우유와 요구르트)들 간에서도 일어나므로 이러한 프로세스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신제품이 보다 효율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마케팅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며 마케팅 자원의 최적 분배가 가능해 질 것이다. 또한 신제품 출시에 필요한 표적 고객 선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연구했나

애시랜드대의 스리다 교수는 버팔로대의 베자와다 교수, 트리페디 교수와 함께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수용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함께 실증적인 분석을 수행했다. 저자들은 신제품의 인지된 품질, 소비자의 개인적 특성, 미디어 언급 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 가격 등과 같은 기업의 마케팅 믹스 등이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영향 요인이라고 상정하고, 특히 신제품의 인지된 품질이 어떻게 다른 상품 범주에 속한 상품들에 대한 경험에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계량경제학적 모형을 개발했다. 이를 아직까지 소비자 확산에 있어 도입기라고 할 수 있는 유기농 제품군의 여러 제품에 적용해 과연 제품 간 스필오버(spillover) 효과가 존재하는지 검증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소비자들의 신제품에 대한 수용 및 학습과정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종류의 자료들이 수집됐다.

 

● 스캐너 패널 구매 자료: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행태가 바코드 스캐너에 의해 기록돼 있는 행동 자료이며 연구에 참여한 패널들이 2006 5월부터 2011 3월까지 약 5년간 유기농 제품군에서 우유, 요구르트, 시리얼, 오트밀, 크래커, 냉동피자에 대해 구매한 기록이다.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익명의 슈퍼마켓 체인으로부터 자료를 입수했다.

 

● 설문 자료:개인적 특성과 태도들을 조사하기 위해 구매 자료에 포함돼 있는 고객 패널 중 674명으로부터 위험에 대한 태도, 품질에 대한 인지도, 환경보호에 대한 태도 등을 설문으로 수집했다.

 

● 미디어 노출 자료:신제품 확산에 미치는 외부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스캐너 패널 자료와 동일 기간 중 주간별로 유기농 제품들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뉴스에 언급되는 정도를 렉시스넥시스(LexisNexis)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측정했다.

 

저자들은 복수 상품군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로짓선택모형(Logit Choice Model)을 개발하고 이 계량경제학 모형을 수집된 자료에 적용함으로써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학습과 수용 정도에 동일 상품군에 있는 다른 상품의 구매 및 사용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들을 도출했다.

 

● 신제품에 대한 고객 수용도를 설명하고 예측할 때 학습효과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고객들은 자신의 경험 및 외부 요인에 기반해 신제품의 위험 등에 대해 학습하므로 이러한 프로세스가 고려돼야 좀 더 정확한 구매 예측이 가능하다.

 

● 소비자들의 심리적 특성이나 태도가 유기농 제품의 선택에 있어서는 중요한 의사결정 영향요인이다. 특히 건강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위험회피 성향이 낮을수록 유기농 제품의 구매에 있어 적극적인 성향을 보였다. 반면 인구통계적 요인들은 (: 성별, 수입) 유기농 제품 구매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들의 추천은 이웃들의 추천보다 유기농 제품의 수용에 있어 더 강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가공과정이 적은 농산품일수록 그 효과는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신제품의 시험적인 구매에 있어 친구들로부터 획득하는 정보에 더욱 신뢰감을 보낸다는 것을 반증한다.

 

● 미디어에서의 언급 정도 또한 유기농 제품 구매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더 자주 언급되는 우유나 요구르트 제품군에서 더욱 강한 관련성이 나타났다.

 

● 소비자들이 유기농 제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품질 수준에 대한 의구심은 해당 제품의 구매뿐만 아니라 다른 유기농 제품의 구매에 의해서도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우유와 같은 농산물에서는 크래커와 같은 가공식품의 구매에 의해 이러한 스필오버 효과가 더욱 강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이러한 제품군 간에 일어나는 교차 학습은 비대칭적이므로 이를 고려해 마케팅 자원 (특히 프로모션 예산)을 할당할 경우 시장점유율과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신제품의 성공에 있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과 의구심을 해소해 빨리 첫 구매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이를 위해 마케터들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 성분이나 안전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마케팅 활동과 함께 제품군 간에 일어나는 교차 효과, 즉 스필오버 효과를 고려하는 것이 최적의 판매촉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요건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특히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대형마트나 양판점 등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속에한 꾸러미로 묶여 있는 것은 경쟁의 형태를 통해 마케터에게 골칫거리를 안겨 주기도 하지만 신제품의 경우 스필오버를 통해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해소시켜 주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결국고객에 대한 이해로 돌아가는 것이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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