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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리뷰, 주가 흔드는 폭풍 될 수 있다 外

유시진 | 106호 (2012년 6월 Issue 1)


Marketing

사용자 리뷰, 주가 흔드는 폭풍 될 수 있다

 

Based on “Does Chatter Really Matter? Dynamics of User-Generated Content and Stock Performance” by Seshadri Tirunillai and Gerard J. Tellis (2012, Marketing Science 31 (2) pp. 198-215)

 

왜 연구했나?

오늘날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이것이 다른 소비자들과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소위 프로슈머(prosumer)로서의 역할도 한다. 사용기, 상품 평점, 상품 개봉 및 사용 비디오 등 소비자가 작성한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s·UGC)1 들은 날이 갈수록 규모가 방대해지고 있다.2 따라서 그 속성을 이해하고 UGC가 마케팅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것은 21세기 마케터의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UGC는 흔히 상품시장에서의 성과(: 판매량)에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휴스턴대 티루니라이 교수와 남가주대 텔리스 교수는 UGC가 보다 궁극적인 기업 성과인 주식 시장에서의 성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질문을 던졌다. 만약 이러한 인과관계가 밝혀진다면 소비자 의견이나 구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보다 실증적이고 구체적인 이유가 확보되는 것이며 이러한 관리 활동에 투여되는 마케팅 투자의 수익률과 생산성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도 방법론적 기초가 수립된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우선 재무 및 마케팅의 문헌 연구를 통해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UGC를 통해 기업 가치와 관련된 추가 정보(value-relevant additional information)를 제공할 수 있으며 따라서 주식시장 성과의 선행지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적 근거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평가를 담고 있는사용자 리뷰상품 평점에 초점을 맞춰 아래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 사용자 작성 콘텐츠(UGC)와 주식시장 성과는 관련성이 있는가?

● 관련성이 있다면 인과관계의 방향은 무엇인가? UGC가 주식시장 성과에 영향을 주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UGC의 다양한 측정치(: 사용자 리뷰의 양, 상품 평점 등) 중 어떤 것이 주식 시장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가?

● 이러한 관계에 증가, 감소, 지속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동적인 특성이 존재하는가?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개인용 컴퓨터, 휴대폰, PDA, 운동화, 장난감, 하드디스크 등 6개 제품군, 15개 브랜드에 대해 2005 6월부터 2010 1월까지 약 4년 반 동안의 일자별 사용자 리뷰 및 주가 자료를 수집했다. ‘Amazon.com’ ‘Epinions.com’ ‘Yahoo! Shopping’ 등에서 수집한 사용자 리뷰는 전체 리뷰의 양, 상품 평점, 긍정적 리뷰와 부정적 리뷰의 양으로 나눠 측정했다. 그리고 수집한 주가 자료에서 특정 기업의 초과 수익률과 비체계적 위험,3 거래량을 도출했다. 이 밖에도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애널리스트 의견, 기업별 광고량, 미디어 노출량, 신상품 출시 등을 통제 변수로 추가했다. 변수들 간 복잡한 동적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벡터자기회귀(Vector Autoregression·VAR)라는 계량경제학 모형을 세워 UGC에 변동이 생겼을 때 주가 수익과 비체계적 위험, 거래량 등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논문의 가장 핵심적인 발견사항은고객들이 직접 작성한 UGC는 주가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선행변수 중 하나다는 것이다. 논문의 발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용자 리뷰의 양은 주식수익률의 중요한 선행지표다.즉 사용자 리뷰의 양이 늘어날수록 며칠 후(시점은 브랜드마다 약간 달랐다) 주가는 상승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 의견, 미디어 노출량, 광고량, 신제품 출시 등을 통제한 후에도 유효했다.

 

● 상품에 대한 평점 자체는 주가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리뷰의 양이 동반돼야 주식시장이 반응한다고 볼 수 있었다.

 

부정적인 리뷰는 긍정적인 리뷰보다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즉 부정적인 리뷰가 많아질수록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거래량과 비체계적 위험도 증가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리뷰는 어느 것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경쟁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사용자 리뷰의 증가는 자사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거래량과 비체계적 위험을 증가시켰다.

 

오프라인 TV 광고는 사용자 리뷰의 양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부정적인 리뷰를 감소시킨다.즉 주가수익률이나 위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고객들의 반응은 마케터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모니터링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논문이 제시하듯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리뷰나 상품평은 판매량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력 외에 주식시장에서 결정되는 기업 가치에도 무시하기 어려운 영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 활동의 궁극적 목표가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의 극대화라면 고객들의 리뷰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특히 부정적인 리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리뷰에 비해 훨씬 크다4 는 점을 감안하면 불만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 마케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이 축적되면 좀 더 책임 있고 측정 가능한 마케팅 투자가 이뤄지는 데 필요한 길잡이들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Human Resources

잊혀진 친구와 만나보세요 : 휴면관계의 중요성

 

Based on “Dormant ties: The value of reconnecting” by: Levin, D. Z., Walter, J., & Murnighan, J. K. (Organization Science, 2011 vol. 22, no. 4: 923-939)

 

왜 연구했나?

모 일간지는 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을 ‘TGIF’라고 재치 있게 이름 붙였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들은 생활전반에 걸쳐 이 새로운 TGIF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Facebook)의 성장속도는 괄목할 만한데 이미 전 세계적으로 85000만 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기업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링크트인(LikedIn) 등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SNS가 우리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주는당신이 알 수도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목록에서 오래 전에 가깝게 지냈던 동료나 까맣게 잊고 있던 친구를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친구나 동료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만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무엇을 연구했나?

노스웨스턴대의 머니갠(J. K. Murnighan) 교수팀은 과거에 원활한 관계를 가졌지만 현재는 연결이 끊어진휴면관계(dormant tie)’를 다시 연결하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알아봤다. 현대 기업조직에서 인간관계는 다양한 자원을 실어 나른다. 업무상 유용한 정보와 지식,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조언,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감정적 지원과 친교 등이 모두 사회적 관계를 통해 교환된다. 본 연구는 특히 휴면관계의 재연결(reconnecting)을 통해 획득한 정보와 지식이 직무수행자의 업무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의 관계와 비교해서는 어떠한지를 검증했다. 구체적으로는 사회적 자본이론에 기반해 재연결된 휴면관계가약한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정보와 효율성, ‘강한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신뢰와 공유된 관점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현재의 강한 관계 및 약한 관계와 비교해서 살펴봤다. 이는 직장 이동이나 활동영역의 변화로 오랫동안 연결이 끊어진 관계가 다시 연결될 경우 매우 가치 있는 시회적 자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팀은 경영자 MBA 과정에서 수학하는 224명의 경영자들에게 본인의 휴면관계 2개씩(강한 관계, 약한 관계 각각)을 재연결하도록 요청했다. 과거에는 친하고 강한 관계를 가졌으나 3년 이상 접촉이 없었던 모든 휴면관계를 열거한 후 이 중에서 현재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에 가장 유용한 정보, 지식,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2명을 선택해 전화나 대면접촉 방식으로 재연결하도록 한 것이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현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료, 상사, 고객 등 15명을 기입한 후 휴면관계에서와 같이 이 중 강한 관계와 약한 관계 2명을 선택하도록 해 그 효과를 비교했다. 이러한 과정으로 얻은 관계의 각 유형(: 현재-강한 관계, 휴면-약한 관계)을 더미(dummy) 변수로 전환해 지식의 유용성, 효율성, 신뢰 및 공유된 관점과의 관계를 위계적 선형모형(HLM)으로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예상과 같이 강한 휴면관계는 재활성화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아서 더 효율적이었다(약한 휴면관계 제외). 또한 재연결된 휴면관계는 현재의 강한(혹은 약한) 관계에 비해 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휴면기간 동안 상대방이 새롭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했기 때문이다.기존 사회적 자본 연구에서 강한 관계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양 당사자의 지식 레퍼토리가 비슷해진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는데 강한 휴면관계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일정 기간 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지가 해당 기간 동안에 다시 비옥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강한 휴면관계는 현재의 약한 관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신뢰와 공유된 관점을 보여줬다. 결론적으로 강한 휴면관계의 재활성화는 사회적 자본이론에서 말하는 강한 관계와 약한 관계의 이점(효율성, 새로움, 신뢰, 관점공유)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노스웨스턴대의 브라이언 우찌(Brian Uzzi)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유사성-유인(similarity-attraction)’ 원리와근접성(proximity)’ 원리가 그것인데 이는 한마디로 자신과 비슷하거나 가까운 부서에 있어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빠른 정보전달과 신뢰 및 지원을 얻는 데 효율적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직장을 옮기고, 멀리 이동하며, 취미활동도 자주 바꾼다. 이는 우리가 활동하는 사회적인 장()이 바뀜으로써 과거에 보유했던 관계의 상당 부분이 끊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새로운 부서나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과거의 휴면관계를 재연결함으로써 자신의 업무에 유용한 자원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휴면관계는 휴면기간 동안 각자 나름대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므로 강한 관계의 문제점인 지식의 유사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관리 및 유지에도 효율적인 장점을 보여줬다.최근 발전하고 있는 SNS는 휴면관계의 재연결이라는 측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로 설정된 사람들의 연쇄적인 네트워크는 우리들에게 과거에 강한 관계를 형성했던 동료나 친구들과의 연결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헤드헌터인 밥 보딘(Bob Beaudine) <(Who): 내 안에 있는 100명의 힘>이라는 저서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인간관계의 10%도 활용하지 못한다고 역설한다.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이미 알고 있고, 그러므로 더 많은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기 위해 과도하게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신에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도록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라고 말한다. 우리는 인맥의 시대, 네트워킹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많은 사람을 알아야 하고 새롭게 인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맹목적인 노력보다는 자신의 잠자고 있는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휴면관계를 연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본 연구가 제시한 강한 휴면관계의 효과가 말해주듯이 과거에 진실되고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 전제가 될 것이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한다고 느꼈던 과거 동료의 연락에 흔쾌히 응할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포함해서 사회적 자본에 대한 여러 논의는 결국 우리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얻어낼까를 생각하기보다는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Strategy

메타조직: 효율적 조직설계로 가는 길

 

Based on “Meta-Organization Designing: Rethinking Design in Interorganizational and Community Contexts”, by Ranjay Gulati, Phanish Puranam and Michael Tushma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2, 33, pp. 571-586.)

 

왜 연구했나?

하버드대의 Ranjay Gulati 교수와 런던비즈니스스쿨의 Phanish Puranam 교수는 경영 전략분야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학자군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다국적 기업 간 협력활동, 조직설계, 경쟁전략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비중 있는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최근 두 학자가 공동으로 조직설계(Organizational design)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개념을 제시하는 짧은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메타조직이라는 기업 조직설계의 한 형태를 제시하며 지금과 같은 국제화, 다각화된 사업 환경 속에서 다국적 기업이 다양한 해외 지사와 사업부를 효과적으로 관리, 조절, 운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이 의도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게 효율적인 조직을 설계해야 한다.

 

많은 경영학자들은 다국적 기업의 국제 비즈니스 전략, 비용 압력과 현지 대응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조직 설계방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메타조직은 그 대안으로 제시된 조직 설계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현지화에 대한 강한 압력 등으로 본사의 역할이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해외 지사들은 서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지식을 공유하고 때에 따라서는 전사적인 기업 역량을 창출하며 본사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이처럼 본사와 해외 지사가 격차 없이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쌍방향 교류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는, 이른바 초국가적 전략(Transnational strategy)이 다국적 기업이 추구해야 할 세계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가라는 논의는 답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두 교수의 연구는 조직 구조의 설계가 초국가적 전략의 실행적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심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사실 메타조직은 새로운 형태의 개념은 아니다. 기업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유사한 이름으로(예를 들면 네트워크 조직, 시스템 조직 등) 소개한 바 있는 조직 설계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조직은 한마디로 거대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업조직(본사를 포함해서 세계 시장에 흩어져 있는 모든 해외 지사들)이 중앙본부(본사)의 의사결정과 권한으로부터 자유로운, 고유의 사업 목표와 전략 수립에 따라 독자적으로 사업 운영이 가능한 사업 조직을 뜻한다.그러나 완전한 Self-organization 조직과 달리 다른 사업 조직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상호공색적이며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P&G, Toyota,, Apple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이 조직체계를 도입하려고 애쓰고 있다. 메타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공식적인 권위체계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사업조직별로 나름의 전문성, 명성,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비공식적 권위체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기업뿐 아니라 주변 공급업체와 거래처까지 포함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협력적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개념이다.공식적인 권위체계를 애써 만들지 않아도 얼마든지 기업 전체, 나아가 협력업체와 거래처에 이르기까지 확고한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 두 학자들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

 

기업의 활동영역을 결정(boundary decision)하는 데 있어(예를 들면 특정 경영 활동을 내부적으로 수행할 것인지, 혹은 외부화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 거래비용 이론에서 자원기반 이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적 설명이 시도됐다. 그러나 이들 이론이 주장하는 효율성 제고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 설계는 정보 수집 비용,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크게 낮아지고 해외 시장 진출이 가속되며 경쟁과 소비자 욕구가 까다로워진 현재와 같은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기업 조직 설계에 소비자, 공급자, 파트너에 이르는 광범위한 연계조직 모두를 포함하지 않고는 공급자 위주의 조직설계 한계성을 벗어날 수 없다고 두 학자는 주장한다.

 

메타조직의 구체적 특징은 무엇인가?

메타조직은 정형적이고 고정된 형태의 조직 구조가 아니라 도입 기업의 경영철학과 핵심가치, 경쟁전략의 형태에 따라 세부적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메타조직에 대해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업체, 협력업체들이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릴 때 구성원이 되기 위한 개방성(openness) 정도, 구성원들 간 역할과 기능의 구분화(stratification) 정도에 따라 크게 확장형 기업(extended enterprise), 열린 공동체(open community), 폐쇄형 공동체(closed community), 관리적 에코시스템(managed ecosystem)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열린 공동체와 관리적 에코시스템이 비교적 사전적 의미의 메타조직 형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가입과 탈퇴가 용이하나 높은 수준의 협력과 역량이 요구되며 전통적인 기업 형태에서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참여와 권위에 의지하지 않는 기업 간 이타성이 강조되는 형태다. 실제로 최근 우수한 기업 성과를 보이는 IT 업체, 정보업체, 소프트웨어 업체의 대부분은 이러한 메타형 조직을 통해 다양한 이해당사자 및 기업들과 전방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많은 기업 설계 전문가들은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국제화할수록 엄격한 분업화나 권위적 방식에 의한 일사분란한 경영관리보다 외부환경의 어떤 변화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구조 설계를 주문해왔다. 그리고 메타조직이 이러한 주문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아직 개념적 논의 단계라 메타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어떤 방식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인가, 합리적 수준의 권위(authority)를 어떻게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가, 메타조직 내 분업화는 완전히 무시해도 될 요소인가 등 많은 추가 연구가 남아 있어 향후 연구가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거나 많은 해외사업부를 관리해야 할 다국적 기업은 안팎의 도전과 압력 등 많은 문제에 부딪친다. 그 해결의 답은 결국 효율적인 조직구조 설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메타조직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며 초국가 전략의 실현 과제로 추진할 만하다. 이를 감안할 때 최근 속개된 논문의 논의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소통 지원하는 CRM이 고객의 마음 잡는다

 

Based on “Performance implications of CRM technology use: A multilevel field study of business customers and their providers in the telecommunications industry” by Alex R. Zablah, Danny N. Bellenger, Detmar W. Straub, Wesley J. Johnston,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013년 출간예정)

 

왜 연구했나?

지금까지 CRM시스템과 기업성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있었는데 그 결과는 연구자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 CRM시스템의 도입이 기업의 성과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상반되는 결과가 CRM시스템이 사용되는 기업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CRM시스템의 사용이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좌우하는 여러 조건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논문을 통해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CRM시스템의 도입이 어떻게 성과향상을 가져오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고 자신의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서 CRM시스템의 도입에 관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이란?

CRM시스템은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고객의 정보를 분석해서 고객을 여러 세그먼트로 분류하고 각 세그먼트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기능 등이 포함된다. 과거에도 이러한 활동을 단편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은 있었지만 CRM시스템은 고객과 관련된 모든 기능을 통합해서 마케팅, 영업, 서비스를 아우르는 전사적이고 체계적인 고객 관계관리를 지원한다는 차이가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과거의 연구에서 CRM시스템의 효과에 대한 상반된 결과가 나온 원인으로 이 논문의 저자들은 CRM시스템과 관련된 세 가지 상황에 주목했다. 첫째로 CRM시스템의 대상이 되는 고객이 다양하다는 점, 둘째로 기업에서 사용되는 CRM시스템이 기능이나 기술에서 편차가 크다는 점, 그리고 셋째로 CRM시스템 사용과 기업 성과를 직접적으로만 봤을 뿐 개별 고객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 세가지 변수가 CRM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고객의 특성은 거래가 많은 고객과 거래가 적은 고객으로 분류했고 기업의 성과는 CRM시스템을 사용하는 사업부의 매출액과 이익 등으로 평가했다. 사용하는 CRM시스템의 기능은 고객 우선순위평가(prioritization) 기능과 고객 소통 지원(interaction support tools) 기능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고객 우선순위평가 기능은 CRM시스템의 기능 중에서도 중요한 것으로서 고객의 잠재가치를 바탕으로 고객 세그먼트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능이다. 우선순위가 결정되면 가치가 높은 고객 세그먼트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략적인 마케팅 자원활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고객 소통 지원 기능은 CRM시스템의 또 다른 핵심기능으로 고객 세그먼트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고객 DB에서 목표 고객을 추려낸 뒤 추려진 고객과의 소통을 자동화하거나 도와주는 기능이다.

 

개별고객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고객이 느끼는 관계투자 정도(customer-perceived relationship investment·CPRI)를 측정했다. CPRI는 각 고객이 해당 회사가 얼마나 관계향상을 위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느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예를 들어 내가 A라는 회사의 고객이라면 A 회사가 나와의 관계 향상을 위해서 어느 정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느끼는가가 바로 CPRI이다. 따라서 CPRI CRM시스템과 관련된 고객만족도라고 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실증분석을 위해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중에서 10개의 주요 회사를 연구대상으로 했다. 이들 회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또한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기업 고객)의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약 300명을 설문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자료 분석결과 CRM시스템의 고객 소통 지원기능을 사용했을 때 고객의 만족도(CPRI)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CRM시스템의 고객 소통 지원 기능을 사용하면 고객과의 소통이 좋아지고 고객은 그 회사에 대해서 호의적인 인식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우선순위 평가 기능을 사용하면 거래가 많은 고객의 만족도는 높아지지만 거래가 적은 고객의 만족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우선순위 평가 기능이 무엇인지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우선순위 평가 기능을 사용하면 잠재가치가 큰 고객에게 집중을 하고 잠재가치가 작은 고객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만족도(CPRI)가 높을수록 기업의 성과도 높아지는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 있는 결과는 대량 구매 고객은 고객의 만족도가 바로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지만 소량 구매 고객은 고객의 만족도가 기업의 성과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대규모 고객이 매출이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결과를 종합해 보면 CRM시스템의 사용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성과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CRM시스템의 기능 중에서 소통 지원기능이 전반적인 고객의 만족도 향상을 가져오고 우선순위 결정기능이 잠재가치가 큰 고객의 만족도 향상과 그에 따른 성과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CRM시스템이 고객 만족도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히/아니요의 방식으로 분석하지 않고 중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상황을 추가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CRM시스템이 기업의 마케팅과 고객관리 문제를 한방에 모두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기업의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을 도와줌으로써 전반적인 성과를 높여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CRM시스템을 도입하고 다양한 기능(소통 지원, 우선순위 결정 등)을 활용하면 잠재가치가 큰 고객에게 전략적으로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과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잠재가치가 작은 고객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음을 이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의 경우는 성과향상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이것을 감수할 수 있겠지만 고객 하나하나의 만족도가 중요한 비즈니스에서 이는 허용될 수 없는 단점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CRM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할 때 개발회사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각 기업의 특성과 전략에 따라서 기능을 선별적으로 도입, 사용할 필요가 있음을 이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Technology Management

Low-tech 혁신, 이머징 마켓을 연다

 

Based on “Product innovation for the people’s car in an emerging economy” by Sangeeta Ray and Pradeep Kanta Ray (Technovation(2011) Vol. 31, Issue:5-6, pp.216-227)

 

왜 연구했나?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은 다국적 기업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제품들을 이머징마켓의 고객들에게 제공할 때 실패를 경험한다. 이는 기존 시장에 맞춰져 개발된 제품의 특성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이머징마켓의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을 위한 제품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affordability acceptability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Affordability란 목표 고객들의 구매력을 고려해 해당 지역의 소비자가 구매 가능한 정도의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의미하며 acceptability란 목표 고객이 구매한 제품을 충분히 사용하고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이머징마켓에서 고객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을 낮춰야 하며 유지 비용도 개선해야만 그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머징마켓을 위한 신제품 개발 시 이런 요소를 고려한 선행연구는 매우 미흡하다. 본 논문은 affordability acceptability가 개선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제품 혁신에 대해 연구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인도 자동차 회사인 타타(Tata)의 저가자동차 나노(Nano) 개발 사례 연구를 통해 이머징마켓에서 나타나는 제품 혁신 특성에 대해 연구했다. 특히 제품의 affordability acceptability 개선을 위한 적용 기술, 제품 개발, 공정, 리더십, 협력 업체와의 관계 등의 관점에서 사례를 분석했다. 또한 본 연구는 각 제품 개발 단계에서 기술 및 자원의 제한적 사용이 오히려 저소득층(BOP·Bottom of Pyramid)을 위한 제품 개발의 성공요소임을 보여준다.

 

어떻게 연구했나?

제품 혁신의 문헌 연구를 통해 제품의 affordability acceptability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와해성 기술이란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은 오히려 떨어지나 제품의 가격 및 유용성, 편리성 등을 개선해 가격 대비 성능을 향상시키는 제품을 의미한다. 또한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와해성 기술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구조적 혁신, 모듈화, 파트너와의 협동이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구조적 혁신이란 제품의 핵심 개념(concept)은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부품들의 결합 방식 및 구조들을 변경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혁신 유형으로서 이러한 혁신은 기존 기술을 재구조화하기 때문에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추가의 재무적 투자가 필요 없고 제품의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모듈화는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해 고객맞춤 제품 개발이 가능하며 새로운 버전을 개발할 때 부품들의 공용화를 통해 제품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트너 기업과의 협동을 통해 제품 혁신이라는 위험성을 관리할 수 있으며 제품 개발을 위한 스피드와 유연성(flexibility)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문헌 연구를 통해 저자는 다국적 기업들이 제품 개발 사례를 분석할 수 있는 틀(framework)을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타자동차에서 개발한 나노 사례를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와해성 기술은 비주류 고객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기업의 자원을 와해성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주류 고객층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해성 기술의 잠재적 성장가능성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타타자동차의 국민차(People’s car) 개발에서도 CEO 라탄 타타(Ratan Tata)의 리더십이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많은 인도 가족들이 한 스쿠터에 함께 타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고(아빠는 스쿠터를 운전하고 아이 한 명은 앞에 앉히며 부인은 아이를 업은 채 뒤에 탄다) 초저가 자동차 개발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그는 저가 자동차의 대중화를 위해 2500달러라는 목표 가격을 설정하고 기존 제품을 모방하는 게 아닌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려했다.

 

둘째, 타타자동차의 사례는 저소득층(BOP)의 환경적 특성과 독특한 필요를 명확히 파악하는 활동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앞서 밝혔듯이 인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한 스쿠터에 함께 타고 다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라탄 타타는 이러한 수송형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인도의 저소득층에도 네 바퀴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 수준의 엄격한 안전성까지는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인도의 저소득층이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좀 더 안전한 운송수단을 만드는 데 1차적인 목표를 뒀다. 이를 위해 타타자동차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켰다. 첫째,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고려해 자동차의 크기가 작은 경차를 개발했다. 둘째, 제품의 대량 생산화, 즉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켜 비용을 절감했다. 셋째, 차체에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해 원가절감을 실현하는 동시에 연비를 개선했다. 넷째, 대부분의 부품을 모듈화해 한 공장에서 모든 조립이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용접 대신 접착제를 사용하는 등 조립 비용을 크게 줄였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이머징마켓에 제품을 출시할 때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역 역량(local skill)을 활용하려 한다. , 기존에 사용된 부품들을 현지 협력업체들을 통해 개발함으로써 부품의 구매 및 유통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을 시도한다. 하지만 막상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부품 현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충분한 개발능력을 보유한 현지 협력업체(local supplier)들이 적기 때문에 실제 제품 개발에서는 현지 협력업체들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타타자동차는 인도의 현지 협력업체들과 성공적으로 초저가 자동차인 나노를 공동 개발함으로써 현지 협력업체들의 제품 개발 능력을 보임과 동시에 이머징마켓에서 제품 개발을 위한 파트너 기업과의 협업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타타자동차 회사의 저가자동차 나노 개발과 관련된 사례를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이머징마켓에서의 신제품 개발 시 성공요인들을 제시했다. 이머징마켓에서의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affordability acceptability를 개선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와해성 기술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와해성 기술은 구조적 혁신, 부품의 모듈화, 그리고 파트너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와해성 기술을 중심으로 한 로테크(low-tech) 혁신은 기존 하이테크(high-tech) 혁신을 기반으로 주류 고객들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 온 글로벌 기업들에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현재의 사회 패러다임 속에서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제품 개발을 통해 경제적 이익과 사회 가치 창출을 모두 높일 수 있는 기술혁신이 미래 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이주성 KAIST 기술경영대학원 jooslee@kaist.ac.kr

필자는 미국 일리노이대(UIUC)에서 공학사, MIT에서 기술정책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도쿄대 경제공학연구센터 연구원, 엔트루(Entrue) 컨설팅 파트너스 선임 컨설턴트,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 연구 분야는 개방형 연구개발전략, 친환경 기술혁신, 하이테크산업정책이다.

 

 

Finance&Accounting

만기 긴 채권일수록 글로벌 변수에 민감

 

Based on “Global yield curve dynamics and interactions: A dynamic Nelson-Siegel approach” by Francis X. Diebold, Canlin Li, Vivian Z. Yue. (Journal of Econometrics, 146 (2008), pp. 351-363)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국고채의 이자율 구조와 관련된 수익률곡선(yield curve)에 대해 연구했다. 단순히 한 나라의 수익률곡선에 대해서만 살펴본 것이 아니라 글로벌 모든 채권 수익률과 곡선에 영향을 주는 글로벌 요인들의 존재 여부에 대해 탐구하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4개 국(미국, 독일, 일본, 영국)의 수익률 요인이 글로벌 요인에 의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국 국고채 수익률을 분석해서 글로벌 요인들을 추출했다. 그리고 이러한 글로벌 채권 수익률 요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밝혀냈다.

 

배경지식

● 채권수익률(債券收益率·Yield to Maturity on Bonds·Yield)이란 채권 투자자가 만기까지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채권의 시장가치와 일치하도록 만드는 할인율이다. 재무관리에서 흔히 보는 투자의 내부수익률과 비슷한 개념이다.

 

● 채권의 수익률곡선(yield curve)은 무이자 채권(zero-coupon bond)의 수익률을 만기에 따라 보여주는 그래프를 말한다. x축은 만기, y축은 이자가 없는 채권의 수익률이다. 수익률 곡선은 만기에 따라 이자율 값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며 이 곡선의 모양을이자율 기간구조(term structure of interest rates)’라고 한다.

 

● 이자율 구조를 결정하는 요인(factor) 중 세 가지가 특히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수준 요인(level factor)은 만기에 상관없이 모든 채권수익률에 동일한 영향을 준다. 따라서 수준 요인에 충격이 있을 경우 수익률곡선은 전체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2) 기울기 요인(slope factor)은 단기와 장기 수익률에 서로 다른 영향을 준다. 따라서 기울기 요인에 충격이 있을 경우 수익률곡선은 가파르거나 완만하게 된다. (3) 곡도 요인(curvature factor)의 변화는 수익률 곡선을 구부러지게 하거나 반듯하게 한다.

 

● 넬슨 시겔 함수(Nelson-Siegel functions)는 수익률곡선을 모형화하는 가장 인기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 함수는 추정이 용이하고 적합도가 뛰어나 많이 사용되는 통계모형이다. 다만 넬슨-시겔모형은 시계열 모형이 아니라 횡단면 모형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적 넬슨-시겔 모형(Dynamic Nelson-Siegel functions)이 개발됐고 최근 많이 사용된다.

 

● 넬슨 시겔 함수는 다음과 같다.

 

어떻게 연구했으며 결과는 무엇인가?

저자들은 1985 9월부터 2005 8월까지 각국의 만기 한 달 이상, 만기 15년 이하의 채권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수익률 곡선의 움직임을 잘 예측한다고 알려진 동적 넬슨-시겔 모형을 계량해서 사용했다. 기존의 동적 넬슨-시겔 모형은 3가지 요인(수준, 기울기, 곡도)으로 분석한 반면 본 논문에서는 수준과 기울기만 사용했다. 곡도는 만기가 매우 짧거나 긴 경우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준 요인은 모든 만기 수익률에 동일한 영향을 준다. 기울기 요인은 만기가 짧은 경우에는 영향을 많이 주지만 만기가 길어질수록 영향력이 감소한다. 곡도 요인은 중간 만기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또한 저자들은 동적 넬슨-시겔 모형을 단일국가에서 다국가로 확장해서 분석했다. 각국 국고채 수익률을 사용해서 잠재적인 글로벌 수익률 요인을 추출하고 분석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글로벌 채권 수익률 요인이 존재한다. 분석 대상인 모든 국가들의 채권 수익률은 글로벌 수익률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결과는 채권 만기나 발행국가와 상관없이 발견된다.

 

●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글로벌 요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 글로벌 수익률 요인은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예를 들어 글로벌 수준 요인과 G7 국가의 평균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관계는 0.75, 글로벌 기울기 요인과 G7의 연간 GDP 성장률과의 상관관계는 0.27로 파악됐다. 이는 글로벌 수준과 기울기 요인들이 글로벌 거시경제와 글로벌 경기변동(global business cycle)을 잘 설명해준다는 점을 암시한다.

 

● 채권 수익률이 결정될 때 글로벌 요인들은 1995년 이후 중요성이 커져왔다. 그리고 채권 시장이 세계적으로 통합되는 추세로 볼 때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이상의 결과는 채권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나 채권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시장의 요인과 더불어 반드시 글로벌 채권시장의 요인들을 투자 및 포트폴리오 구성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할수록 글로벌 채권요인을 고려하는 점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개별 국가 채권수익률이 글로벌 수익률 요인에 영향을 받는 현상을 이용해서 채권공매도가 허용되는 나라에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글로벌 채권 수익률 요인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나 GDP와 같은 거시경제 측면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투자 및 정책 결정에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로 판단된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이화여대와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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