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이젠 국가경쟁력이다

103호 (2012년 4월 Issue 2)


언제부터인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할 키워드로빅데이터(Big Data)’가 주목받고 있다. 거의 모든 IT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의 이슈로 빅데이터를 꼽았고 각종 미디어에서는 빅데이터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여기서빅데이터라는 단어의 의미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빅데이터에는방대한 양(Volume)’의 데이터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데이터의 양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빅데이터가 작년 말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까닭은 모바일 기기, 온라인 상거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하루에 250경 바이트 분량의 비정형 정보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의생성 속도(Velocity)’다양성(Variety)’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몇몇 기관에서는 양과 속도, 다양성의 세 가지 속성을 가진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 세 관점에서의 빅데이터를 수집·축적하는 것만으론 의미가 없다. 비즈니스에 유효한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가치(Value)를 지닌 데이터라는 의미를 더한 4V(Volume, Velocity, Variety, Value)를 진정한 빅데이터라 강조하고 싶다.

 

물론 빅데이터 안에서 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빅애널리틱스(Big Analytics)’ 기술이 현실화되면서 분석할 수 없었던 빅데이터가 분석이 되고 해석이 돼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낼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빅데이터에 주목하는 이유다. 벌써 적지 않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비즈니스를 최적화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안보, 재난재해, 질병, 범죄 등 국가와 국민을 위협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04년부터 질병, 금융위기 등 모든 국가적 위험을 수집·분석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으로 연간 3450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 누락과 불필요한 세금 환급을 줄이게 됐으며 LA 카운티는 육아 서비스 부당 청구 사례를 80% 이상 적발해 연간 700∼300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LA 주정부도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 아동학대를 미연에 감지 및 차단함으로써 연간 2600만 달러의 예산을 줄이고 있다. 독일 연방 노동기관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고용으로 3년간 100억 유로를 절감했다.

 

빅데이터 분석은 국가 재정의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한 삶에도 기여한다. 미국은 국토안보부를 중심으로 테러·범죄 방지를 위한 범정부적 빅데이터 수집, 분석 및 예측 체계를 도입했다. FBI 1시간 안에 범인의 DNA를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했으며 테네시주 멤피스시는 실시간 범죄감시센터를 구축,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건 패턴을 수집해 범죄 예방에 활용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시민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1823 콜센터에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 민원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적시에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빅데이터를 정책에 활용하는빅데이터 활용시대를 선포했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국가전략으로 가져가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빅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바꿀 수 있는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데이터에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 가치를 읽어내는데이터 과학(Data Science)’을 연구하는 과학자를 하루 속히 확보해야 한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고 있는 직업이 바로 데이터 과학자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국가가 나서서 데이터 과학자 양성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빅데이터 사회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빅데이터 사회에서 살고 있다. 국민 삶의 질과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해법은 빅데이터에 있다.

 

 

 

조성식 SAS코리아 사장

필자는 고려대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30년 동안 정보기술 분야에서 일했다. 현대정보기술, LG-EDS, SAP코리아를 거쳐 2004년부터 SAS코리아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 한국통계학회 부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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