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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진출 템포와 전략이 승부 가른다

김준한 | 61호 (2010년 7월 Issue 2)

많은 기업들이 금융위기 이후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해 내부유보 등의 방식으로 현금성 자산을 축적하고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암중모색’이라는 말이 현재 시장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암중모색의 대상이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 그리고 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및 유럽연합(EU)이 금융위기 국면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이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며 선진국의 빈 자리를 메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의 거대시장, 아프리카와 남미의 자원에 세계 기업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 해외진출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실제로 국내 모기업의 해외 투자사례를 보면 해외투자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이 기업은 2004년 이후 해외사업 양해각서를 52건이나 체결했지만 실제 수익이 발생한 건수는 7건에 불과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원정 첫 16강에 진출한 것이 2002년 안방에서 4강을 거둔 것 못지않게 높이 평가 받는 이유도 낯선 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흥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신흥시장 진출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철저한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 해외 신흥시장 진출 결정에 혹시 ‘me-tooism(남이 하니 나도 한다)’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봐야 한다. 나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고, 나의 경쟁우위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목표시장이 어딘지를 선정하는 것이 먼저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아시아, 중남미, 동구권 등 신흥시장에서 고급 휴대전화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속하게 저가 휴대전화 시장을 공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결과 2007년 14%이었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0년 상반기 현재 20%를 넘어섰다.
 
둘째, 리스크를 고려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고위험 고수익’은 금융시장뿐 아니라 신흥시장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이다. 신흥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위험요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탄력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나 카르푸가 중국, 한국 등에서 실패했던 사례는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기업도 신흥 시장에서 얼마든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진출 방법과 시점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템포가 중요하다.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보다는 사업을 작게 시작해 점차 크게 늘려나가는 ‘실물 옵션(Real Option)’적인 사고나, 위험 요소는 줄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그룹 차원의 동반 진출을 도모하는 ‘패키지 딜’ 방식도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아프리카나 중동 등의 미개척 유망 시장진출을 위한 유망한 대안으로 패키지 딜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셋째, 신흥시장 진출에는 기업이 보유한 많은 경영자원이 투입돼야 한다. 투자부서나 해외 부문만의 일이라는 생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자원배분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 기존 핵심역량마저 흔들릴 위험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예산, 인원 등을 적절히 배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략적 제휴나 합작투자, 유연한 파트너십 구축 등의 방법도 부족한 역량을 메우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진출은 진출 자체보다 진출 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이 점에서 해당 국가 혹은 주민과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동반자적인 인식은 필수다. 현지 밀착형 마케팅, 현지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한 조달 확대 등의 현지화 노력 외에도 환경 보호, 빈민 구호 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한 성공 요소다. 진정한 현지화는 현지 투자기업, 현지인과 ‘우리 기업’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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