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에 태동한 행동경제학은 고전경제학 이론의 대전제를 뒤흔들었다. 주류경제학은 효용의 극대화를 위해 개인이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고전경제학 이론의 대전제 위에 세워졌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을 들여다보면 예측불허의 개인들과 집단 심리로 인해 비합리적 의사 결정이 촉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상적이지 않은 결과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적으로 설계된 전략 계획수립 프로세스조차 항상 최적의 의사 결정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최근 실시한 맥킨지 글로벌 서베이는 기업 경영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편향의 빈도 및 정도를 분석하였다. 경영진에게 회사 내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만족스럽거나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한 최근의 전략적 의사 결정 하나를 꼽도록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편향을 집중분석했다.11 The McKinsey Quarterly는 2008년 10월에 이 설문을 실시했다. 전 세계 다양한 업종, 지역, 기능 부문의 경영진 총 2207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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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한 의사 결정은 충분한 토론과 사실에 입각한 객관적인 평가, 기업 역량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편향이 개입될 여지가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의사 결정 결과가 만족스러웠던 경우에도 모든 영역의 활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경영진은 대답했다. 전략적 목표와 인센티브의 연계, 경쟁업체 대응에 대한 예측 등은 만족스러운 의사 결정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효과적이지 않은 영역으로 지적됐다.22 경쟁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에 관한 또 다른 맥킨지 서베이 결과임. ‘경쟁업체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 맥킨지 글로벌 서베이’, mckinseyquarterly.com, 2008년 5월호 참조.
닫기 또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기업들은 설문에 서술된 특정 의사 결정 결과와 상관없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내부 실행 역량에 훨씬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결정 결과가 만족스러운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능한 한 빈틈없는 전략적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이 내린 의사 결정 결과에 만족하는 경영진은 해당 프로세스가 선입견과 편향을 상당 부분 배제한다고 확신하고 있었으며, 해당 프로세스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지불식간에 어느 정도의 편향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3 전반적으로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영진은 자신 또는 자사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각각의 편향 정도에 대한 응답 차이는 경영진이 만족 또는 불만족 요인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닫기 (표1)
만족스러운 결과를 달성한 기업들은 여러 방안을 통해 이를 성취하였다. 설문에 응한 경영진의 답변에서 3가지 공통적인 주제가 도출됐다. 첫째는 ‘평가’다. 의사 결정 결과에 만족하는 경영진은 △수요 및 경쟁사의 반응 예측 △자체 역량 평가 △구체적인 의사 결정에 맞는 최적의 평가 접근법 수립 프로세스에서 자사의 관행을 높이 평가했다.
둘째 주제는 ‘프로세스’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한 기업의 경영진은 △상반되는 증거 발굴하기 △의사 결정자들이 주요 정보 공유하기 △반대 의견 허용하기 △고위 경영진의 강력한 지지에 안주하지 않고 비즈니스 사례를 철저히 검토하기 △진정한 혁신 아이디어를 고위 경영진과 공유하기 등과 관련해 자사의 프로세스를 높이 평가했다.
셋째는 ‘목표에 대한 집중’이다. 만족도가 높은 응답자들은 인센티브와 의사 결정을 재무 및 전략적 목표뿐 아니라 장단기 목표와 연계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자사의 전반적인 전략적 의사 결정을 높게 평가한 경영진은 의사 결정 결과와 상관없이 특정 의사 결정 사항을 수행하는 자체 실행 역량에 대해 매우 현실적으로 평가했다.(표2)
실제 전반적으로 선진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은 해당 의사 결정 결과에 대한 만족도와 상관없이 실행 역량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 부문에서 셋째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반면에 전반적으로 그릇된 의사 결정을 내린 기업들은 실행 역량에 대한 현실적 평가 부문 순위가 만족스러운 의사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는 응답자 가운데 6위, 잘못된 의사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는 응답자 가운데 10위를 각각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