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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얻는 경영 TIP

인천상륙작전, 기습 성공한 이후 간과한 것

최중경,정리=배미정 | 411호 (2025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경쟁사의 움직임과 시장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경영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다. 정보 수집의 중요성은 전쟁에서도 드러나는데 일본군이 진주만 공습에서 미군 항공모함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전략적 실패로 이어졌다. 반면 미군은 미드웨이해전에서 일본군의 작전을 사전에 감지해 매복 후 기습 공격하면서 대승을 거뒀다. 타넨베르크전투에서는 독일군이 러시아군의 평문 통신을 감청해 기동전으로 승리했으나 서부전선에서 병력을 차출하는 전략적 실책이 결국 독일의 패배를 초래했다. 디엔비엔푸 전투에서도 프랑스군은 정찰 실패로 북베트남군의 포병 전력을 간과해 결국 기지를 잃고 패배했다. 인천상륙작전은 기습에는 성공했지만 중공군 개입을 예측하지 못해 서울을 다시 빼앗기며 전략적 완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전쟁과 경영에서 정보전이 승패를 좌우하며 적의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하는 것이 작전 성공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는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시장 변화와 경쟁사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게 된다.



경영을 할 때 경쟁 회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경쟁사가 생산시설을 늘리는지, 신제품을 내놓는지, 산업 판도를 바꿀 만한 신기술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는지 신경 써야 한다. 정신줄 놓고 있다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도 셀 수 없이 많다. 예컨대 코닥, 후지 등 사진기와 필름을 생산하며 잘나가던 업체가 디지털카메라의 출현으로 큰 경영 위기를 겪었던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코닥은 사실 내부 연구진이 디지털카메라 개념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시제품까지 제작해 1977년에 특허까지 받으며 달라진 시대에 대비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개발한 카메라의 덩치가 너무 커 휴대하기 어렵고 흑백사진만 저장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기에 경영진은 디지털카메라의 상용화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필름 시장이 더욱 지속될 것이라 보고 디지털카메라의 경량화, 칼라 사진 저장 등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을 미뤘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1981년, 소니가 휴대가 간편한 소형 디지털카메라 마비카(Mavica)를 출시하며 시장 판도를 바꿔버렸단 사실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규제당국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학제품 제조회사의 경우 생산하고 있는 품목이 규제 대상 리스트에 올라가면 큰 타격을 받게 되므로 규제당국의 움직임과 학계의 연구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학계에서 독성 연구 결과가 나오고 규제당국이 확인 단계에 들어가면 관련 제품 라인의 축소 또는 폐쇄를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전쟁터에서는 비교적 단순하다. 적군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승리의 필요조건이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놓치면 기습공격을 받아 치명타를 입을 수 있고 기습공격을 할 때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1941년 12월 일본 연합함대의 진주만 공습은 성공한 작전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미군 함대 이동 상황에 관한 정보가 부족했던 나머지 미군 함대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데 실패했다. 6개월 후인 1942년 6월 미드웨이해전에서 미군은 일본 연합함대의 항공모함 4척을 모두 격침시키며 대승을 거뒀다. 일본 연합함대의 움직임을 미리 알고 공격 개시 지점 근처에서 매복하고 있다 기습했기 때문이지만 큰맘 먹고 결행된 진주만 공습이 목표한 ‘미군 태평양 함대 궤멸’을 달성하지 못한 데서 근본 이유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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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중경choijk1956@hanmail.net

    한미협회장

    최중경 한미협회장은 33년간 고위 관료와 외교관을 지냈고 동국대 석좌교수, 고려대 석좌교수, 미국 헤리티지재단 방문연구원, 한국공인회계사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미 협력을 증진하는 민간단체인 한미협회 회장과 자선단체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NGO인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저서로는 『청개구리 성공 신화』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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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배미정

    정리=배미정soya1116@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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