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서 배우는 경영

주역에 ‘큰돈 버는 비결’도 있다고요?

344호 (2022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주역의 산택손괘와 풍뢰익괘는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시대의 흐름을 주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위험도 감수하되 불필요한 지출은 최소화해야 한다. 노년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해야 한다. 투자 종목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과감하게 손을 떼야 한다. 의사결정에 구조는 단순히 하며 중용을 지키면서 언론이나 정치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큰돈을 벌면 겸손한 태도로 사회와 나눠야 덕을 칭송받는다.



기업 활동의 결과를 수치로 표시한 손익계산서의 ‘손익’이라는 개념도 주역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주역 64괘 가운데 산택손(損)괘와 풍뢰익(益)괘의 괘 이름인 손과 익을 합친 것이 손익이다. 하지만 현대 경영학에서 사용되는 손익의 개념과 주역에서 말하는 손익의 개념은 조금 다르다. 경영학에서는 손익을 ‘손실(loss)’과 ‘이익(profit)’이 합쳐진 의미로 사용하지만 주역에서는 자본의 이전이나 분배, 투자의 의미로 쓴다. 자본 흐름의 결과로 기존의 자원에 결함이나 보충이 생긴다는 측면에서는 손실과 이익의 의미를 내포하는 듯하다. 그러나 주역에서는 사라지는 현재적 가치보다는 새롭게 생성되는 미래적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산택손(損)괘는 위에 있는 산이 자신의 내부 기운을 덜어내어 아래의 연못에 보태주고, 연못은 자신의 물을 덜어내어 산에 보태주는 형상이다. 풍뢰익(益)괘도 바람과 우레가 자신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상대를 더 강화하며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형상이다. 손괘와 익괘에 담겨 있는 공통적인 핵심 메시지는 나의 것을 덜어(損) 타인에게 보태주는(益) 것이다. 나를 약화시키고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나를 강화시키고 나에게 이득이 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 주역에서 말하는 진정한 손익의 의미이다. 주역에 의하면 손실은 손해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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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택손괘와 풍뢰익괘의 각 효사는 어떻게 효율적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는지, 벌어들인 수익이 미래의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첫 번째 비결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것을 의사결정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용위대작(利用爲大作) 원길(元吉) 무구(無咎).’ 대작을 이용하면 매우 길하고 허물이 없다. 대작(大作)은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큰 틀이나 플랫폼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를 들자면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이다. 이런 대작을 투자에 이용하면 대박을 기대(元吉)할 수도 있고 결코 손해날 일이 없다(無咎)는 것이 주역의 조언이다. 제프 베이조스는 어느 해 인터넷의 사용량이 3000배 이상 급증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은 후 아마존을 창업했다. 하워드 슐츠는 수동식 커피 드립 추출기 판매량의 지속적인 증가 흐름을 보고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둘째, 명망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십붕지구(十朋之龜) 불극위(弗克違) 영정길(永貞吉).’ 십붕의 거북점은 결코 어긋나는 일이 없으니 언제나 곧고 길하다. 붕(朋)은 고대 중국의 화폐로 쓰이던 조개껍데기이다. 십붕(十朋)은 상당한 액수의 돈을 뜻한다. 구(龜)는 의사결정에 참고하기 위해 점을 치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행위를 뜻한다. 즉,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더라도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상담이나 컨설팅을 받으라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과 점심을 한 끼 하는 비용이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데 주역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결코 거품은 아닌 셈이다.

셋째, 수익을 내려면 투자 대상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하게 하고 필요하면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익(益) 이유유왕(利有攸往) 이섭대천(利涉大川).’ 익은 가는 것이 이롭고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 수익을 내려면 우선 수익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주식 차트를 보면서 분석을 하다가 필요한 시점이 오면 손실 날 각오를 하고 과감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 ‘High risk high return’이 투자에 대한 주역의 기본 원칙이다. 아서 록은 스타트업 기업이던 인텔에 3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인텔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전망하던 다른 투자자들이 망설일 때 아서 록은 과감하게 베팅했다. 아서 록이 투자한 30만 달러는 7억 달러로 가치가 불어났으며 그 돈으로 그는 프로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매입해 구단주가 됐다. 애플이나 구글도 초기에는 미래가 불확실했다. 하지만 리스크를 각오하고 큰 강을 건넌 투자자들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넷째, 가용 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오직 투자에만 집중하라. ‘갈지용(曷之用) 이궤(二簋) 가용향(可用享).’ 의복은 검소하게 하고 제사는 간소하게 지내되 정성을 다한다. 갈(曷)은 거친 삼베옷을 뜻하는 갈(葛)과 같은 의미이고, 이궤(二簋)는 두 개의 제기를 뜻한다. 가용향(可用享)은 신께 제물을 바쳐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다. 큰 제사에서는 팔괘나 육괘를 사용하고 보통의 제사에서는 사괘를 사용한다. 따라서 이괘로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간소하게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다. 투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타 비용은 가급적 줄이고 투자에 최대한 집중하라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주역은 애프터서비스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친절한 투자 가이드북이다. 투자 이후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행동 지침도 일러준다. 첫째, 인생 말년에는 공격적인 투자를 삼가라. ‘이정(利貞) 정(征) 흉(凶).’ 이롭고 정한데 정복하려 들면 흉하다. 이정(利貞)은 투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인생행로에서 보면 안정기에 접어든 노년의 때를 가리킨다. 이때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투자하라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과 같은 공격적인 투자(征)에 나섰다가는 쪽박(凶)을 차기 십상이니 신중해야 한다고 주역은 말한다.

둘째, 빠질 때는 확실하게 빠져라. ‘이사(已事) 천왕(遄往) 무구(無咎) 작손지(酌損之).’ ‘일이 생기면 빨리 떠난다. 그래야 흠이 없다. 속으로 셈하면 손해다’라는 뜻이다. 이사(已事)는 투자한 종목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는 최대한 빨리 손을 떼라(遄往)는 것이 주역의 조언이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작손(酌損)은 ‘손해 본 게 얼만데’ 하면서 망설이는 태도를 가리킨다.

셋째,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하게 하되 고립적 상황은 만들지 않는다. ‘삼인행(三人行) 즉손일인(則損一人) 일인행(一人行) 즉득기우(則得其友).’ 세 사람이 길을 갈 때는 한 사람을 빼고, 한 사람이 길을 갈 때는 친구를 얻는다. 인생 후반기에는 인간관계를 최대한 단출하게 하는 것이 좋다. 투자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만의 패턴이 생긴 후에는 정보 습득 채널을 신뢰할 만한 채널을 몇 가지로 좁히는 것이 좋다. 그래서 세 사람이 길을 갈 때는 한 사람을 뺀다고 했다. 그렇다고 혼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최소한의 친구와 채널은 남겨둬 스스로 갈라파고스와 같이 외딴섬에 고립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래서 한 사람이 길을 갈 때는 친구를 얻는다고 했다.

넷째, 중용의 태도를 견지하되 필요하면 공적인 자원이나 정치적 백그라운드도 활용하라. ‘중행(中行) 고공(告公) 용규(用圭).’ 중행하되 공에 고하고 규를 쓴다. 공(公)에 고한다는 것은 미디어 등을 통해 대중에게 어필한다는 의미이고, 규(圭)를 쓴다는 것은 권력의 힘을 활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컴퓨터와 자신을 타임지의 표지 모델로 싣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워런 버핏은 공화당 국회의원이던 아버지가 죽은 후 민주당으로 전향, 정치적 소신을 적극 피력했으며 때로는 백악관의 힘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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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을 벌고 성공하면 사람들이 이름을 칭송하고 덕을 찬양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돈을 많이 벌었어도 대중들의 비난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 차이를 주역 풍뢰익괘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유부혜심(有孚惠心) 물문(勿問) 원길(元吉) 유부(有孚) 혜아덕(惠我德).’ ‘진심으로 은혜를 베풀고 공치사하지 않으면 매우 길하다. 믿음이 있으니 사람들이 나의 덕을 은혜로워 한다’는 의미다. 물문(勿問)은 자신이 이룬 치적을 남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사회적 신뢰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대중들이 그의 덕을 칭송한다. 노자도 도덕경 2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이불사(作而不辭) 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易不恃) 공성불거(功成不居).’ ‘만들었지만 공치사하지 않으며, 낳았지만 소유를 주장하지 않고, 일을 한 후에도 자랑하지 않으며, 공을 이루고도 머물지 않는다.’ 그런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면 사람들이 저절로 감화를 받고 덕을 칭송한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미국에서 손꼽히는 부호들은 자신들이 이룬 부를 자랑하지 않았다. 대신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 대중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CEO에서 물러난 후 전 재산을 공익 기금으로 내놓았으며 지구촌의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워런 버핏은 수십조 원에 이르는 개인 재산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재단에 출연한 후 오마하의 현자로 검소하게 살아가고 있다. 주역에서 말하는 방식대로 투자해서 큰돈을 벌었고 주역의 가르침대로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규 인문학자 chamnet21@hanmail.net
필자는 서울대 사회교육학과와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대에서 정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승강기대 총장과 한서대 대우 교수, 중부대 초빙 교수 등을 지냈다. 동서양의 고전을 현대적 감각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에 『다시, 논어』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존재의 제자리 찾기; 청춘을 위한 현상학 강의』 『그리스, 인문학의 옴파로스』 『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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