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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회계

현금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고요?

김범석 | 268호 (2019년 3월 Issue 1)
좋은 현금흐름 구조는 따로 있다!?
평소 철수는 ‘현금이 탄탄한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10여 년 전, 친구의 권유로 투자한 회사가 지속적인 이익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자금 유동성 악화로 ‘부도’가 나서 낭패를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누가 주식 투자를 권유하면 손사래를 치면서 “현금을 많이 보유한 회사면 고민해 보겠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이야기가 오가던 어느 날 평소 회계에 조예가 깊던 한 사장이 “현금이 많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현금 자체도 중요하지만 현금흐름의 방향성도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철수는 한 사장이 잘난 체를 하는 것만 같다. 아니, 현금이 쌓이면 좋은 거지, 그리고 현금에 꼬리표도 없는데 어떻게 방향성을 알 수 있단 말인가?

당장 회사에 현금 1 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만약에 현금 대부분이 은행과의 차입 거래로 발생한 것이라면 어떨까? 당장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미래에 갚아야 할 부채다. 따라서 회사에서 현금을 바라볼 때도 현금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재무상태표를 통해 특정 시점의 현금 잔액을 알 수는 있겠지만 현금이 어떤 과정을 통해 증가 또는 감소했는지는 알 수 없다. 현금 그 자체에는 꼬리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손익계산서를 통해 회사의 손익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원인을 알 수 있지만 회사의 현금흐름 2 과 손익이 항상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만을 가지고 현금의 증감 원인을 정확히 아는 데는 한계가 있다. 회계에서는 ‘현금흐름표’를 별도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현금흐름표를 통해 회사 현금흐름의 증감 원인을 알 수 있다.

회사의 활동은 크게 보면 1) 회사의 운영 및 투자를 위해 현금을 조달하는 재무활동 2) 영업활동의 기반이 되는 자산을 취득하는 투자활동 3) 이익을 창출하는 영업활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회계 규정상 현금흐름표는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분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통해서는 회사가 본연의 활동으로 얼마만큼의 현금을 창출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가령 카페를 운영한다면 커피를 판매해 얻은 수입, 커피 원두를 구입한 비용 및 종업원 급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통해서는 향후 영업에 대한 계획을 미리 알 수 있다. 카페를 확장하기 위해 구입한 건물이나 카페 인테리어 비용, 커피머신 구입 비용 3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을 통해서는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자금의 조달 및 상환과 관련된 현금의 입출금을 알 수 있다. 가령,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금흐름이 구성돼야 좋은 현금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가능한 (+)의 현금흐름이 발생하면 좋겠지만 투자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회사의 발전 단계에 따라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즉, 회사의 수명주기에 따라 바람직한 현금흐름의 양상이 다르다는 의미다. (표 1)



우선 도입기에는 회사가 시장에 진출하는 시기이므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나 투자가 많아져 현금의 유출이 발생한다. 또한 영업 초기이므로 매출은 미진하다. 따라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유출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사의 성장기에는 점점 매출이 증가하고 손익계산서상 이익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이 발생한다. 또한 매출이 더 성장할 여유가 있으므로 여전히 많은 시설 투자와 자금 조달도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여전히 투자 및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는 현금 유출이 발생한다.

반면 회사의 사업이 성숙기에 다다르면 매출은 정점에 다다르지만 매출성장률은 정체되기 마련이다. 또한 회사는 추가 투자를 할 기회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현금이 유입되고, 여유 자금으로 그동안 쌓였던 부채를 상환하므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유출이 발생한다. 투자 활동은 회사의 여력에 따라 현금유입 또는 유출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쇠퇴기에 접어들면 회사는 일부 사업을 매각 또는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하므로 기존의 설비를 처분하는 등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입이 발생하고, 부채의 상환도 병행되므로 재무활동현금흐름도 유출이 발생한다. 또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유입이 적어지거나 유출이 발생하게 된다.


DBR mini box: 회계 실무 TIP: 간접법 vs. 직접법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방법은 간접법과 직접법 두 가지가 있다. 직접법이란 말 그대로 현금주의에 따라 입금과 출금 내역을 기준으로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현금흐름이 직접 눈에 보이기 때문에 정보이용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더 쉽고 유용하다. 다만, 회계는 현금주의가 아니라 발생주의에 기반해 거래를 기록하기 때문에 현금흐름표를 직접법으로 만들려면 발생주의로 기록해 놓은 장부를 이것저것 많이 손대야 한다. 마치 처음부터 현금주의로 장부를 기록한 것처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에서는 간접법이 많이 활용된다. 간접법이란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에 현금의 유출이 없는 비용을 더하고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을 차감한 후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및 부채의 변동을 표시하는 방법이다.

실무를 깊게 들어가면 머리가 아프겠지만 회계를 이해하는 입장에서는 간접법과 직접법의 구분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직접법이든, 간접법이든 현금흐름은 영업, 투자 및 재무활동으로 분류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김범석 회계사 ah-men@hanmail.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 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최고경영자(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김범석 | -회계사
    -(현) 글로벌 패션회사의 Group Accounting 업무를 담당
    -삼일회계법인 및 PWC Consulting에서 CEO Agenda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음
    ah-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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