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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Interview: 린스타트업의 대부 스티브 블랭크 스탠퍼드대 겸임 교수

코로나 이후 고객 변화 잡으려면
추측-실험-피벗하는 ‘스타트업 방식’으로

배미정 | 313호 (2021년 0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이후 고객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가설과 검증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수정하는 피벗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에서 피벗이 어려운 이유는 ‘프로즌 미들(Frozen Middle)’ 문제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실행 그룹과 혁신 그룹을 구분하고 그들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조직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혁신의 성격에 따라 실행 방식이 달라져야 하는데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혁신의 경우, 규정집의 부록 같은 별도 절차를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혁신의 경우, 아예 별도 건물에 독립적인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각종 혁신 활동 포스터를 붙이고 단체 티셔츠와 커피잔을 맞춘다고 혁신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조직이 혁신을 어떻게 실현시킬지에 대한 공통의 규칙과 신뢰 체계, 즉 혁신 강령을 구축해야 한다.



편집자주
스티브 블랭크 교수와의 화상 인터뷰 내용은 DBR 유튜브채널 ‘DBR tv’에서도 만나실 수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 경영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수정하는 ‘피벗(Pivot, 방향 전환)’ 전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에어비앤비는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급작스럽게 전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단거리 여행과 단기 임대 중심으로 빠르게 궤도를 수정해 고객을 놓치지 않았다. 반면, 위기에 대응하는 데 실패해 파산에 이른 기업도 수두룩하다. 이처럼 피벗에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무엇일까?

피벗은 린스타트업(Lean-startup) 방법론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 스탠퍼드대 교수가 2003년 ‘고객 발견(discovery) - 고객 검증(validation) - 고객 개척(creation) - 조직 구축(company building)’의 4단계로 구성된 고객 개발 모델(Customer Development)을 만들면서 고객 검증에 실패하면 빠르게 궤도를 수정해 다시 고객을 발견하는 과정, 즉 피벗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뒤이어 당시 IMVU를 창업하고 블랭크 교수의 강의를 들었던 에릭 리스(Eric Ries) 현 장기증권거래소(Long Term Stock Exchange) 대표가 고객 개발 모델에 소프트웨어 기업의 애자일 관행을 결합한 경영 방식을 ‘린스타트업’라고 명명했다. 여기서 리스는 피벗의 의미를 고객 개발에 한정하지 않고 전략의 변화로 확장했다. 2010년 알렉산더 오스터왈더가 저서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에서 창업가들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면서 린스타트업 모델이 완성된다. 블랭크 교수에 따르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가설을 설계하고, 고객 개발과 애자일 방법론을 바탕으로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함으로써 혁신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골자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피벗을 포함한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선구자로 알려진 스티브 블랭크 스탠퍼드대 경영공학부(MS&E) 겸임 교수를 줌(Zoom)으로 화상 인터뷰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블랭크 교수와의 두 차례 인터뷰를 요약, 소개한다.

블랭크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즈니스 환경의 예측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짐에 따라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 예컨대 고객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빠르게 테스트하는 린 방식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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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스티브 블랭크

스티브 블랭크(67)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연쇄 창업가이자 창업 교육자이다. 1980∼90년대에 기술 관련 스타트업 8개를 창업했으며 그 경험을 살려 고객 개발 방법론을 개발해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교육자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고객 개발 모델과 애자일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결합한 ‘린 런치패드(Lean LaunchPad)’ 클래스를 설계했다. 그의 교육 커리큘럼은 전 세계 유수 대학뿐 아니라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혁신 사업(the National Science Foundation Innovation Corps)에 도입됐으며, 국방(the Hacking for Defense)과 외교(Hacking for Diplomacy programs)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스탠퍼드대 겸임 교수이자 컬럼비아대 선임연구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강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피벗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피벗의 의미는 무엇인가?

피벗은 현재 작동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부분 혹은 그 이상을 수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벗은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고객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학습하고 발견한 결과이다.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때는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실행하는 방식이 통했다. 하지만 중국, 신기술 같은 새로운 변수가 끊임없이 생기고 파괴적인 비즈니스가 나타나는 21세기에 피벗의 중요성이 커졌다. 피벗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 있도록 이끈다. 단순히 타깃 고객을 바꾸거나 상품이나 서비스의 일부 특성을 바꾸는 게 전부가 아니다. 오스터왈더가 정의한 비즈니스 캔버스의 9개 블록1 중 어떤 부분도 피벗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동안 이런 변화를 예측한 책이나 계획은 없었다. 계획을 세워야 하는 대기업 신사업 부서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고객의 변화를 따라잡으려면 스타트업처럼 사고하는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은 계획에 따라 일하지 않는다. 그들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들, 쉬운 말로 ‘추측’에서 출발하는 데 익숙하다. 이런 추측은 언제든 ‘틀려도 괜찮다’. 빠르게 실험, 테스트하고 학습해 다른 가설로 바꾸면 된다. 피벗에 담긴 핵심 아이디어는 조직과 리더십이 그런 신속한 변화를 허락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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