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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코로나19는 블랙스완인가, 뉴노멀인가

앤드루 윈스턴(Andrew Winston) | 298호 (2020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와 기업이 두려워한 블랙스완1 인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을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뉴노멀이기도 하다. 이번 위기는 기업들에 몇 가지 통찰을 던진다. 첫째, 의심스러운 시기일수록 주식이나 수익 등 경제적 이해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둘째, 경제적 회복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보다는 리스크 완화 등에 가치를 두고 이전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셋째, 소통이나 여행과 관련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정책과 정치적 주변부에서 벗어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이처럼 블랙스완은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영구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편집자주
이 글은 2020년 3월16일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온라인 사이트에 실린 스페셜 기사인 ‘Is the COVID-19 Outbreak a Black Swan or the New Normal?’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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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코로나19에 대해 무슨 말을 하든 독자들이 실제 글을 읽을 때에는 이미 지나간 얘기가 돼 있을 것이다. 사회에 엄청난 속도로 퍼지는 것들의 특징이 으레 그렇듯이 말이다. 현재 벌어지는 상황은 그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코로나19가 과연 우리 사회와 기업이 두려워한 블랙스완이 아닐지 의문을 품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리고 대답부터 먼저 하자면 블랙스완이 맞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우리가 앞으로 일상적으로 겪을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뉴노멀2 이라 부를 수도 있다.

인류의 비극이 대규모로 전개되는 와중에 ‘이로부터 얻은 교훈’을 논하는 것이 시기상조다. 그러나 지금 당장 다른 문제에 대해 생각할 여유는 없고 우리 두뇌는 현 상황을 타개할 만한 뭔가 유용한 것을 찾는다. 그래서 필자는 코로나19라는 이 글로벌 난제, 그리고 이 질병이 기후변화 등 인류의 다른 거대 쟁점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고찰했다.

거시적 관점에서 얻은 통찰

지수적 확산이란 개념을 더 잘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 2020년 2월11일 당시만 해도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의 수는 400명이 채 안 됐다. 그러나 불과 5주 후, 그 숫자는 9만 명 이상으로 치솟았다. 하루에 18% 이상 증가한 셈이다.

교사들은 오랫동안 지수적(exponential) 성장이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 이런 비유를 들었다. 연못에 수련이 하나 있다고 치자. 수련은 하루에 두 배씩 늘어나고, 30일 후 연못은 완전히 수련으로 뒤덮일 것이다. 그럼 연못의 반이 뒤덮이는 날은 언제일까? 혹은 1%만 뒤덮이는 날은? 정답은 각각 29일째와 24일째 날이다. 증가율을 하루에 두 배인 100% 대신 50%로 바꿔도 그 답은 28일째와 19일째가 된다.

이 개념을 코로나19라는 맥락에서 보면 우리가 ‘확진자 증가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지 못하면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엄청나게 빨리 확산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의료 관리 시스템과 경제 또한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지수적 증가율을 보이며 지구의 최대 위기로 떠오른 난제들을 관리해 본 (또 부분적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인구, 자원 활용, 온실가스 배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산업혁명 시대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런 문제들은 모두 비선형적 곡선을 따라 성장해 왔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행히 이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배기량의 지수적 증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그래서 인류와 지구에 엄청난 위협을 가하는 배기가스의 피해를 막기에는 조치를 너무 늦게 취했다. 똑같은 상황이 지금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타인과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고통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반면 희소식도 있다. 최근 몇십 년간을 돌이켜보면 비선형적 증가세를 보인 아주 훌륭한 일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빈곤 아동의 감소, 일부 질병의 완화(완치된 것도 있다), 재생에너지 비용의 하향 곡선 등이 그렇다. 이런 긍정적인 추세는 사회에 깊은 변화를 이끄는 만큼 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

지구 위험 한계선이 가까운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큰 세상, 캐낼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광산, 낚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 경작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땅, 바다와 대기가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산화탄소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의 한계를 실험하다 보면 우리의 지구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될 위험이 따른다. 모든 국가와 기업은 기본적인 제한 속도를 지키며 활동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의 등장이 이런 한계선들의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겨난 원인을 아직 완전히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박쥐나 다른 종과의 관련성이 유력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의 초기 감염자들은 박쥐와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의심받는 천산갑 같은 특이 동물을 식용으로 파는 가축 시장 노동자들이었다. 근데 인간은 왜 이런 야생 동물을 먹는 걸까? 너무 단순화된 설명일 수 있지만 이는 순전히 생존 본능과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태도가 결합된 결과일 것이다. 80억 가까운 인구가 행성 하나에서 자연과 맞서 살고 있다. 그런데 그중 수억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물품마저 부족한 상태다 보니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먹을 수밖에 없다. 인간이 자연을 순전히 이용해야 할 도구로 간주하면, 결국 착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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