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1. ‘드림포스 2019’ 콘퍼런스 현장 취재

Transform은 Translate와 완전히 달라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경험을 줘야

291호 (2020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3%.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돌입한 기업이 실제 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겨우 3%라고 한다. 무작정 기술을 도입하는 데 급급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기업들은 처음부터 크고 대대적인 변화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 고객이 생각하는 작은 불편함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이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접근성을 높여 고객을 실제로 맞이하는 현장 직원들이 디지털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 서비스의 질을 자발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예령(숙명여대 경영학부 4학년)씨가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왜 실패할까.

대부분 기업의 최우선 전략 과제로 자리매김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경영 현장에서 매우 흔히 쓰이는 단어다. 그런데 그 명확한 정의를 물어보면 얼버무리는 사람이 많다. 학계에서도, 경영 현장에서도 명확하게 합의된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대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브렛 테일러(Bret Taylor) 세일즈포스닷컴(이하 세일즈포스)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답은 명확했다. 그는 “Translate과 Transform을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테일러 COO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구글에 막 입사할 무렵이었다. 그의 상사는 그에게 ‘옐로북(미국의 전화번호부)’을 던져주며 ‘이 책을 인터넷 서비스로 구현해 봐라’는 과제를 줬다. 컴퓨터공학도인 그에겐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금세 책에 있는 분류와 목차를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 보여줬다. 원하는 기업이나 사람의 이름을 입력하면 바로바로 검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전화번호부 검색 사이트를 본 그의 상사는 곧바로 퇴짜를 놓았다. 새롭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내지 않고 ‘기계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수개월 후, 테일러가 속한 팀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옐로북을 내놨다. 상호를 검색하면 온라인상에서 제공하는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와 주소를 파악해 보여줬다. 그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온라인상에 직접 쓴 그 회사 또는 가게의 평판과 평가도 제공했다. 이 서비스가 출시되자마자 구글 이용자 수는 하루 만에 1만 배 늘었다. 바로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해 준 핵심 애플리케이션(앱) ‘구글 맵’의 탄생 비화다.




테일러 COO는 이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본질을 깨달았다. 단순히 오프라인에 존재했던 서비스를 온라인에 옮겨 담는 것으론 부족하다. 디지털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툴과 효과를 충분히 활용해 사람들이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정의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는 아니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실패하고 있다. 세일즈포스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80%의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도하지만 성공한 기업은 고작 3%뿐이었다.

세일즈포스는 2002년부터 본사가 위치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매해 드림포스(Dreamforce)라는 행사를 열고 이런 고민을 가진 기업들에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세일즈포스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고객사들과 함께 어떻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행하고 있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함께 공유한다. 포천 500에 속한 대기업은 물론 크고 작은 기업들이 세일즈포스의 고객이 되면서 행사 규모는 크게 확대됐다. 참가 인원만
17만 명으로 웬만한 유명 국제 행사 뺨치는 규모를 자랑한다. 2019년 11월22일, 17회째를 맞은 드림포스에서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해 자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을 공개했다. 특히 유통, 제조, 금융 등 전통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변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례가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를 DBR이 직접 취재했다.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시세이도·벨루티

과거 기업들은 고객을 교육하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선택을 설득했다. 고객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유리한 제품을 선택했다. 이러한 기업과 고객의 세력 균형은 깨진 지 오래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고객들은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각종 검색엔진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어떤 제품이 필요하고,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한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고객의 구매행위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통해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결국, 고객을 먼저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고(Insight Selling),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고 제공받는 모든 과정이 마찰 없이(Frictionless Selling) 이뤄져야 한다.

일본 화장품 업체인 시세이도는 기업 내 속한 브랜드만 40여 개, 진출한 국가만 120여 개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문제는 브랜드별, 지역별 고객 대응 전략이 저마다 상이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가 웹사이트였다. 브랜드별은 물론 같은 브랜드더라도 지역별로 제각각 다르게 구성돼 있어 고객이 일관성 있는 구매 경험을 하기 어려웠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고객 개개인과 관련한 통합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고객 관리 또한 미비한 수준이었다.

대대적인 변화는 2015년부터 시작됐다. 우선, 브랜드별, 지역별 고객 관계 대응 전략을 통합할 수 있도록 ‘Digital Global Center of Excellence’ 조직을 신설했다. 이후 모든 브랜드,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웹사이트 템플릿을 만들어 적용했다. 물론 지역별로 결제 방식, SNS 활용법 등 필요한 부분은 ‘로컬화’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웹사이트는 기존 20개에서
70개로 늘어났지만 고객이 제품을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고 회사 내부에서도 고객 중심의 데이터 수집이 훨씬 더 쉬워졌다.

이 웹사이트는 단순히 상품 분류나 고객 수집 그 자체에만 목적을 두고 있지 않았다. 개별 고객과 시세이도가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 웹사이트를 ‘디지털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칭하기도 한다.

시세이도가 가장 먼저 면밀히 살핀 것은 고객의 일반적인 화장품 구매 여정이다. 시세이도는 이 과정을 세분화했다. 우선 주변 친구들에게 어떤 브랜드, 어떤 제품을 살지 물어본다. 이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용 후기를 찾아본 후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을 통해 다시 검색한다. 다음엔 직접 매장을 찾아 직원에게 상담을 받는다. 그리고 제품을 구매한 후, 제품 사용법을 유튜브를 통해 검색해 찾아본다. 제품을 써 본 고객은 온라인상에 후기를 남겨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



이 모든 과정은 브랜드의 홈페이지에서 통합적으로 구현됐다. 예를 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20대 여성 사라가 화장품 전문 매장인 세포라(Sephora)에서 시세이도 브랜드 ‘나스(NARS)’ 립글로스를 눈여겨봤다고 가정해 보자. 사라는 여느 밀레니얼세대와 같이 일단 이 제품을 좀 더 알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이 홈페이지에는 이미 립글로스를 사용해 본 일반 소비자의 인스타그램이 사진첩 형식으로 나열된다. 이 중에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사용한 사진을 클릭하면 관련 제품 목록이 있는 페이지로 넘어간다. 이 페이지에선 소비자들이 홈페이지에 남긴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관련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동영상 클립도 업로드돼 있다. 일반 유튜버들이 직접 관련 제품을 활용하는 모습도 동시에 제공한다. 제품을 발견하고, 이를 경험하는 과정을 끊김 없이 하나의 공간에 모두 담아낸 것이다. 사라는 이 모든 정보를 검색한 후 립글로스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시세이도는 이렇게 무심코 나스를 방문한 고객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 충성 고객으로 사로잡기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한다. 우선 나스의 멤버인 ‘나르시시스트(NARSISSIST)’로 등록하기를 권장한다. 공짜는 아니다. 등록을 하고 제품을 구매하면 고객이 선택한 제품 2개의 샘플을 추가로 제공해준다. 고객 정보를 얻은 서비스센터 담당자는 아직 사라가 장바구니에 넣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담당자는 사라에게 다음날 메일을 넌지시 보내 구매를 할 것인지 물어본다. 사라가 구매를 결정하면 사라가 선택한 상품과 샘플이 사라 집으로 배송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샘플을 다 써 갈 무렵인 한 달 뒤, 시세이도는 다시 사라에게 문자를 보낸다. 혹시 샘플로 쓴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샘플로 받았던 제품 중 파운데이션이 마음에 들었던 사라는 정품으로 구매할 것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 제품을 쓴 날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다.

시세이도는 고객의 구매 여정을 단계별로 파악해 그 단계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편리함을 제공했다. 고객은 단순히 시세이도의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떠나 브랜드를 지지하고 좋아해주는 충성고객으로 거듭난다. 새로운 고객과 브랜드와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센터 직원 역할의 변화다. 과거 이 직원은 소비자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다.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문의 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처리하는 역할 정도로 제한됐다. 그러나 고객 정보를 실시간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고 고객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확보됨으로써 먼저 고객에게 잘 맞는 제품을 제안하는 등 스스로 능동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즉, 서비스센터가 ‘지원조직’에서 ‘영업조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디지털화란 서로 반대되는 가치이자 개념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화는 오히려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강화할 수 있다. 개별 고객에 대해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함으로써 개인화된 서비스는 물론 세심한 배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먼저 살펴보자. 선호하는 특정 브랜드가 존재할 것이다. 여러 브랜드를 한 번에 이용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수의 브랜드가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또한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만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한다.

프랑스 프리미엄 남성 의류 브랜드인 벨루티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별 고객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40대 미국인 남성 토마스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벨루티의 단골 고객이다. 최근 그는 아내와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갔는데, 마침 아내가 생일 선물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토마스 부부가 파리 매장에 들어서자 점원이 환하게 웃으면서 그의 이름을 물었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던 아이패드에 바로 이름을 검색했다. 아이패드에는 토마스가 그동안 어디서 어떤 벨루티 제품을 구매했는지 구매 이력이 모두 남아 있었다. 또한 선호하는 색상, 제품, 결혼 여부 등 과거 고객이 직접 제공한 고객 정보는 낱낱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전 세계 벨루티 직원들에게 공유된다. 브랜드 차원에서 파악한 고객의 사소한 정보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직원끼리 공유하도록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점원은 토마스가 3개월 전 신발을 구매했던 것을 파악했다. 구매 당시 토마스가 관심을 보였던 제품도 알게 됐다. 바로 갈색 백팩이었다. 점원은 곧바로 토마스에게 백팩을 추천했고 토마스도 이 가방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런데 토마스의 아내는 가방 부피가 너무 커서 귀국할 때 힘들다는 이유로 미국에 귀국한 뒤 사자고 설득했다. 토마스 부부는 구매를 포기하고 여행 후 귀국했다.

이후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졌다. 토마스의 생일이 가까워 오자 벨루티 가방을 구매하라고 권하는 광고가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로 도착했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토마스가 아닌 토마스 아내의 스마트폰에서 확인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토마스 부부가 주말 저녁 모처럼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려고 하는데, 벨루티 가방 광고가 화면에 등장했다.

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 역시 벨루티가 파악한 고객 정보 때문이었다. 고객 데이터에서 숨겨진 인사이트를 발견한 것이다. 그동안 쌓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벨루티를 구매하는 남성 고객의 80%가 기혼자였다. 제품 구매를 할 때 아내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해 남성 고객 본인이 아닌 그의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에 맞춰 개별 광고를 편성한 것이다. 결국 토마스의 생일 이틀 전, 아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벨루티로부터 전달된 메시지를 통해 구매 버튼을 눌렀다. 제품을 수령할 시간과 매장도 지정했다. 약속한 날 매장에 가보니 점원은 칵테일 두 잔과 정성스럽게 포장된 가방을 이미 준비해두고 있었다.

이 같은 개인화된 서비스는 구찌, 루이비통 등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이미 실행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신속함이 아니다. 개별 고객 정보를 관리해 오프라인 매장의 전 직원들과 공유함으로써 고객을 효과적으로 응대할 수 있게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에 취합한 고객 데이터를 근거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데이터 ‘Unlock’을 통해 새로운 기회 포착한 BMW·HSBC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기업은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데이터가 분명 기업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소용없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기능별, 업무 프로세스별로 데이터가 저장돼 있다 보니 고객 중심의 통합적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놀랍다. 한 고객이 하나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데 사용하는 앱 수만 해도 평균 35개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은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고객에게 하나의 제품을 전달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앱과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각종 메신저에서부터 회사 재무, 회계, 마케팅 관련 시스템과 앱을 모두 파악해보면 그 수가 평균 1000개가 넘는다.

물론, 기업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시스템에 있는 데이터를 통합하기 위해 많은 과제를 수행한다. 대표적인 것이 회사 내에 필요한 시스템끼리 연결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새롭게 코드를 만들고 프로그램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 솔루션을 위한 코딩 프로세스는 생각보다 간단치가 않다.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될 때마다 자체 코딩 작업을 통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만큼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통합 프로그램이 완전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 간 연결도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 시간과 돈, 인력은 많이 들지만 그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간이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전통적 방식의 IT 개발 과정을 도입하게 되면 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보다 빠르게 시스템끼리 통합해 고객 중심의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



BMW는 자사 내 데이터 통합을 유기적으로 도와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1 를 도입해 고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제조업체는 고객 정보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첫째, 제조기업이 실제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영업은 자동차 총판과 딜러들이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서비스센터도 비슷한 구조로 이뤄졌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 개개인이 어떤 자동차를 선호하는지, 과거에 어떤 자동차를 구매했는지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둘째, 자동차가 매우 정교한 기계라는 점 때문이다. 고객이 자동차를 실제 타는 동안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떠한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운전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지 파악하기 위해선 수십 가지의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한다. 셋째, 제품 주기가 길다는 점이다. 고객의 정보를 수년 동안 계속해서 추적해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데이터를 통합한 후 BMW의 고객 서비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고객이 차 안은 물론 차 밖에서도 BMW를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차와 관련한 모든 경험을 연결하고 개인화한 것이다. 전 세계 5000여 개에 달하는 지역 대리점을 포함해 고객과 BMW와의 접점을 모두 파악해 관련 고객 데이터를 언제든 확인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는 독일의 30대 워킹맘 하이디 사례를 살펴보자. 하이디는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의 등·하교와 출퇴근을 위해 자동차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 눈여겨본 차는 BMW의 전기자동차 i3. 방문하고자 하는 매장을 미리 지정해 방문 시간도 예약했다. 매장을 방문한 하이디는 매장의 영업사원에게 스마트폰에 저장한 QR코드를 내민다. 이 직원이 QR코드를 찍자 그동안 하이디의 고객 정보가 모두 확인된다. 어떤 용도로 차를 사용하고자 하는지, 과거 BMW를 구매한 적이 있는지, 자동차에서 가장 중시하는 기능은 무엇인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매장 직원은 이를 토대로 제품 상담을 해주고 자동차 구매를 도와준다.

서비스센터 업무 방식도 획기적으로 변모했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하이디의 주행 데이터를 통해 자동차 관리 및 수리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하이디가 자동차와 관련한 문의 사항이 생겨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다고 가정해보자. 담당 직원은 재빨리 그의 자동차 등록 정보와 딜러숍 시스템의 고객 정보를 가져와 미리 상황을 파악한다.

그뿐만 아니다. 이 서비스 직원은 기지를 발휘해 혹시 하이디가 사용하는 자동차에 이상이 없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때는 또 다른 시스템에 저장된 하이디 자동차의 센서 데이터를 끌고 와 검색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타이어에 부착된 센서에서 취합된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왼쪽 전면 타이어의 공기압이 낮았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하이디 자동차 위치를 곧바로 파악해 서비스센터 직원을 파견한다. 하이디는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편하게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을 관리할 수 있다. BMW는 고객의 주행 정보를 계속해서 추적해 언제 차를 점검해야 하는지, 교체해야 할 필요는 없는지 계속해서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통합의 위력은 단순히 고객 행동 중심으로 전방위 데이터를 손쉽게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코딩을 통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도 기업 내 존재하는 데이터를 누구나 파악할 수 있게 됨으로써 현장 직원들이 스스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다. BMW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객의 타이어 정보를 가져와 선제적으로 타이어 수리를 지원해줬던 것처럼 말이다. 즉, 직원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실질적으로 마련된 것이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이기로 손꼽히는 은행 업계에서도 데이터 통합을 통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픈 뱅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금융업에 종사하지 않는 외부 개발자나 파트너들이 금융기관에서 공개하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이 아무리 각 시스템에 산재된 데이터를 공개해도 이를 통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툴이 간단하지 않으면 개발자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HSBC는 각 시스템에 안전하게 가공된 고객 데이터를 손쉽게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개발자들이 코딩 작업을 생략하고 보다 용이하게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했다. 현재 100개의 파트너사와 30만 명의 개발자가 참여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때 HSBC가 내세운 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데이터의 ‘민주화’라는 원칙을 지켰다. 허용 범위 안의 데이터에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둘째, 데이터 통합 과정을 하나의 제품으로 인식했다. 단순히 IT 과제가 아니라 두 개 다른 시스템 데이터의 통합으로 인해 고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참여자들에게 명시한 것이다.

실제 이 과정을 통해 HSBC와 파트너사가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동시에 시장 기회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드림무브(Dreamove)라는 주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중개하는 앱 서비스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실제 고객들이 자신이 이사 갈 집을 검색하면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주택 담보 대출 가능 금액이다. 앱상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한 동시에 그 집의 주택담보대출 승인 여부를 알 수 있다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HSBC 입장에서도 해당 정보를 제공해주면 고객이 주거래은행으로 HSBC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니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고, 서비스 개발 편의성을 높이면 다양한 시도를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다. 실무진이 빠르게 실행하고 적용하고 실패하고 다른 시도를 하기 위해선 그만큼 쉬운 프로그램과 업무 방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B2B2C 관계 구축해 시장 기회 확대한 프리토-레이(Frito-Lay)

디지털 시대에는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만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기업 간 거래(B2B)의 혁신도 요구된다. 세일즈포스 조사에 따르면 기업 고객 약 84%도 소비자 고객처럼 개인화된 서비스와 제품을 원한다고 답했다. 이 중 아마존에서 일반 고객이 제품을 사는 것과 같은 경험을 원하는 경우는 69%에 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27%밖에 되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기업 고객의 대부분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 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가 다양해졌고,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니 자신이 거래하는 기업이 이러한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기업 고객을 둔 기업 입장에서도 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B2B 기업은 소비자들을 직접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고객을 통해 최종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을 진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은 B2B와 B2C의 긴밀한 결합을 통해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소매업을 하는 고객을 둔 B2B 기업일수록 이 변화는 절실하다. 제대로 된 제품 구성, 수량 예측, 매장 관리 등을 통해 약 2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B2B 기업들은 소매업을 하는 고객을 위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까. 답은 현장에 있다. 기업의 매장 방문 계획을 최적화하고, 매장에 필요한 제품 수량과 구성을 신속하게 파악해 제공하고, 실시간 제품 주문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치토스, 레이즈, 도리토스 같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미국 내 최대 제과업체, 프리토-레이(Frito-Lay)는 온라인 앱 주문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유연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업은 펩시코 계열사로, 수백 가지 스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8년 북미 지역 매출만 163억 달러(펩시코 전체 매출의 약 25%)에 달하는 미국의 ‘국민 과자 기업’이다.

프리토-레이의 1차 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소매업체다. 이들이 프리토-레이 제품을 구매해 매장에 전시하면 최종 소비자가 구매한다. 프리토-레이는 소매업체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미국 최대 운송 인프라(프리토-레이 모회사인 펩시코가 미국 내 가장 많은 화물차를 보유)를 이용해 직접 제품을 매장까지 운송하는 것은 기본이다. 매장 내 점포 정리까지도 자사 직원이 도맡는다. 그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자사 제품을 관리하고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최근 프리토-레이 내부적으로 고민이 생겼다. 일반 소비자들의 식성, 음식 트렌드가 바뀌면서 요구하는 스낵류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치토스, 도리토스, 레이즈와 같은 대표 과자의 매출이 약 90%를 차지했다. 그런데 현재는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건강을 챙기고 칼로리에 민감해지면서 원하는 스낵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유기농 과자부터 김맛 치토스, 바나나칩까지 제품 구성이 수백 가지가 넘는다. 그만큼 소매업자들이 지역 소비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수량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프리토-레이는 소매업체 고객이 보다 효율적으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동시에 시장 트렌드와 같은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고, 그 결과 프리토-레이와 거래하는 소매업체들을 위한 온라인 주문 사이트인 ‘스낵스투유(Snacks to you)’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스낵스투유는 어떻게 운영될까. 이번엔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가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는 로리의 사례를 들어보자. 스낵스투유 사이트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 아이디 만으로도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이 사이트에서 수십 가지 프리토-레이 제품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 소개 및 영양 정보까지 구체적으로 입력이 돼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정하고 수량을 선택한 후 장바구니에 담는다. 그러면 스낵스투유는 그동안 다른 고객이 주문하면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제품을 선택한 고객들이 선호한 다른 제품을 추천한다. 로리는 추천 제품군 중에서 한 가지 과자를 더 선택한 후 최종 결제를 마친다. 최종 결제를 마치면 ‘스낵스코어(Snack Score)’라는 게 뜨는데, 이는 로리 가게 주변 상점들이 주문한 과자 구성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여준다.

주문이 들어오면 프리토-레이 직원 또한 ‘스마트’하게 움직인다. 각 지역 영업 관리자는 프리토-레이 직원용 앱을 통해 배달 및 매장 담당 직원에게 배달해야 하는 상점 목록을 지정한다. 배달 직원은 앱이 제공한 교통, 거리 등을 고려해 최적화한 동선으로 움직인다. 상점에 들어가서도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매장 진열대 사진을 찍으면 더 채워놓아야 할 제품, 잘못 배치된 제품 등을 관련 앱이 파악해 알려준다. 영업 관리자는 직원이 업체를 방문할 때 물어봐야 하는 체크리스트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달해둔다. 매장에 도착한 직원은 배달과 매장 정리를 마치고 고객 인터뷰를 진행한 후 주요 내용을 스마트폰에 즉각 기록해 전송한다.

프리토-레이는 새로운 B2B 관계 구축을 통해 과거 알 수 없었던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고, 제품 개발 과정에 이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소매업체들을 데이터를 통해 관리하면서 재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소매업체 입장에서도 매장에 최적화된 제품 구성과 수량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이상적인 B2B2C 모델을 완성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도 눈여겨봐야 할 점은 어떻게 현장 직원을 움직이는가다. 이들에게 단순히 ‘제품을 배달하라’라는 미션을 줬을 때는 효율적인 동선을 짤 수도 없고, 점포 정리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앱을 통해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루트를 알려주고, 매장에서 해야 할 일과 업무 방법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줌으로써 직원들이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전방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현장 직원의 업무 질이 높아질수록 고객과 기업의 관계는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


작은 아이디어를 큰 변화로 이어가는 연결고리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속해 있는 전통 기업들이 어떻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서로 다른 업종, 환경에 놓인 기업임에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을 분석해보면 대략 3가지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모든 고객의 행동을 기업과 연결했다. 고객이 제품을 탐색하고, 선택하고, 실제로 이용하는 모든 과정을 기업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해선 안 된다.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어떻게, 어느 부분부터 시작해 서비스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세이도는 고객들이 SNS를 활용해 제품을 검색하고, 후기를 나누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데 가장 집중해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고객을 최대한 많이 유인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토대를 만든 것이다.

둘째, 모든 직원을 능동적으로 일하게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주체는 실무진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현장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똑똑하게 일해 고객에게 더욱 개선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한다. 그러기 위해 선결해야 하는 조건은 바로 디지털 기술의 ‘접근성’이다. 현장 직원들도 손쉽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관련 정보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BMW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객 정보를 검색하고, 차량 데이터를 분석해 선제적으로 AS를 제공한 사례를 상기해 보자.

셋째, 혁신적인 문화가 뒷받침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는 것 자체만 보면 어느 회사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만약 조직이 왜 변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 목적을 공유하고 있지 않는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기 어렵다. 프리토-레이가 디지털화를 통해 소매업 고객과의 거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변화한 일반 소비자들에게 대응하기 위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한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변화는 늘 두렵다. 거창한 단어에 매몰돼 진짜 변화해야 하는 대상을 찾지 못하거나 행동 계획을 세우는 데 실패한 경우가 많다. 기업이 직면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는 이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기업들이 차근차근 밟아온 길을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발명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고객의 작은 불편함이나 틈새를 파고드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를 위한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2호 Hyper-personalization 2020년 3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