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P. 코터, 레오나르드 A. 슐레진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실행하기 어렵고 성공을 가늠하기 힘들며 위험한 일은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1973년 조사기관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는 13명의 저명한 학자들에게 앞으로 20년 동안 경영과 관련해 어떤 중요한 이슈와 문제점이 등장할지 예측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들이 예측한 중요 문제 가운데 하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의 능력에 관한 것이었다. 한 전문가가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다.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 조직 개편의 필요성이 커진다. 하지만 조직 개편은 현 상태가 흐트러진다는 것을 뜻한다. 상황이 바뀌면 기득권이 사라지고, 기존 업무 처리 방식에 혼란이 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조직 개편을 두려워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필요한 조직 개편이 늦춰지고, 조직의 효율성이 저하되거나 비용이 증가하기도 한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도 조직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새로운 정부 규제, 신제품, 성장, 경쟁의 심화, 기술 개발, 인력 변화에 직면하는 관리자들은 점차 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대기업의 각 부서들은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이상 어느 정도 조직 변화를 감행해야 하고, 4∼5년에 한번씩은 대규모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직 변화를 위한 노력이 완전히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마찬가지로 완전히 성공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조직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문제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예상한 것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때, 관리 시간이나 감정 변화로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 때가 있다.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관리자들이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을 느껴 꼭 필요한 변화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조직도 제법 있다.
본 연구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조직 변화에 대한 전략 및 구체적인 접근법을 선택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법을 모색해볼 것이다. 아래 방법들은 본 연구진이 조직 변화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저항 진단
조직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저항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노련한 관리자들은 대체로 이런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실제 조직 변화를 도모하기 전에 어떤 구성원이 어떤 이유로 변화에 저항할 것인지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관리자들은 대신 과거 경험에 비춰 단순하게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들은 독립적인 데다 경영진의 결정을 의심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변화에 저항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이런 접근방식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 변화에 반응하는 방식은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올바른 평가를 내리려면 직관에 의존하지 말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물론 조직 변화의 영향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 감정의 혼란을 겪는다. 심지어 ‘긍정적’이거나 ‘합리적’으로 보이는 변화에도 불확실성이 수반된다. 각 개인이나 조직이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수동적으로 변화에 저항하기도 하고, 변화가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기도 한다.
어떤 형태의 저항이 나타날지 예측하고자 한다면 관리자들은 변화에 대해 저항이 발생하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 네 가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네 가지 이유는 △가치 있는 무언가를 잃고 싶지 않은 욕망 △변화 자체 및 변화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오해 △변화가 해당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믿음 △변화에 대한 인내심 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