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속에서도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업기회는 여전할 것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International Emission Trading Association) 이사회에서 미국·중국·유럽 등 각 지역 출신 이사들이 글로벌 탄소시장 확대, 트럼프·브렉시트 불확실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등에 대해 논의하던 중 나온 이야기다. IETA는 효율적인 글로벌 탄소시장 조성과 운영을 위해 세계은행 및 유엔(UN) 등과 협력해 탄소시장 설계 및 기업투자 방안 등을 자문하고 있는 탄소시장 관련 전문기관이다.
트럼프 정부 인수위원회와의 논의 후 회의에 참석한 미국 이사들은 탄소시장과 관련한 각 주별 추진 과제 실천, 중국의 리더십 견제, 기업 주도 프로젝트 확산 등이 기회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는 여전히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었다. 유럽의 이사들은 현재 EU가 논의 중인 2021년 이후의 탄소 규제 형성 과정부터 적극 참여해 가격안정화 및 규제 중복 회피 등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사회 기간 중 구체적인 사업 기회도 찾을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탄소 중립으로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이사는 글로벌 IT 기업의 전력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트렌드가 공급사슬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과의 협업을 제안했다. 이는 친환경 차 제조사인 BMW가 우리나라의 배터리 및 타이어 공급사에 신재생 전력을 100%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과 같은 취지의 협업을 말한다.
요즘 미국 뉴욕 곳곳에 있는 핫도그 트럭에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가 설치되고 있다고 한다. 설치 전에 비해 한 달에 약 180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핫도그 트럭의 순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뉴욕시는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푸드트럭 보급을 더욱 장려할 예정인 만큼 향후 글로벌 탄소시장 도입 시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트럼프 리스크는 존재한다. 다만 트럼프 당선 직후 미국 태양광 업체의 주가가 생각보다 많이 하락하지 않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트럼프 리스크가 단기간으로는 불확실성을 야기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증이다. 그 구체적인 근거로는 ▲ 중앙정부 주도에서 민간·지방정부 주도로 신재생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 정부 정책과 시장의 탈동조화 ▲ 온실가스에 대한 과학적 근거 명확화 ▲ 선진국 간 온실가스 감축 압력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이 트럼프 당선 이후에 뉴욕 핫도그 트럭에 태양광이 접목된 이유이기도 하고 IETA 이사회에서 논의하는 탄소시장 전망이 어둡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2005년 세계 37개국이 참여했던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지금까지 약 400조 원이 투자됐다. 일본 기업은 초기에 동남아시아 지역을 선점해 많은 수익을 냈다. 2016년 말 197개국이 참여하는 파리협약이 발표되면서 2500조 원 이상의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 개도국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하면 전력판매사업으로 기본 수익을 내고 장기적으로 배출권으로 인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저탄소사회로의 전환 기회를 한국 기업들이 선점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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