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서비스에서 제품으로의 브랜드 익스텐션 가운데 카카오프렌즈의 예는 디즈니 만화와는 차이가 있는 매우 독특한 성공사례다. 예컨대 디즈니랜드와 롯데월드라는 위락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상품은 서비스를 서포트하는 입장으로 존재할 뿐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갖고 독립적으로 제품화하고 놀이동산의 울타리를 벗어난 일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되는 일은 드물다. 카카오프렌즈는 카카오톡과의 독립을 위해 구조적으로 따로 분리됐고 여러 가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비스 충성도를 강화하고 좋은 질의 제품과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을 개발하다보면 제품이 서비스를 돕는, 즉 역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편집자주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민혁(연세대 사회복지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와 박혜린(동국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의 어느 금요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는 한 손에 인기 캐릭터 ‘라이언’ 얼굴 모양 풍선을 손에 쥔 어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선지 늦은 오후로 갈수록 대기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차 늘어나 금세 두 줄이 세 줄로, 세 줄이 네 줄로 늘어났다.
인파를 뚫고 들어선 매장 안도 붐비긴 마찬가지였다.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친근하게 느낄 노란 얼굴의 무지, 악동 복숭아 어피치, 엽기 오리 튜브 등이 캐릭터 인형이며 머그컵, 볼펜 등의 제품으로 환생해 소비자들을 반기고 있었다. 3층에 마련된 카페는 놀이동산 내 키즈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사람보다도 더 덩치가 큰 라이언이 마치 대화에 끼어들려는 친구처럼 소파 곳곳에 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앉은 가운데 주요 캐릭터 모양이 새겨진 마카롱, 쿠키 등이 테이블마다 정겹게 놓여 있었다.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점은 2016년 11월 문을 열었다. 앞서 같은 해 7월 오픈한 강남점이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45만 명을 돌파하는 등 대성공을 거둔데 이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또 하나의 대형 상권인 강북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된 공간이다.
스마트폰 액정을 뚫고 나온 캐릭터들이 오프라인을 점령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카카오프렌즈를 필두로 한 메신저 캐릭터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선정한 ‘2016년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DBR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이해 4년여 만에 스마트폰 안팎에서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는 카카오프렌즈의 성공 요인을 ‘서비스 투 프로덕트(Service to Product)’ 확장 전략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카카오프렌즈의 탄생
카카오 같은 포털 사업자는 사실 온라인을 바탕으로 성장한 콘텐츠 사업자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 고객층을 확대하는 한편 ‘브랜드 경험’을 증강시킬 목적으로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사업을 구상했다.
2015년 6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카카오프렌즈에는 현재 60명이 근무하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 분야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분사 당시 16명이던 직원 수가 크게 늘었다. 분사한 조직의 전신(前身)은 카카오 내 브랜드사업 TF팀(2014년
설립)이었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개발은 현재 카카오프렌즈를 이끄는 조항수 대표가 주도했다. 2012년 카카오에 합류한 그는 카카오프렌즈를 중요한 브랜드 자산으로 여기고 견고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기술이나 기능이 어느 정도 평준화되고 나면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 취향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된다”며 “그런 니즈에 맞추려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사용 인구의 증가, 메신저 서비스의 인기, 카카오톡의 독주라는 3박자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캐릭터들, 즉 ‘카카오프렌즈’가 대중에 알려지는 데 비옥한 토양이 됐다.
분사의 가장 큰 목적은 ‘제대로 된 브랜드 관리’였다. 고객과 소통하는 21세기형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빠른 피드백과 열린 조직이 필요했다. 또 당시 카카오 내부에는 리테일사업 전문가가 거의 없었던 만큼 없던 핵심 역량을 갖추는 것이 시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