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Health Innovation
Article at a Glance
보험회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소비자(환자)와 서비스 제공자(의료기관)를 이어주는 중요한 플레이어다. 가입자의 의료비 청구가 줄어들어야 보험회사의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도입할 동기가 충분하다. 특히 미국처럼 의료비용이 높고 민간 보험의 역할이 큰 나라일수록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핏비트 등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운동량을 측정한 후 이를 보험료 산정에 적용하는 ‘바이털리티’ 보험이 대표적이다. 한편 공영 의료보험의 비중이 크고 의료 관련 규제가 까다로운 한국의 경우는 미국처럼 민간 보험회사가 신기술 도입에 먼저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그래도 디지털 헬스 기술의 도입은 전 세계적인 대세가 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방면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편집자주
디지털 기술이 의료, 바이오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 일한 바 있는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이 5회에 걸쳐 디지털 헬스 산업의 변화와 대응전략을 제안합니다.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받아서 이를 운용하고 가입자에게 발생한 의료비를 지급한다. 따라서 가입자로부터 거둔 보험료 운용 수익을 높이고 가입자에게 발생하는 의료비를 줄일수록 이익이 커진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 운용 수익을 높이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고, 인구 노령화로 인해 의료비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보험회사들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질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이미 발생한 질병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료하는 것이다. 많은 보험회사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하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이 질병 예방 혹은 효율적인 치료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함이다.
이 가운데 특히 질병 예방은 질병이 발생한 다음에 치료하는 것에 비해서 비용 대비 효용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보험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wellness program)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험 가입자가 피트니스클럽 등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예방접종과 금연을 지원하기도 한다.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험회사인 디스커버리(Discovery)가 가입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바이털리티(Vitality)다. 이 프로그램은 건강검진을 비롯한 여러 가지 건강 증진 행동에 대해서 포인트를 지급하고 획득한 포인트에 따라서 정해진 회원등급별로 건강 식품이나 건강 관련 제품을 구입할 때 할인을 제공한다. 또 무료 스무디나 영화 관람 같은 혜택도 제공함으로써 가입자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 증진 행동으로 인정되는 것에는 헬스클럽이나 골프, 달리기 대회 참석과 같은 활동은 물론 피트니스 제품 구입 및 사용이 포함된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속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건강 관련 앱을 사용하는 것 역시 인정받을 수 있다. 바이털리티가 성공을 거둔 이후 여러 보험회사들이 이런 리워드 기반의 웰니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앤섬(Anthem) 또한 앤섬 헬스 리워즈(Anthem Health Rewards)라는 이름으로 건강과 관련된 활동에 대해서 보상을 제공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의 발달과 함께 가입자의 건강 행동을 손쉽게 유도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바이털리티는 2015년 4월부터 미국의 생명보험 회사인 존핸콕(John Hancock)과 공동으로 보험상품을 개발해 가입자들에게 활동량 측정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핏비트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희망하는 가입자는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후에 핏비트를 받을 수 있는데 바이털리티와 마찬가지로 운동량, 건강검진 유무, 금연 유무에 따라서 포인트를 지급받는다. 포인트에 따라서 매년 가입자의 등급이 결정되며 이 등급에 따라 보험료가 산정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건강하게 생활하는 가입자의 경우 경쟁사 대비 보험료를 최대 25%까지 절약할 수 있다.
존핸콕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매뉴라이프(Manulife)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는데 2015년 8월부터는 홍콩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시작했다. 매뉴라이프 무브(Manulife Move)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가입자에게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하고 가입자가 일평균 일정 걸음걸이 수 이상을 걸으면 등급에 따라서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매일 평균 5000걸음을 걸을 때 5% 할인해 주고 1만 걸음 이상을 걸으면 할인율이 10%로 올라간다. 미국의 보험 스타트업인 오스카헬스(Oscar Health)는 모바일 앱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원격 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015년 초부터 희망하는 가입자에게 미스핏 웨어러블 제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하면 하루당 1달러씩 매달 최대 20달러를 아마존닷컴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서비스 시작 당시4만 명의 전체 가입자 가운데 3분의 2가 참여했다. 목표 걸음 수는 개인별로 하루 2000에서 1만 걸음을 약간 넘는 수준 사이이며 사용자가 목표를 얼마나 충실히 달성하는가에 따라 변한다.
이외에도 미국 최대의 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Healthcare)는 트리오 모션(Trio Motion)이라는 활동량 측정계를 가입자에게 지급하고 걸음걸이 수에 따라서 일년에 최대 1460달러를 의료비 본인 부담금 환급 계좌(Health Reimbursement Account)에 입금해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활동 빈도(매주 최소 5분 이상의 활동을 최소 6회 이상 할 것), 활동 강도(30분 이내에 3000걸음 걷기), 활동 지속(하루에 1만 걸음 걷기) 등 세 가지 지표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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