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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Strategy

먹고 마심을 넘어서 감동까지… 중국에서 접대는 사업의 모든 것!

이병우 | 192호 (2016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중국 비즈니스의 핵심은관시(關係)’고 관시는 곧 접대다. 중국의 접대는 스케일이나 쏟는 정성에서 압도적이다. 때로는 감동을 줄 정도다. 중국에서 접대는친구가 되자는 의미다. 중국 사람들은 친구가 되기 전에는 어떤 비즈니스도 함께하지 않는다. 그래서 접대는 곧 관시의 형성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가 없듯 중국의 접대는 융숭한 만큼 목적이 분명하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노는 것 같지만 접대 자리에서 중국인들은 상대가 어떤 수준의 사람인지, 직위와 신분은 어떤 권력을 수반하고 있는지, 나의 인맥은 어떤 상태인지, 친구가 될 만한 인품이 있는지, 아니면 한두 번 이용하고 걷어차도 될 사람인지를 면밀하게 살핀다. 중국인의 접대 문화는 이런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시험장이다. 내가 무사히 접대 시험을 통과하면 사업상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자리가 된다.

 

 

중국 비즈니스의 핵심이관시(關係)’라는 것은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관시를 만들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은 접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중국 사업에서 관시는 필수라는 말과중국 사람들은 접대로 시작해서 접대로 끝난다는 말은 사실 일맥상통한다. 모든 만남과 관시의 형성이 술자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의 접대 자리와 술자리는 같은 의미다. 음식을 먹는 자리와 술을 마시는 자리가 별도로 있지 않다. 우리처럼 음식을 먹으면서 간단히 술을 하고 다시 2차를 가서 술을 마시는 일은 없다. 중국인이 초청하는 식사 자리는 밥 먹고 차와 술을 마시며 인간관계를 맺는 모든 자리를 의미한다. 그래서 그들의 접대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중국 사업의 기본이고 마지막이다. 왜냐하면 중국 파트너와의 모든 사업상 거래는 접대 자리에서 시작이 되고 결말이 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생활에서 먹고 마시는 자리는 중요하다. 우선 필자가 경험한 중국인의 접대 방식을 풀어보겠다.

 

지방 정부의 비교적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 우리 부부를 초대한 적이 있다. 부시장급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필자도 다소 긴장이 됐다. 결론은 정반대였다. 술도 별로 마시지 못하는 그 사람의 접대는 나의 중국 생활에서 그 어느 것보다 의미 있는 가르침을 줬다. “! 중국 고위급에 있는 사람들의 내공이 이 정도로 높구나.”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아무나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체구가 왜소하고 얼굴도 그다지 잘 생긴 편이 아닌 사람이 남들보다 승진이 빨랐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그 사람의 업무 능력이 얼마나 좋은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직위와 신분은 능력을 대변한다. 신분의 상승이 곧 능력을 의미한다. 그 사람의 접대능력을 보면서 충분히 고위직에 있을 자격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가 그 사람이 초청한 장소로 나가기 위해 막 집을 나가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뜻밖에 그의 전화였다. 우리 집 문 앞에 와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황스러웠다. 당연하다. 그런 고위층 인사가 왜 나를 데리러 친히 우리 집 앞에까지 왔단 말인가? 허둥지둥 나가보니 정말로 그는 우리 아파트 정문 앞에서 서성대고 있었다. 그러면서 긴장된 얼굴로 급히 나오는 나를 아주 편안하고 기분 좋은 미소로 반겨줬다. “아파트 화단의 꽃이 이쁘네요라는 말과 함께. 어느 새 내 마음도 편안해졌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금방 차를 타자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오랜 친구처럼 말을 거는 그이의 모습에서 나의 긴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를 뒷좌석에 태우고 자기가 앞좌석에 앉으며 예우를 했다. 중국인들의 접대는 이렇게 자기를 낮추는 겸손에서 출발한다.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자기를 낮추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그냥 하수들이 하는 행동도 아니고 아무나 그런 흉내를 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음식점에 도착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안내를 받고 들어간 방 또한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벌써부터 그 사람이 준비한 많은동지들이 와 있었다. 소개가 끝나고 그가 좌석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접대 자리는 좌석 배치가 중요하다. 아무 데나 앉으면 안 된다. 출입문에서 안쪽으로 대각선 방향의 좌석이 최고 상석이고 좌우로 차석과 삼석이 된다. 당연히 초대 받은 사람이 상석에 앉고 그 옆 자리는 주빈이 앉는다.우리 부부를 초대했기에 그 사람도 부인과 딸을 대동했다. 다행히 딸이 한국에서 유학을 했기 때문에 한국어가 유창했다. 그리고 다른 사업가들이 동석했다. 그중에는 술을 못하는 자기를 대신해서 온 사람도 있고 음식 값을 지불하기 위해서 온 사람도 있었다.

 

술잔은 아주 작은 것으로 준비를 해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사실은 필자의 아내가 함께 있는 것을 배려한 것이었다. 아울러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는 즐거운 대화를 하자는 의미이며 오늘은 우선 조금씩 나를 관찰해 보자는 의도도 있는 자리였다. 중국의 음식 주문은 골고루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이 나오면서 술을 곁들이는 방식이며 마지막으로 밥이나 국수로 마무리를 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음식이 나오다가 점점 좋은 음식이 나오는 게 순서다. 한국 사람들은 성격이 급해서 처음부터 금방 배를 채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나중에 제대로 된 요리가 나오면 배가 불러서 먹질 못한다. 그 또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한 상대방에게 예의가 아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접대의 달인들은 분위기를 잡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술자리의 주빈으로서 음식을 배려하고 건배를 제의하고 다시 상대를 챙기고 그러다가 잠시 분위기를 반전하는 유머를 적당히 섞을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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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우dw6784@hanmail.net

    KOTRA 수출전문 위원

    필자는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증권사 펀드매니저를 거쳐 대우금속 및 대우메탈에서 임원 및 CEO를 지냈다. 그 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초청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시 정부 문화원과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현재 후베이성 상양에 위치한 국신광전실업유한공사 CEO로 재직 중이다. 저서에 <만만디의 중국 고수들과 싸울 준비는 했는가?> <한국인이 바라 본 중국(중국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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