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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앨런 아이니 BCG 글로벌 선임 스페셜리스트

배면 높이뛰기, 저가 항공처럼… 생각의 틀을 의심하고 새 틀을 만들자

장재웅 | 182호 (2015년 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사고의 틀(Box)을 깨라.’ 많이 들어본 말이다. 흔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할 때 사고의 틀을 깨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틀은 우리 사고의 근거가 된다. 틀이 없이는 사고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틀이 없이는 아이디어도 나올 수 없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사고의 틀을 깨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사고의 틀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사고의 틀을 만드는 출발점은 기존의 모든 것을 의심하는 데서 시작된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가 쓴 희곡닫힌 방(Huis-clos)’에는 3명의 주인공(가르생, 에스텔, 이네스 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 헬(hell)이라고 불리는 방에 갇힌다. 창문도 출구도 없는 비좁고 밀폐된 방에 갇힌 이들은 자신들의 처지에 불평과 원망을 쏟아낸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방에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문만 열리면 바로 뛰쳐나갈 듯했던 세 명의 주인공은 머뭇거리다 이내 헬을 탈출하는 것을 포기한다. 갇혀 있을 때는 탈출을 열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방에 있는 것이 익숙해졌고 막상 문이 열리자 미지의 바깥 공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떠나기를 포기한 것이다.

 

2014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아이디어 메이커-현재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에서 생각하기>의 저자 앨런 아이니 BCG 글로벌 선임 스페셜리스트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대뜸 사르트르의 희곡 이야기를 꺼냈다.

 

앨런 아이니에 따르면 이 희곡에서이라고 불리는 방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Box)이다. 우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기존 사고의 틀 안에서 생각하려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존 틀은 익숙하고 편하며 과거 한때에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했던 사고의 근거다. 이런 틀 중 상당수가 과거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이 틀이 유효하지 않음에도 기존 틀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그렇다면 기존의 틀만 버리면 창의적 사고가 가능한가. 그는 단순히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틀은 사고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틀을 버리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오히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틀(Box)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DBR이 앨런 아이니 BCG 글로벌 선임 스페셜리스트를 만나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비법을 들어봤다.

 

 

 

새로운 틀을 만드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세상이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변하면서 조직의 리더들은 창의적 사고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의 익숙한 방식으로는 빠른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50여 년간틀에서 벗어나서 생각하라(Thinking out of box)’는 말이 창의적 사고의 비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단순히 틀을 벗어 던지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인식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우리가 흔히(box)’이라고 부르는 게 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간단하게 말해 틀은 사람들이 사고를 하는 하나의 근거다. 사람은 누구나 틀이라고 하는 각각의 테두리를 쳐놓고 그 안에서 생각한다. 문제는 현재의 틀이 현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시기가 온다는 점이다. 이럴 때 더 유용한 새로운 틀을 찾아내야 한다.

 

새로운 사고의 틀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나의 기존 사고의 틀을 이해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소홀하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틀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 틀을 살펴본다는 것은 내가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쉬운 예로 우리는 어렸을 때 무지개를 7가지 색깔로 이뤄졌다고 배웠지만 실제 물리학 이론에 따르면 무지개는 수많은 색깔들이 연결된 스펙트럼이다. 이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지만 실제 우리는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릴 때 휴리스틱(사물에 대해 이미 갖고 있는 사고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새로운 틀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의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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