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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실질적인 지분 확보, 능력 검증, 시스템 구축… 지배구조 혁신의 핵심은 책임경영 실행이다

김우진 | 172호 (2015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국가와 기업마다 역사와 환경이 다르므로좋은기업지배구조를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소유와 경영의 주체, 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기업을 분류할 수 있는데 각 유형은 제각기 장단점을 지닌다.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들이 속한 H형은 지배주주가 직접 지분을 소유할 경우 주주와 이해관계를 동일하게 가질 수 있고 고위험 투자의사결정을 과감하게 내릴 때 유리하다. 하지만 경영 참여 여부가 지분에 따라 결정되므로 지배가문의 경영 참여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결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특정 가문이나 경영진의 직접 지분을 높여 책임을 키우고, 관련법 보완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높이며,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및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다양한 형태의 갑을 논란이 일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고 있다. 땅콩회항 사태로 대규모 기업집단 또는 재벌의 족벌경영체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공기업에서 내부 승진으로 발탁된 CEO들이 다양한 비리 혐의로 낙마하면서 족벌경영체제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환상이 여지없이 깨지는 분위기다.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정의가 먼저 필요하다. 우리말로 기업지배구조로 번역되는 원문에는 corporate governance corporate control이 있다. 전자는 어떻게 하면 주주 및 채권자 등 기업 외부에 있는 자금 공급자들이 투자자금을 적절히 회수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후자는 지배주주, 경영진 등 기업 내부자들이 어떻게 지배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현재 국내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는 대개 후자의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관점에 따르면 어떤 지배구조가 좋은 지배구조인지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 예컨대 순환출자 또는 상호출자가 계단식 출자(pyramid) 또는 차등의결권(dual class)에 비해 더 좋은지 여부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좋은 지배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바람직한 지배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경영권보다는 오히려 원활한 M&A를 선호할 수도 있다. 이하에서는 governance control을 포괄적으로 다루되 바람직한 지배구조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 완화라는 입장에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소유지배구조의 유형

국내에서는 소유지배구조의 유형을 일반적으로 지배주주 경영체제와 전문경영인 경영체제로 이원화해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도한 단순화는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이해를 어렵게 한다는 문제가 있다. 국가마다 현재의 기업 소유지배구조가 형성된 원인과 연혁이 다르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3개의 기준으로 개별 기업의 소유지배구조 유형을 구분해볼 수 있다.1 첫째, 해당 기업이 분산소유돼 있는지, 아니면 유력한 지배주주가 있는지 여부다. 후자의 경우 지배주주가 특정 가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기업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해당 기업이 두 개 이상의 개별 기업으로 구성되는 기업집단(business group)에 소속돼 있는지 여부다. 셋째, 지배주주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지, 아니면 전문경영인이 대행하는지 여부다. 국내에서는 지배주주가 있으면 당연히 경영 참여를 전제로 한다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가족기업 분야의 전문가인 미국 뉴욕대(NYU)의 빌라론가(Villalonga) 교수는 가문의 지분소유 여부와 경영참여 여부를 별개의 독립적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2  < 1>은 위 3가지 기준에 따라 기업의 소유지배구조를 8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A형은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되는 분산소유형 단일기업(stand-alone)으로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미국 기업이 이 유형에 속한다. 혹자는 GE가 수많은 자회사를 두고 있으므로 기업집단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자회사들은 대부분 100% 자회사로 내용적으로는 사실상 GE의 사업부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현행 지주회사 체제와는 매우 다르다. 반대쪽 극단에 있는 H형은 지배주주가 지분을 보유하면서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집단 소속의 기업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 또는 이탈리아의 피아트(Fiat)가 여기에 속한다.3 이 양 극단의 유형 사이에 다양한 중간 형태의 소유지배구조가 존재한다. 예컨대 독일의 BMW는 크반트(Quandt) 가문에 의해 지배되지만 이들은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전문경영인을 선출하는 역할을 한다(C). 빌 게이츠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이전의 마이크로소프트는 D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일본 기업들은 소위 계열(keiretsu)이라는 느슨한 형태의 기업 간 연합으로 연결돼 있는데(E형 또는 F), 이는 전후 미 군정에서 개인 지배주주들의 지분을 강제로 정리하도록 한 데 기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를 국유화했을 당시 GM은 정부라는 지배주주가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하의 단일기업으로 B형에 해당한다. 인도의 대표적 기업집단인 타타그룹의 타타모터스(Tata Motors)는 타타 가문에 지배되는 기업집단 소속이지만 전문경영인이 CEO를 맡고 있으므로 G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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