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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중국 시장 진출

백화점에서 편의점으로 타깃 이동 中 오피스 레이디, 바나나 맛에 빠졌다

최한나,이종국 | 156호 (2014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운영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가공유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백화점이었던 초기 유통망을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역동적 역량 발휘

일부 소비자 그룹을 대상으로 제품을 선보여 잠재 수요를 확인한 후 타깃 대상과 시장을 새롭게 정의해 이전과 180도 다른 전략을 구사

타깃 시장에 영향이 큰 근접 지역을 공략해 바이럴 마케팅의 근원지로 활용

중국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이 크고 상대적으로 입점이 쉬운 대만에 먼저 제품을 풀어 좋은 반응을 얻은 후 자연스럽게 중국에 입소문이 나도록 유도

주요 구매고객을 철저히 파악해 이들에게 특화된 마케팅으로 충성고객 확보

갱 서베이, FGI 인터뷰, 유통 조사 등을 통해 20∼30대 오피스 레이디들이 한꺼번에 수개씩 구입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이들의 사무실을 방문해 제품을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 마니아층을 양산

핵심 경쟁력인과 브랜드가 갖는 오리지널리티를 고수

가격적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원유 함유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을 뿐 아니라 테트라팩에 단지 용기 사진을 붙여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 추구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연아(한성대 산업공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바나나맛 우유는 주력 아이템이 아니었다. 중국 역시 타깃 시장이 아니었다. 우유를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으로 인식하는 중국인들에게 달콤한 맛과 향을 가진 바나나맛 우유는 어필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2012 3월 중국 상하이 곳곳에 지점을 둔 편의점 로손에 50박스를 풀었는데 일주일 뒤 다음 주문으로 100박스가 들어왔다. 세 번째 주문은 1000박스였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2011 10억 원이었던 바나나맛 우유의 중국 수출금액은 2012 80억 원을 넘어서며 1년 새 8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에는 140억 원을 넘어섰다. 한때 생산이 주문을 따라잡지 못해 제조설비를 확장했을 정도다. 바나나맛 우유를 맛본 중국인은드디어 나도 먹어봤다 SNS에 자랑한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에게 바나나맛 우유는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대륙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DBR이 집중 분석했다.

 

가공유 시장 없는데바나나맛 우유 가능할까?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탄생년도는 1974.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장수 제품이다. 바나나맛 우유는 출시 이후 수십 년간 국내 가공유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놓지 않으며 인기를 누려 왔다. 빙그레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이전에도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수출을 하고는 있었지만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면 규모를 갖춰 체계적으로 수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때 설정한 주력 품목은 메로나, 비비빅 등 빙과류와 꽃게랑 등 과자류였다. 이 제품들이 오랜 기간 해외 교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온 만큼 한인마켓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파고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 처음 들어간 것은 2008년이다. 이때만 해도 바나나맛 우유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일단 아시아 지역 나라들은 미국이나 유럽권과 달리 우유 소비량이 많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우유에 노출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체질적으로 우유 소화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는 우유에 다른 맛이나 향을 첨가해 만드는 가공유 시장이 미미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딸기맛이나 초코맛 등의 가공유나 요구르트 형태의 발효유 등이 전체 유제품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각각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중국은 흰 우유 시장 자체가 작고 그중에서도 가공유 시장은 거의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 전체 우유 시장 가운데 가공유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했다. 유럽이나 호주 일부 업체가 중국에 우유를 들여오기는 했지만 이들의 주력 제품은 흰 우유였고 그나마 물량도 많지 않았다.

 

중국에서 우유는 식사 대용적인 성격이 강했다. 맛을 논하기보다는 그저 마시면 몸에 좋은 영양식품이라거나 밥 대신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성격의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공유 시장은 규모도 작고 종류도 한두 가지에 불과했다. 주종은 우유에 약간의 곡물 성분을 첨가해 만든 곡물우유였다. 밥 대신 우유를 마시는 중국인들의 성향이 반영된 제품이다. 국내 유제품과의 근본적인 차이는 제조 방법에 있었다. 원유 확보와 유통 등의 문제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대부분의 유제품은 환원유를 원재료로 삼았다. 환원유는 원유에서 수분을 날리고 가루로 만들었다가 이후 물을 섞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원유를 직접 사용하는 제품과 비교할 때 신선도나 식감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은 우유를맛없는 음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박중원 빙그레 해외사업담당 관리팀장은우유시장이 발달할수록 가공유나 발효유 등으로 분화돼 시장이 커지는데 중국은 흰 우유 중심에 머물러 있는 단계였다가공유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도 않은데 바나나맛 우유가 들어가서 정착할 수 있겠나 싶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특수한 상황 역시 적극적인 진출을 고려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일단 거리가 가깝다보니 수출-수입업자들이 관세를 피해 밀수로 제품을 거래하는 규모가 작지 않았다. 이렇게 들어가는 제품들은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친 제품들보다 값이 싸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이 어려울 수 있었다. 유효수요가 얼마나 확보될지도 고민거리였다. 바나나맛 우유는 주식보다는 간식의 개념이 강하다. 필수품이 아닌 만큼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람들이라야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이다. 중국은 도시별 소득 격차가 크고 한 도시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일정 소득 이상 그룹이 작고, 그래서 제대로 된 수출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창출될지 의심스러웠다. 박중원 팀장은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교민들을 중심으로 작게나마 수요가 계속 있었고 중간 상인들의 평가가 좋았기 때문에 일단 적은 물량을 들고 들어가 가능성을 가늠해보자고 판단했다아시아 총괄 담당자가 거래처 중 하나에 중국을 포함하는 정도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첫 입점지는 상하이에 있는 백화점이었다. 백화점에 먼저 물건을 넣기로 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제품의 특성이다. 바나나맛 우유는 냉장 제품으로 온도 유지가 중요하다. 백화점이라면 할인점이나 일반 소매점보다 온도 관리를 철저히 할 것으로 생각했다. 둘째,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의 확보다. 이곳저곳에 물건을 풀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보다는 특정 거래처에 집중해 유통기한을 넘기지 않고 재고 없이 물건을 소화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셋째, 구매력 있는 소비자층의 확보다. 앞서 서술했듯 바나나맛 우유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가진 사람들이 찾을 만한 제품이다. 여러 형태의 상점 중 백화점을 찾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소득을 가진 소비자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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