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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Says

무의식중에 따라 하는 ‘미러링’, 협상 잘 풀리고 있다는 공감 신호!

허행량 | 155호 (2014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커뮤니케이션 기법미러링(Mirroring)’

상대방의 언어나 비언어의 일부 또는 전부를 거울 속에 비친 것처럼 그대로 따라 하는 행위.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경제 원칙에 충실한 커뮤니케이션 기법

언어 활동은 물론 사람들과의 다양한 관계에서 나타나는 미러링 유형

엄마가 자녀의 말이나 말투를 따라 하는 것(Motherese)은 대표적인 언어의 미러링. 패션·요리·미용실·화장품숍 등 여성들이 많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남성의 말투·용어·행동이 여성처럼 변화하는 것도 미러링의 사례. 연인들이 커플 반지, 커플 룩에 매달리고 휴대폰 뒷자리 4자리 번호를 같게 하는 것도 미러링의 한 예

 

동체(同體) 일심(一心)

‘일심동체(一心同體)’란 말이 있다. 마음을 하나로 합쳐서 한마음, 한 몸이 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른다면동체(同體)면 일심(一心)이 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 행동, 언어, 태도, 패션, 사용 상품이 서로 같아지면(동체)면 한마음(일심)이 된다. 동체를 뜻하는미러링(Mirroring)’은 상대방의 언어나 비언어의 일부 또는 전부를 거울 속에 비친 것처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자연스러운 동체는 물론 의도적으로 동체를 만들어도 유대감, 즉 일심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동체는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다 약간의 노력만으로 만들 수 있지만 일심은 확인하기도 힘들뿐더러 만들기도 어렵다. 따라서 일심에서 출발해 동체를 추구하기보다는 동체에서 시작해 일심을 이끌어내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결국 미러링은 투자할 것은 단순하면서도 그 효과는 막대한,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경제 원칙에 충실한 커뮤니케이션 기법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동체일심을 입증하는 뇌세포인 거울 신경(mirror neuron)을 갖고 태어났다. 미러링은 거울신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감정이입과 상호이해를 도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핵심기법이다. 남녀노소는 물론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호감을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인간은 대화 상대나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해 상대방과 동체가 되려고 한다. 카멜레온은 몸 색깔을 바꾸는 데 그치지만 인간은 커뮤니케이션과정에서 얼굴이나 몸은 물론 언어·제스처·패션 등 상상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바꾼다. 인간은 이처럼 자기만의 색깔을 고집하는 대신 미러링을 통해 상대방에 맞춰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존재다.

 

인간은 상대와 상황에 따라 언어·비언어를 바꿔가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최고경영자(CEO)라도 임원, 직원, 바이어, 주주, 경비 등 상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이 달라야 한다. CEO도 회사에서는 CEO, 가정에서는 가장, 친목회에서는 회원, 가족 간에는 형·동생, 친구 모임에서는 동료로 상황에 따라 일인다역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바꾼다. CEO면 회사에서 CEO지 가정·친목회·형제·친구모임에서는 CEO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지위나 역할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림 1)

 

그림 1 미러링의 다양한 유형

 

 

 

언어의 미러링(Mirroring)

인간은 대화할 때 동체일심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호감에 따라 사용하는 단어, 말의 속도 등이 점차 수렴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2013 UCLA의 맨슨(Manson) 교수팀은 대화할 때 말하는 속도(speech rate)가 서로 비슷해지면 협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소위 언어스타일매칭(LSM·Language Style Matching) 모델에 따르면 대화과정에서 어휘·말투·속도가 비슷해질 경우 업무·대인관계·협상 등에서 협조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타인과 함께 있다 보면 말투 및 억양이 서로 유사해진다. 엄마가 자녀의 말이나 말투를 따라 하는 것(Motherese)은 대표적인 언어의 미러링이다. 1987년 스탠퍼드대 퍼날드(Fernald) 교수팀은 아이들이 엄마가 자신의 말이나 말투,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주파수(frequency)를 따라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엄마의 자녀 말투 모방은 연인이 서로 말투를 따라 하는 것(Loverese)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청소년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나 유행어를 미러링할 때 자녀와의 유대감을 확대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회사에서 나이가 든 임원이 회식자리에서 젊은 사원이 좋아하는 최신 곡을 노래하거나 젊은 세대의 유행어를 사용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림 2)

 

그림 2 언어의 미러링과 그 효과

 

 

같은 직장에 있다 보면 말투·용어·행동 등이 유사해지는데 이것도 역시 동체법이다. 패션·요리·미용실·화장품숍 등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남성의 말투·용어·행동이 여성처럼 변화하는 것도 동체가 일심을 가져오기 때문이다.바담 풍의 경우도 있다. 동료나 상사가 영어를 틀리게 발음해도 굳이 이를 지적하지 않고 틀린 발음대로 따라 하는 것도 동체법이다. 심지어 청소년들은 친구가 욕을 하면 자신도 욕을 하거나 친구가 특정 노래를 흥얼거리면 자신도 흥얼거리며 유대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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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행량

    허행량

    - (현)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매일경제신문> 기자
    - <스타마케팅>,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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