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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Minds

분노의 화신 잡스, 그 에너지를 혁신에 썼다

이병주 | 153호 (2014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모두가행복감’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분노에서 나온다. ‘혁신의 아이콘인 잡스는 항상 분노했다.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한 개인용 컴퓨터에 분노했고, 음질 좋은 mp3 파일을 쉽게 기기에 넣어 편하게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없던 mp3 플레이어에 화를 냈다. 이 모든 분노는 더 편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혁신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분노는 문제를 발견하게 만들고, 높은 목표와 끈기를 지니도록 만들며, ‘차별화해 나가는 길이 될 수 있다.

 

편집자주

창조와 혁신이 화두인 시대입니다. 예술가, 문학가, 학자, 엔지니어, 운동선수 등 창작가들의 노하우는 기업 경영자에게 보석 같은 지혜를 제공합니다.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창조의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늦기 전에 그 아이가 제게 찾아와서 커피라도 한 잔 하면 얼마나 좋을까, 늘 이런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너무 늦기 전에 말이죠.”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그의 생부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널리 알려졌듯이 잡스는 친부모에게서 버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성공한 잡스의 생부는 지난 날을 후회하며 언론을 통해 잡스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아들이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평생 가슴에 지니고 있던 응어리를 풀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잡스는 죽는 날까지 그의 생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나의 정자은행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라고 말하곤 했던 생각을 죽을 때까지 바꾸지 않았다.

 

잡스는 죽을 때까지 생부를 용서하지 않았다. 잡스가 공인한 전기인 <스티브 잡스>를 보면 이런 생각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책에 그의 생부 이야기는 거의 없다. 이 책의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은 잡스와 인생을 함께한 사람들을 대부분 만났다. 짧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도 직접 만나 그들과의 일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그런데도 그의 생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은 잡스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리상담가들은 입양아들이 어릴 때는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원망하지만 성인이 되면 뿌리 찾아 나서게 된다고 말한다. 또 성공한 사람일수록 아량이 생겨서 친부모를 용서하고 과거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하는 법이다. 그러나 잡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가로 성공했음에도 죽을 때까지 생부에 대한 원망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는 평생 분노를 간직하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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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주capomaru@gmail.com

    DBR 객원 편집위원

    필자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LG경제연구원에서 창의성, 혁신, 마케팅 관련 연구와 컨설팅을 수행했다. 여러 벤처캐피털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며, 스타트업 투자와 보육, 성장을 도왔다. 저서로 『애플 콤플렉스』, 『촉』, 『3불 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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