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Says

폼생폼사: 파워포즈가 업무 태도 바꾼다

145호 (2014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최근 뇌신경, 인지과학 등 다른 학문 분야의 가세로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과학적인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학이 밝혀낸 커뮤니케이션 관련 최신 이론을 통해 개인과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소개합니다.

 

More’ ()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다리를 쩍 벌리거나 카페에서 넓고 편안한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 자동차도 경차보다는 중대형차, 아파트도 소형보다는 중대형 아파트, 냉장고도 소형보다는 대형, 호텔객실도 일반룸보다 스위트룸을 찾는다. 가게도 점포규모나 수를 늘리려고 하고 기업도 업종이나 규모를 늘리려 하는 등 ‘More(더 많이)’를 추구한다. 개인, 가정, 기업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려는 More에 집착한다.

 

기업은 마케팅 도구로 More를 활용하고 있다. 항공업체는 좌석크기와 서비스를 기준으로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클래스로 구분해 가격을 차별화한다. 비행기나 비행시간은 동일하지만 넓고 편안한 좌석에서 식사 한두 끼만 할 뿐인데 가격은 2∼5배 차이다. 영화관도 프리미엄석이라는 이름으로 넓고 안락한 의자를 제공해 영화관람료를 3배 이상 받기도 한다. 건설업체는 건물의 층수나 규모는 물론 신기능이나 디자인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인간은 More에 집착하고, 기업은 More로 마케팅한다.

 

사르트르는 자아(self)를 신체, 정신, 소유물로 정의한다. 인간은 신체와 정신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을 확장하려는확장된 자아(extended self)’라는 꿈을 소유물을 통해 이룰 수 있다. 확장된 자아는 개인의 파워(power), 즉 사회적 지위를 암시(signal)한다. 신체는 휠체어에 갇혀 있으면서도 정신은 우주의 근원을 찾는 스티븐 호킹 박사는신체가 정신을 가둘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신체의 굴레 속에 살아가야 하는 신체의 노예다.

 

과학자들은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 즉 신체와 정신의 연계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신체-정신은 상당 부분 연결돼 있어 신체를 조작하면 정신도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포스처(Posture), 즉 자세는 생각, 감정, 행동을 바꿀 수 있다. 포스처는 대인관계, 생산성, 업무처리 방식, 만족도를 좌우한다. 더욱이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가구 등 주변환경은 포스처를 변화시키고 이렇게 변화된 포스처는 개인은 물론 기업의 생산성을 좌우한다. 이처럼 신체의 More가 정신의 More를 가져오기에 인간이 More에 집착하는 것이다.

 

Posture 테크

 

과학자들은 신체의 확대와 축소, 즉 점유공간의 크기를 기준으로 인간의 포스처를 ‘Open Closed’ ‘Up Down’ ‘Expansive Constricted’로 구분하고 있다. 즉 확대를 의미하는 ‘More’는 파워, 축소를 의미하는 ‘Less’는 종속을 암시한다. 구체적으로 More Open, Up, Expansive로 파워, ‘Less’ Closed, Down, Constricted로 종속을 의미한다.

(그림 1) 신체의 확대를 의미하는 파워포즈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수컷 공작이 암컷을 유혹하거나 침팬지가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가슴을 활짝 펴는 등 동물세계에서도 흔한 현상이다.

 흔히 말하는폼생폼사라는 말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가 하나둘씩 발표되고 있다. 2010년 과학자들은 파워포즈(Power Pose)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파워포즈는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을 늘리고, 위험 감수(risk-taking) 성향을 높이며, 파워를 느끼게 했지만위축포즈는 그 반대였다. 의자에 불과 1분간 파워포즈로 앉고 난 뒤알파(Alpha) 인간이라는 의식을 갖게 되면서 이 같은 생리적 변화를 경험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개인이 파워포즈를 취할 경우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20% 증가한 반면 코티졸은 25%가량 감소했다. 위축포즈를 취할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10% 감소한 반면 코티졸은 15% 증가했다. (그림 2) 호르몬 분비는 행동의 변화로 이어져 내기할 때 올인한 사람은 파워포즈가 84%, 통제집단이 60%에 그쳤다. 특히 파워포즈를 한 사람들은 자신이 더 파워풀하다고 느끼고 더 많은 책임감을 가졌다. 이처럼 인간은 자세만 바꿔도 호르몬의 분비, 자신감 부여, 위험 감수 등의 변화, 즉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존재다.

 

2012년 하버드대 교수팀은 리더와 스트레스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실험을 했다. 군 지도자와 고위공무원 21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리더는 일반인에 비해 스트레스 지수는 물론 불안감도 더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88명의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2차 연구에서도 리더의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을 적게 분비하고 불안감도 더 낮아졌다. 고위직 리더일수록 통제력이 높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고 할 수 있다. 파워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파워는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을 분비케 하고, 건강에도 좋으며, 행복지수도 높게 한다. 또한 대중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우선 주목하고, 이들의 얼굴을 빨리 처리하며, 오래 기억했다. 이처럼 파워는 인간사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폼생폼사’란 포스처가 개인은 물론 조직의 생산성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처음 규명한 것은 파워포즈와 도덕성 간의 관계에 대한 2013년 연구다. 이 연구는 의자, 책상, 컴퓨터, 자동차 등 주변 환경은 개인의 포스처를 달리하게 만들고, 이렇게 달라진 포스처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구체적으로 파워포즈를 취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된 사람은 위축된 환경에 비해 절도, 성적 조작, 교통법규 위반이 많았다.

 

일부러 돈을 많이 주고 난 뒤 돌려주는지 여부를 테스트한 1차 실험에서 준 돈을 모두 가진 사람은 파워포즈가 78%, 위축포즈가 38%로 차이가 났다. 몰래 답안 수정을 하는지 여부를 테스트한 2차 실험에서 동일한 책상의 넓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은 1.20,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사람은 0.27개의 문제를 수정했다. 또 자동차 경주 비디오게임을 할 때도 게임당 충돌사고가 좌석이 넓은 사람은 6.31, 좁은 사람은 2.94건이었다. 이는 오피스 공간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이를 이용하는 사람의 부정이나 불법행위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뉴욕시내 불법 이중 주차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운전자 좌석이 클 경우 71%, 좁은 경우 51%에 그쳤다. 실제 운전자 좌석이 크면 클수록 거리에 이중으로 불법 주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파워포즈를 강요하는 생활환경(자동차, 컴퓨터, 사무실)이 인간의 부정직과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 (그림 3)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기기의 모니터 크기도 행동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2013년 연구에서 밝혀졌다. 모니터 크기가 각각 다른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맥북프로, 아이맥을 사용할 때 취하는 포스처는 구조적 제한을 받는다. 이 실험에서 모니터가 큰 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이용자는 자신의 입장을 지체 없이 단호하게 밝히는 반면 작은 모니터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주저하는 성향을 보였다.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말처럼 파워포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파워를 갖는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파워포즈를 취하는 사람은 윤리적일 수도 있고 비윤리적일 수도 있다. ‘More 문화 ‘Less 문화에 비해 파워풀하다고 느끼도록 하지만 한편으로 부정직이나 범죄를 유발할 수도 있다. 파워는 팩트(fact)지만 윤리로 평가하면 이중성을 갖기에 포스처 테크가 필요한 것이다.

포스처의 생산성

 

위축포즈에서 파워포즈로 자세를 바꾸면 수많은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포스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입증해왔다. 단순히 자세를 Less에서 More로 포스처 테크 하면 테스토스테론 증가, 파워감, 모험성향, 접근지향성, 행동지향성, 단호한 의견개진, 자신감, 침착함, 관리실적, 추상적 사고, 만족스런 인터뷰와 취업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포스처 테크는 자세 하나만 바꿔도 많은 것을 가능케 해 개인의 비용과 혜택을 좌우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자세 하나로 면접시험에 합격하고, 자세 하나로 협상에서 이기고, 자세 하나로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포스처 테크는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키다. (그림 4)

 

사회의 급속한 발전으로 조직에 대해 요구하는 전문성은 더욱 세분화되고, 이에 따라 조직도 더욱 분화되고 있다. 기업은 전문성에 적합한 인재를 찾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개인은적재적소를 주장하지만 적소에 적합한 적재를 매칭하는 것은 어느 조직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누구나 자신이 적재임을 강변하는 현실은 이를 더욱 어렵게 한다.

 

개인에게도 적합한 포스처가 있듯이 조직도 업무부서별 적합한 포스처가 있다. 기획, 홍보, 영업, 회계, 감사업무는 수행하는 기능도 기능이지만 요구하는 정확성이나 도덕성과 같은 특성이 천양지차다. 구체적으로 회계업무는 정확성, 감사업무는 정직, 영업은 대인관계, 기획업무는 창의력 등 업무별로 다른 속성이 필요하다. 포스처가 호르몬은 물론 행동과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기에 업무별로 필요한 속성과 포스처, 그리고 이러한 포스처를 틀 짓기하는 에코시스템이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직업선택에 호르몬이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구체적으로 직업선택과 남성호르몬 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서 배우가 테스토스테론을 가장 많이 분비하고 풋볼선수, 의사, 교수, 소방수, 세일즈맨, 목사가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 적성이 생물학적 요인과 결부돼 있다는 증거다. 직업선택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오피스 환경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적재적소란 말에서 적소가 요구하는 업무특성이 있고, 이런 특성에 맞는 적재라 할 수 있는 개인을 배치하고, 그런 개인이 업무특성에 맞는 도덕성을 틀 짓기할 수 있는 포스처가 있다. 이 때문에 이를포스처 적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개인의 적성처럼 업무도 적성이 있고 업무적성에 적합한 포스처를 갖도록 의자, 책상, 컴퓨터와 같은 마이크로매니징(micromanaging)을 포스처 테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림 5)

 

개인과 달리 기업이라는 조직은 효율적인 분업과 투명성이 중요한 특성이다. 개인과 업무의 궁합, 이른바 적성이 매치돼야 성공적인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다. 누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느냐 하는적재적소론을 위해서도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포스처 테크가 절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창조경제란 논란도 업무가 아닌 포스처 테크의 차원에서 접근할 때 그 답은 쉽게 도출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포스처 테크 시대에 새롭게 음미해야 하는 말이다.

 

포스처의 명암

보톡스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이주름제거제로 애용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보톡스는 주름제거 용도 외에도 신체와 정신이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2012년 과학자들은 보톡스가 우울한 표정을 짓는 것을 어렵게 해 우울증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실제 6주 후에 보톡스 집단은 47%, 통제집단은 9% 우울증이 감소됐다. 또한 동일한 이유로 행복함도 줄어든다는 것도 동일 연구팀이 밝혀냈다. 이처럼 보톡스는 우울함이나 행복감 등의 감정표현을 억제해 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응자체도 억제한다. 더욱이 배고픔을 느끼는 신경조직을 보톡스로 마비시켜 비만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실험 연구결과도 발표돼 보톡스가 비만치료제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주름제거제로 신체를 통제하는 약품이 항우울제나 항행복제로 정신마저도 통제하게 된 것이다.

 

개인이건 조직이건 포스처 경영에 상당한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다. 개인은 의자, 사무공간, 아파트, 자동차 등에서 대형 선호 방식으로, 기업은 초호화 사옥, 문어발 경영, 점포 수 확대라는 방식으로 ‘More’ 숭배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More를 숭배하는 이유는 바로 More가 파워를 암시(signal)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객관적 파워를 넘어서 과도한 포스처를 취할 경우 허세나 부정직으로 귀결되듯이 조직도 허세와 부정직으로 매도당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포스처는 호르몬의 변화를 통해 정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것이 과도할 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복잡다단한 세상은 단순논리가 지배하지 않는다. 동일한 포스처라도 개인별, 국가별, 상황별, 문화권별로 해석이 다르다. 파워포즈가 인터뷰 성공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인터뷰 현장에 들어가기 직전이지 인터뷰 현장에서가 아니다.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상사 앞에서 파워포즈를 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만나기 직전, 보지 않는 데서 파워포즈를 취하라는 것이다. 포즈는 우리 모두가 많은 투자를 하지 않고도 쉽게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 커뮤니케이션과 인생테크의 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Bos and Cuddy. (in press). iPosture: the size of electronic consumer devices affects our behavior.

Sherman et al,. (2012). Leadership is associated with lower levels of the stress hormone cortisol. PNAS. 109-44, 17903-17907.

Carney, Cuddy, & Yap. (2010). Power Posing: Brief Nonverbal Displays Affect Neuroendocrine Levels and Risk Tolerance. Psychological Science, 21-10, 1363-1368.

Yap et al,. (2013). The ergonomics of dishonesty: the effect of incidental posture on stealing, cheating, and traffic violations. Psychological Science, 24-11, 2281-2289.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hsignal@gmail.com

필자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매체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SSCI급 저널에 손가락 비율과 얼굴 넓이-높이 비율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매일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저서로 <스타마케팅>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까?>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