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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etitive Strategy in Practice

한국 발전의 비밀, k-strategy 빨리빨리’를 확장해 ‘민첩경영’을…

문휘창 |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지난 DBR 112호에 실린민첩+벤치마킹+융합+전념=K-Strategy’를 통해 한국 발전의 비밀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했었다. 몇몇 독자 겸 지인들이 이 글이 식전 식욕을 돋우는 전채(前菜·Appetizer)와 같다면서 한국 발전의 비밀에 대해 전채가 아닌 주요리(·Entrée)를 본격적으로 즐기고 싶다는 요청을 했다. 따라서 앞으로 K-Strategy의 민첩성, 벤치마킹, 융합, 그리고 전념 등 4가지 요소에 대해서 각각 깊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번 글에서는 우선 K-Strategy의 민첩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민첩성(Agility)의 기본은 스피드(Speed)

 

외국인 학생이 많은 국제대학원에서 강의하는 필자는 그들로부터 한국인 학생들이 뭐든 빨리빨리 해결하려고 부산을 떠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고 하는 불평을 가끔 듣곤 한다. 이에 인터넷에서빨리빨리란 단어를 검색하다가 한국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발견했다. ‘외국인이 뽑은 한국인들의빨리빨리 베스트 10’’이란 글에서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몇 가지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인들은 커피자판기에서 컵 나오는 곳에 손을 넣고 기다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닫힘 버튼을 마구 누른다.’ ‘웹사이트가 3초 안에 안 열리면 그냥 닫아 버린다.’

 

한국인의 생활 속에 퍼져 있는 이러한 스피드는 기업의 경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혁신 기업으로 유명한 듀폰(DuPont)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채드 홀리데이(Chad Holliday) 회장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스피드라고 평가했다. 또한 많은 일본 학자들이나 기업인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보다 좋은 성과를 이뤄내는 이유는 의사 결정과 이에 따른 실행 속도에 있어서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빠른 발전, 빠른 향상, 빠른 처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과 같이스피드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이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찾아보기로 하자. 우위에 기초한 전통적 패러다임에 따르면 경제 성장은 각 나라에 있는 부존자원에 의해 결정된다. , 원유가 많이 생산되는 국가는 원유와 관련된 산업으로 발전을 하게 되며 노동인구가 많은 국가는 제조업과 같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 이러한 패러다임에 의하면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은 과거의 개발도상국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적 규모로 성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DBR 103호에 실린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데 …” 에서 만들 수 있는 이유에서 강조했던 것과 같이 한국은 우위에 기초한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따르지 않았다. 한국은 발전 초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존자원의 열위를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끊임없이 혁신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는 현재의 성장속도보다 더 빨리 발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히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국의 기업들은 현재 이룬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안주하는 거북이-외국기업

 

근래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IT 산업에서는 경쟁의 패턴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에서는 자사의 기술이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다 할지라도 경쟁상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더 나아가 경영의 핵심은 단순히 경쟁자를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요구를 세밀하게 관찰해서 경쟁력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기존의 경쟁우위에 안주해서 머뭇거리다가는 어느새 뒤처진다.

 

일본의 세계적 기업인 소니(Sony) 회장은소니의 최상의 목표는 현재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진부하게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을 했던 당시 소니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다. 그러나 소니는 자신의 성공에 안주했고 혁신을 위한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다른 기업의 추격을 받게 됐다. 소니는 결국 2009년 이래로 지금까지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얼마 전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사이며 핀란드의 자존심이라 일컬어지는 노키아(Nokia)의 주가가 급격하게 추락한 사례도 소니의 몰락과 같은 이유다. 노키아는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자사가 정해놓은 휴대전화가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했던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이후 노키아는 주요 자산을 모조리 폐기하고 20년 넘게 사용해온 심비안 운영체제를 미련 없이 버렸다. 뒤늦게 자신들의 잘못을 깨달은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으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미 스피드에서 뒤처진 노키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현재로서는 아직 불투명하다.

 

만족 못하는 토끼-한국 기업

 

 

2012 89일자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실린 ‘Samsung: Olympic smartphone firm aims for big global wins’라는 제목의 글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회사로 올라선 것은스피드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디언>은 삼성전자가 급성장한 이유가 위기의식에 자극받아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뉴욕타임즈> 역시 2012 92일자 ‘After verdict, assessing the Samsung strategy in South Korea’란 글에서 애플의 아이폰에 의해 주도된 스마트폰 붐에 노키아, 모토롤라(Motorola) 및 블랙베리(BlackBerry)가 삼성전자만큼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서 시장점유율을 잃었다고 밝혔다.

 

특히 <가디언>은 삼성전자의 전략과 관련해서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각각에 맞는 대비책을 세워라” “제때 빨리 먼저 하는 스피드가 중요하다라는 식으로 시대에 따른 경영화두를 제시해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스피드를 강조했다는 일화들을 기사에서 소개했다. 이처럼 스피드는 한국 사회, 정부,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한국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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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휘창

    문휘창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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