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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의 서비스관리 방법론

서비스달인 vs 느림보, 서비스 가치사슬이 달랐다

김용범 | 93호 (2011년 11월 Issue 2)

 

 


미국에 본사가 있는 국제적인 문서관리 전문 기업 제록스(Xerox). 이 회사는 수익(revenue) 65%를 특정한 분야에서 벌어들인다. 제품 제조? 유통? 기술 개발? 아니다. 이 회사는서비스용품 시장(after-market services)’에서 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서비스용품 시장이란 제품을 판매한 뒤에 제품의 정기점검이나 제품에 쓰이는 소모품 교환, 제품 고장 수리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시장이다. 그래서부품시장이라고도 한다.

 

제록스는 어떻게 서비스용품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까? 이 회사는제품수명 관리 서비스(SLM· Service Lifecycle Management)’ 역량을 키워 고객들이 예전보다 4배 빠르게 제품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판매 제품 유지 보수에 필요한 재고 부품 관리 방식도 혁신적으로 바꿔 상당한 비용을 절감했다.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판매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Best Buy)는 자회사인 긱스쿼드(Geek Squad)의 덕을 톡톡히 봤다. 전자제품 수리와 소모품 지원을 주로 하는 긱스쿼드는 소비자 분석을 토대로긱스쿼드 시티사업을 시작했다. 긱스쿼드 시티는 컴퓨터 수리와 설치 등의 서비스를 집약한 수리 전문점이다. 소비자들은 긱스쿼드 시티를 이용해 전자제품 수리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베스트바이 기술직원들의 업무 생산성과 기술도 크게 올라갔다. 베스트바이는 긱스쿼드 시티를 통해 조금이라도 빨리 서비스를 받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와 소비자를 찾아가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이 한자리에서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 기술직원들의 욕구를 충족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서비스업체는 물론 제조업체들도서비스 관리(service management)’를 통해 고성장(high performance)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잘 만들어서 세계 곳곳의 소비자에게 많이 파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제품 판매 이후에도 꾸준히 소비자를 신경 쓰고 서비스를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비스 관리를 통해 한번 제품을 산 소비자들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하느냐가 기업의 성과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차별화 전략의 핵심은 서비스 관리

서비스는 무형의 재화를 최종결과물(deliverable)’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지식이나 노하우(know-how), 경험 등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형의 가치를 활용하는 것이 서비스 산업의 핵심이다. 크게 보면 이러한 무형의 가치를 활용해 만든 무형의 재화와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 과정을 서비스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금융, 의료, 엔터테인먼트, 문화 및 지식 콘텐츠, 법률이나 기업경영 자문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 산업의 유형이다. 서비스 산업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품질을 따지기 쉽지 않다. 소비자를 분석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서비스 관리가 왜 고성장의 성패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것일까? 첫째, 제품 제조 과정이나 공급망 개선 등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이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제품 제조와 유통 과정의 개선을 마쳤다. 이 분야에서 더는 부가가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이르렀다. 둘째,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제품들이 품질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해졌다. 제품 구입 이후 고객 서비스가 제품 차별화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품은 모방해서 만들 수 있지만 고객 서비스는 쉽게 따라 하기 어렵다. 셋째, 다양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다극화(multi-polar) 사회에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아우르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사업 분야 전반에 걸쳐 새롭고 효율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있는 기업들이 서비스 관리 분야에서의 이익 창출로신사업 기회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액센츄어는 2008년 전 세계 230개 이상 기업들의 서비스 관리 분야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서비스 관리를 통해 고성장을 이룬 기업들의 비법을 알아내기 위해 조사대상 기업들의 주요 서비스 관리 분야의 성장 정도와 성숙도, 서비스 관리에 대한 경영진의 견해 등을 폭넓게 조사했다. 이 결과 서비스 관리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는 커다란 성과 차이가 있었다. 서비스 관리 의 생산성이 기업 성공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서비스 관리의 달인과 느림보의 차이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 정도만이 서비스 관리 조직이 전체 사업 부문 중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답했다. 뒤집어 말하면 2곳 가운데 1곳의 기업은 서비스 관리 조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얘기다. 또 전체의 52%만이 서비스 관리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며 손익책임(profit-and-loss responsibility)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조사 대상 기업 중 상당수는 서비스 관리 과정이나 기술의 성숙 정도가 중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사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서비스 해법이나 유용한 서비스 모델, 폭넓은 관련 자료, 소비자 심층 분석 등이 그만큼 부족한 상황이다.

 

액센츄어는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서비스 관리의달인(Masters)’ 기업과느림보(Laggards)’ 기업을 선정해 비교했다. 달인 기업은 평가 결과 상위 10%, 느림보 기업은 하위 10%에 속한 기업이다. 달인과 느림보 기업의 성과를 비교해보니 뚜렷한 차이가 났다.

 

분석 결과를 보면 서비스 관리 분야의 달인 기업과 느림보 기업의 차이는 경영 철학이나 조직 구조, 서비스의 투명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이 결과를서비스 관리 철학, 조직구조, 제품서비스 제공 모델과 제품 포트폴리오동업자 관계와 자원관리서비스 투명성과 소비자 분석 등으로 분야를 나눠달인느림보의 차이를 비교해보자.

 

먼저 달인 기업의 81%가 제품 판매 이후 서비스 관리가 고객 관리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지만 느림보 기업은 51%만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달인 기업의 60%가 서비스 관리 조직을 따로 운영하며 손익 관리를 하고 있는 반면 느림보 기업은 26%에 그쳤다.

 

[그림1] 서비스관리 부문에 대한 조사


실제 사후(after-sales) 서비스 조직 관리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달인 기업은 전체의 77%가 제품 보증 관리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느림보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그림2] A/S 서비스에 대한 조사


자산관리나 유지보수(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MRO) 서비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달인 기업의 79%가 제품 품질 유지 서비스와 여분의 부품 조달 서비스에 힘쓰고 있었지만 느림보 기업의 경우 한 군데도 이 분야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림3] 자산 관리 및 MR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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