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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인정한 CEO, 데이비드 노박

백성욱 | 84호 (2011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SERICEO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회원제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로 국내 주요 기업 경영자들에게 경제, 경영, 인문학 등 다양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http://www.sericeo.org)

 

“프로 풋볼 선수를 스카우트하듯 최고경영자(CEO)를 뽑는다면 나는 데이비드 노박에게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을 맡기고 싶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회장이자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세계적 거부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그가 회사를 맡기고 싶다는 인물은 바로 요식업체 얌 브랜드(Yum! Brands) CEO 데이비드 노박이다.

 

얌 브랜드는 KFC, 타코벨, 피자헛 등 약 33000개의 매장과 100만 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외식업체다. 특히 KFC는 중국 시장에서 맥도날드를 따돌리고 패스트푸드 업계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데이비드 노박은직원이 즐겁고 고객이 행복하면 회사가 성장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일군 인물이다. 그의 즐거운 조직문화 만들기 노하우를 알아보자.

 

데이비드 노박은 마흔 여섯의 젊은 나이에 얌 브랜드의 CEO가 됐다. 그는 MBA 학위는커녕 그 흔한 경영대 졸업장 하나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백과사전 외판원으로 일했으며, 결혼 후에는 호텔 야간 접수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피자헛에 입사한 그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노박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그는인정과 보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호텔 야간 접수원으로 일하던 시절, 거물 팝 가수였던 잉글버트 험퍼딩크가 노박이 일하던 호텔에 투숙했다. 노박은 험퍼딩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두둑한 팁은커녕 고맙다는 말조차 제대로 듣지 못했다. 엄청난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낀 노박은일을 잘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내가 경영자가 되면 직원들에게 꼭 적절한 보상을 제시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노박은 한 달에 한 번씩 일을 잘한 직원을 뽑아 커다란 은제 피자 쟁반에 이름을 새겨 수여하는피자팬 상을 만들었다. 자신의 서류가방에 항상 고무치킨 인형을 넣고 다니면서 매장에 들어가 미리 점 찍어둔 직원을 격려한 후 고무치킨 인형도 건넨다. 얌 브랜드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상이 많다. 회사를 널리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운 직원에게타임지 표지에 수상자의 얼굴이 실린 모습을 만들어주는표지상’, 돈이 가득 든 저금통을 선물하는돈을 보여줘 상’, 조리법이 적힌 주방용 저울을 선물하는큰 저울상등이다.

 

얼핏 보면 별 거 없어 보이는 이런 상들은 직원들에게 큰 기쁨이 되고 있다. 얌에서 일했던 한 할아버지 직원은 노박에게 받은 고무치킨 인형을 자신의 관에 넣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둘째, 직원들의 개인 문제에 관해서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노박이 과거 광고 에이전시 회사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당뇨병이 있던 그의 아내는 저체중인 딸을 조산한 후 사경을 헤맸다. 당시 그의 상사는 노박이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그에게 전화하는 사람은 해고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노박은 이 경험을 잊지 않고 자신이 받은 것을 직원에게 베풀고 있다. 자신의 직원이 가족 문제로 다급한 상황에 처하면 즉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준다. 장례식에 가야 하거나 급한 치료를 위해 더 큰 도시로 수송해야 할 때는 회사 비행기도 내주고 필요한 인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셋째, 경청의 중요성이다. 노박이 펩시의 마케팅 책임자로 있을 때의 일이다. 본인의 출세 야심작이라 생각했던크리스털 펩시가 타임(Time)이 선정한 20세기 최악의 100대 아이디어 신상품으로 뽑혔다. 노박은 제품 개발 당시, 사람들의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은 대가임을 깨달았다.

 

얌 브랜드에는 노박이 고안한모두 함께 가기(Taking People with You)’라는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 갓 주임이 된 사람부터 중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람을 대상으로 노박이 직접 세미나를 진행한다. 모든 참가자들은 세미나에 올 때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씩 가져온다. 또 그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룹 토론 등을 진행한다.

 

미국 미시간대 교수이자 GE 리더십센터 소장인 노엘 티시는외부인에게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제도나 상징이라도 조직의 가치와 진지하게 연결된다면 구성원에게 소속감을 주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에 활기가 된다고 밝혔다. 노박은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활기를 불어넣는 일은 고용 계약의 일부라고 말한다. 그는조직의 특성에 맞는 독특하고 즐거운 문화를 구축하는 일이 기업의 경쟁 우위 창출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는 인물이다.

 

백성욱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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