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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Overpayment 대응방안

M&A 60%가 고평가… 고성장 꿈에 취하지 마라

유영욱,송경열 | 84호 (2011년 7월 Issue 1)
 

민성식 <공사중 2(Under Construction 2)>캔버스에 유채, 130x162cm, 2005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민성식의 작품은 선명하고 강렬한 색감, 대담하게 분할된 화면, 부감(俯瞰) 구도의 적극적 활용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그만의 독특한 부감 구도는 작품을 멀리서 바라볼 때와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바라볼 때 완전히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09년 6월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8000만 파운드(한화 약 1650억 원)의 이적료를 받고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인 미셸 플라니티는 “미친 가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구단주는 “호나우두 영입으로 늘어날 매출을 고려하면 합당한 투자”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극단적인 견해차를 해소해줄 방법은 없을까요.
 
비단 축구계의 고민만은 아닙니다. 많은 기업들은 M&A, 신사업 진출, 인재 영입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가치평가를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평가 기법이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무결한 방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경영자의 통찰과 안목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DBR이 가치평가 전문가들과 함께 21세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걸맞은 다양한 방법론과 실전 솔루션을 집약했습니다. 개별 방법론이 갖고 있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가치평가의 궁극적 목적인 투자 성과 극대화를 위해 필요한 요인이 무엇인지 소개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가치평가 체계를 정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금융위기의 파고가 잦아들면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대규모 M&A로 몸집을 불렸던 기업들이 큰 위기에 빠진 사례가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자사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이상의 비싼 돈을 주고(Overpayment) 인수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M&A는 여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피인수 기업의 본질 가치 이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해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빠지는 게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카이프(Skype) 인수 역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인수 발표 직후 WSJ은 “MS가 무려 85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구글은 불과 40억 달러를 제시했다”며 고평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인수 사실을 발표한 당일 MS 주가는 0.5% 하락했다. 이후 1주일 동안 약 4.5% 더 떨어졌다.
 
문제는 인수가격 고평가 논란을 쉽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M&A가 발표된 시점에서 이를 평가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하지만 발표 전후 인수 기업의 주가가 어떻게 변동했는지를 살펴보면 해당 M&A에 대한 금융시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바로 맥킨지의 POP 지수(The proportion of over payers)다. 이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맥킨지는 주요 M&A 거래 발표 직전과 직후 2일간의 주가 변동을 조사한다. 여기에 금융시장 전체의 변동폭을 반영해 시장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전달받은 M&A 비중을 POP 지수(The proportion of over payers)로 도출한다. 맥킨지가 1997년부터 2011년 1분기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약 1500건의 상장회사 M&A의 주가 변동을 분석한 결과 POP가 무려 60%에 달했다. 즉, 금융시장은 세계 M&A의 약 60%에 대해 ‘인수자가 너무 많은 돈을 썼다’고 판단한 셈이다.
 
가치평가(Valuation)에 관한 수많은 방법론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일이 아직까지 벌어질까.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주요 M&A 거래를 분석해 인수가격 고평가가 일어나는 4가지 이유와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업 전망
피인수 기업의 사업 및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한다는 뜻이다. 이는 경기 상황 및 피인수 회사의 핵심 사업의 경기주기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 즉 업종과 개별 기업의 특성을 막론하고 장기적으로 5% 이상의 고공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1963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 기업들의 평균 매출 성장률은 5% 정도에 불과했다. 특정 시점에서 20% 이상의 고성장을 보였던 대부분의 기업들조차 이후 10년 안에 성장률이 5%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포춘 상위 50대 기업에 속하는 대기업들은 성장률이 더 낮았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수준보다 불과 1%포인트 정도 높은 성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수자들은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과대 평가한다. 특히 현재 피인수 기업의 상황이 좋다고 해서 지속적 고성장을 예견하면, 즉 이를 10년 후 가치를 반영하는 영속 가치(Continuing value)에 넣으면 피인수 기업의 본질 가치는 심각하게 왜곡된다. 거듭 말하지만 10년 이상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은 극히 적다.
 
따라서 피인수 기업의 영속 가치를 계산할 때, 그 가정치가 산업 성장 평균이나 주요 거시 경제 지표보다 높으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낙관적 전망이 빈번한 업종은 주로 철강, 항공, 반도체, 제지, 화학 산업 등이다. 때문에 이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려고 검토할 때는 영업 이익, 현금 흐름(Cash flow), 투하자본 수익률(ROIC) 등 주요 지표를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도출해야 한다.
 
1963년에서 2007년까지의 생존한 50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기업 간 ROIC는 동종 업계 내 기업들보다 산업 간 차이가 훨씬 컸다. 특허에 의해 경쟁 우위가 결정되는 제약업계의 ROIC는 제지, 전력 등 다른 산업의 ROIC보다 훨씬 높았다. 즉 특정 제약업체의 ROIC가 높다고 해서 이를 해당 업체의 개별적 경쟁 우위로 여겨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같은 산업 안에서도 특정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기란 매우 어렵다. 가치 평가 과정에서 피인수 회사가 지속적으로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면 그 근거를 명확히 밝혀낼 수 있어야 한다. 뛰어난 브랜드 파워로 인한 가격 프리미엄,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가 낳은 비용 경쟁력, 핵심 부품에 대한 독점권 등과 같은 해당 기업만의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차별성 없이 최근 몇 년간 수익률이 좋았다고 섣불리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대응 방안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업 전망으로 인한 과도한 인수 금액 지불을 피하려면 지속적인 시나리오 플래닝 및 교차 점검(Cross-checking)이 필요하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의 주요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그 불확실성에 따른 시나리오별로 사업 전망치를 다르게 도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최종 가치 평가나 가치 산정으로 연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각 시나리오별 발생 가능 확률을 책정하고 이를 가중 평균한 수치를 얻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매우 편리하긴 하나 평균치가 ‘가장 발생할 확률이 높은 수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다른 방법은 각 시나리오 결과를 점검한 후 가장 발생할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를 택해 이에 집중 대비하는 방식이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지만 실제 그 일이 일어난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치 평가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출 수치에 대한 지속적인 교차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해당 기업의 추정 수익성이 산업 평균 이상은 아닌지?’ ‘매출 대비 투자 비율이 과거 실적이나 동종업계 대비 지나치게 보수적이지 않은지?’ 등의 질문 리스트를 작성한 후 월별이나 분기별로 이 수치를 점검하고 변화 가능성을 포착해야 한다.
 
합병회사의 시너지 창출 능력 평가 오류
시너지는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미래 현금 흐름을 개선함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를 뜻한다. 보통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현재 시장 가치보다 높은 돈을 지불할 때 이를 정당화하는 구실로 쓰인다. 문제는 이 시너지 효과를 지나치게 과대 평가함으로써 인수 가격이 늘어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합병회사의 매출 시너지를 과대 평가한다. 시너지의 원천은 크게 매출 시너지와 비용 시너지다. 매출 시너지는 두 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개별 회사의 매출을 합한 수치보다 더 높은 매출이 발생할 때를 말한다. 소규모 창업 기업 A의 우수한 기술력과 대기업 B의 판매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A가 단독으로 제품을 상업화할 때보다 훨씬 큰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매출 시너지의 대표적 예다. 비용 시너지는 두 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개별 회사의 비용 지출 합보다 더 적은 돈을 쓰는 것을 뜻한다. M&A 후 두 회사가 중복 사업 부서나 인력을 축소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M&A 사전 실사에서 비용 시너지는 비교적 정확한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다. 반면, 매출 시너지는 적정하게 평가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맥킨지의 합병 후 경영(Post-Merger Management) 담당 부서가 조사한 90건의 M&A 결과를 보자. 조사에 따르면 인수 기업의 88%가 당초 M&A 전 예상했던 비용 시너지의 70%를 달성했다. 반면 매출 시너지의 비율은 훨씬 낮았다. 인수 기업의 절반만이 목표 매출 시너지의 70%를 실현했다.
 
매출 시너지를 과대 평가하는 이유는 시장 전체의 성장 가능성 및 시장 내 경쟁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인수 회사에 지나치게 유리한 쪽으로만 피인수 기업의 현실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회사는 M&A를 추진하며 합병 회사의 매출 시너지를 매우 낙관했다. 이 회사는 합병 첫해에 합병회사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 이익 성장률이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할 거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큰 폭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려면 판매 가격을 낮추는 길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시장점유율은 증가했지만 실제 이익 성장률은 두자릿수에 훨씬 못 미치는 2%에 불과했다.
 
시너지 창출을 위한 부대 비용을 과소 평가해도 과도한 인수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비슷한 사업 구조를 지닌 두 기업이 결합한 후 일어나는 시장 잠식(cannibalization)이다. 즉, 두 기업의 비슷한 제품이 서로의 시장을 깎아 먹는다는 뜻이다.
 
시장 잠식은 주로 금융업계에서 발생한다. 은행 A와 은행 B가 합병할 때, 대부분은 기존 고객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은행의 합병에 따라 기존 고객의 일부가 이탈할 때가 많다. 이를 시너지 계산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이 역시 과도한 인수금액을 지불하는 주요 이유가 될 수 있다,
 
매출 증가나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 및 실행 비용 또한 시너지 창출에 관한 부대 비용이다. 인수 기업이 비용 절감 시너지 실현을 위해 피인수 회사의 기능 일부를 폐쇄할 때는 직원들의 퇴직금과 같은 실행 비용이 필요하다.
 

 대응 방안  시너지 관련 비용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무엇보다 인수 회사 자신 및 피인수 회사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이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비용 발생 요인은 다음과 같다. 합병으로 인한 고객 이탈 가능성, 퇴직금을 포함한 인력 구조조정 비용, IT 시스템 통합 비용, 핵심 인력의 이탈 가능성, 일시적인 생산 위축 가능성 등이다. 막대한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인수 기업이 많은 돈을 빌리면 합병회사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본 조달 비용 증가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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