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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Management

母 브랜드의 친밀감이 브랜드 확장 성공열쇠

김동균 | 83호 (2011년 6월 Issue 2)

 

편집자주 지난 10년 동안 국내 대기업에 브랜드·마케팅 전략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온 비아이티컨설팅(bit consulting)의 대표인 김동균 박사가 다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와 통찰을 제시합니다. 생생한 케이스 스터디와 함께 제시될 브랜드 전략 스토리를 통해 많은 지혜를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자산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브랜드 확장(brand extension)을 꼽을 수 있다. 브랜드 확장의 엄격한 정의는 기존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이전과 다른 제품군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활동을 뜻한다. 라인 확장(line extension)은 기존 브랜드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동일한 제품군에 새로운 제품을 추가한다는 측면에서 브랜드 확장과 차이가 있다. 브랜드 확장은 라인 확장과 함께 기업이 추가적인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브랜드를 재활성화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브랜드 확장 성공 조건
시장이 성숙하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신제품 개발과 도입에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신제품 개발에 따른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나 확고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더라도 기존 브랜드의 후광 덕택에 쉽게 제품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고 가격도 좀 더 높게 받을 수 있다. 그로 인해 기업은 추가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고, 때로 기업 가치 증대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기존 브랜드를 사용하면 우선 인지도가 확보되고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그대로 신제품에 옮겨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공략하는 브랜드 확장의 성패는 목표 소비자들이 모() 브랜드에 호의적인 연상을 갖고 있어서 그로 인해 향후 확장할 제품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때 모 브랜드와 확장 제품 간 일관된 콘셉트(Concept Consistency)가 유지될수록, 두 제품 간 카테고리가 유사(Category Similarity)할수록, 모 브랜드와 소비자 간 강력한 관계(Brand-Customer Relationship)가 형성돼 있을수록 모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향후 확장할 제품군에 긍정적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아진다.
 
콘셉트 일관성(Concept Consistency)
핵심 속성이나 이미지 등 콘셉트의 일관성은 브랜드 확장의 중요한 조건이다. 모 브랜드와 확장된 제품 간 카테고리가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콘셉트가 일관적이면 비교적 쉽게 수용될 수 있다. 두 제품이 모두 다 고품격이거나, 고기능이거나, 경제적이거나 하는 등 두 제품 간 일관성 있는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 모 브랜드에서 기존 제품과 강하게 인식되는 특정한 연상이나 제품 속성이 일관된 콘셉트에 힘입어 확장 제품으로 쉽게 연계된다면 카테고리 유사성이 낮은 카테고리 간에도 브랜드 확장에 무리가 없다.
 
예를 들면 ‘깨끗한 빨래 및 세척’을 핵심 콘셉트로 한 표백제 브랜드인 ‘옥시’는 동일한 콘셉트로 세탁세제(옥시크린)와 주방세척제(옥시싹싹)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초화장품에서 성공한 식물나라는 색조화장품으로 확장하는 데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기초에서 색조로 확장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식물나라의 경우 ‘순식물성’ ‘무자극’ 등의 핵심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너무 강하게 각인돼 있어서 색조 화장품으로 잘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카테고리의 전형성과 마찬가지로 콘셉트도 너무 강하게 인식되면 브랜드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카테고리의 이질성이 강해 상호 부정적인 연상을 초래하는 경우 브랜드 확장이 어렵다.
 
카테고리 유사성(Category Similarity)
목표 소비자들의 인식상에 모 브랜드의 카테고리와 확장 제품의 카테고리가 유사하다고 인식될수록 브랜드 확장이 수월해진다. 1999년 코카콜라가 패션과 스포츠 의류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이유 중 하나는 모 브랜드와 전혀 다른 카테고리로 브랜드 확장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확장 제품군이 카테고리보다 더 구체적인 수준, 즉 제품과 관련된 속성이나 편익뿐 아니라 이미지, 용도, 사용자 유형 등 제품 외적인 수준에서까지 모 브랜드와 유사성을 보인다면 확장 브랜드를 소비자가 수용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예를 들어 도브 비누에서 도브 바디 클렌저로 확장한 사례처럼 세정제품이라는 카테고리에서의 유사성뿐 아니라 용도(샤워용)와 사용자도 동일하기 때문에 확장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브랜드가 특정 카테고리에 전형성이 높고 특정 속성에 대한 연상이 강할수록 브랜드 확장 범위는 그만큼 제한적이다. 농축세제의 이미지가 강했던 한스푼, 화학조미료로 전형성이 강했던 미원 등은 카테고리의 전형성이 강해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이 어렵다. 반면 사용 환경이 동일한 경우 소비자 인식상 동일한 카테고리로 인정하기도 한다. 쿠쿠 브랜드는 압력밥솥에서 출발해 믹서기, 전기 주전자, 식기 건조기를 거쳐 최근에는 정수기까지 브랜드를 확장, 주방가전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발전시켰다. 동일한 사용 환경을 이용해 동일한 카테고리로 인식시킨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모 브랜드와 소비자와의 관계 강도(Brand-Customer Relationship)
모 브랜드와 소비자와의 관계 강도가 브랜드 확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는 소비자 기억 속에 있는 모 브랜드의 연상 기억 활성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즉, 소비자와 강한 관계를 가진 브랜드는 그 브랜드와 관련된 무언가가 나타나면 ‘쉽게’ 연상이 활성화된다. 두 번째로,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의 강도는 제공되는 편익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 강도가 강할수록 확장된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일관성, 유사성, 브랜드-소비자 관계의 3중 조합
브랜드 확장의 성공조건인 콘셉트 일관성, 카테고리 유사성, 브랜드와 소비자 관계의 상호 작용 등 세 요소 간 역학 관계를 알아보자. 먼저 확장된 제품이 제공한 편익이 모 브랜드의 콘셉트와 일관성이 있는 경우, 모 브랜드와 확장 제품이 유사한 카테고리라면 긍정적인 연상 작용이 즉각적으로 일어난다.(표1 ①②) 특히 모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 강도가 강하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표1 ①) 또한 제공편익이 모 브랜드 콘셉트와 일관성이 있다면 두 제품 간 카테고리가 다르더라도 모 브랜드와 관련된 연상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표1 ④) 이때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 강도가 강하다면 긍정적인 연상이 즉각적으로 활성화된다.(표1 ③)
 

 

반면에 확장된 제품이 제공한 편익이 모 브랜드의 콘셉트와 일관성이 없는 경우, 확장 제품이 모 브랜드와 유사한 카테고리에 속하고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 강도가 강하다면 제공된 편익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표1 ⑤) 하지만 브랜드와 유사한 카테고리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간 관계 강도가 약하다면 모 브랜드 연상에 대한 기억 과정이 약해 새로 제공되는 편익을 과장된 것으로 인식하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표1 ⑥) 확장 제품이 모 브랜드와 콘셉트의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카테고리도 서로 다르다면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 강도가 강할 때조차도 제공 편익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힘들다.(표1 ⑦) 하물며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 강도가 약하다면 모 브랜드에도 회의적인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다.(표1 ⑧)
 
결과적으로 브랜드 확장의 성공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대개 i) 카테고리 유사성, ii) 콘셉트 일관성, iii) 강한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 중에서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은 충족시켜야 한다. 특히 콘셉트 일관성이 보장된다면 브랜드 확장은 대체로 수용된다. 콘셉트 일관성이 없다면 카테고리가 유사하고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 강도가 강할 때 수용 가능성이 높고 약할 때 수용 가능성이 낮다. 결국 브랜드 확장에는 콘셉트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 브랜드가 소비자와 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콘셉트의 일관성 또한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 확장의 성공조건에서 보듯이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활용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강화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한경희 생활과학의 브랜드 확장 사례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스팀청소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제품이다. 2001년 처음 스팀청소기를 출시했고 2006년에는 스팀청소기의 확장 제품인 멀티스팀청소기와 스팀진공청소기뿐 아니라 스팀다리미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7년에는 동일한 브랜드로 음식물처리기까지 내놓았다.
 
한경희생활과학의 브랜드 확장을 앞서 제시한 브랜드 확장의 성공 조건들로 설명해 보자. 먼저 콘셉트 일관성 측면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는 1) ‘스팀과 열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2)기존 청소기의 ‘청결함에 살균이라는 혜택을 부가’한 콘셉트의 제품이다. 즉 제품의 콘셉트는 ‘스팀으로 살균까지 해 청결함을 더해주는 청소기’가 된다. 2006년 출시한 멀티스팀청소기와 스팀진공청소기는 같은 제품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콘셉트가 동일하다. 음식물처리기는 청소 및 청결 콘셉트의 확장된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반면 스팀다리미는 열과 스팀 기반이라는 점에서 스팀청소기와 동일하지만 엄밀히 말해 청소 콘셉트와는 거리감이 있다. 소비자들이 스팀과 열 기반 등 기술적 특성을 우선적으로 인식하는지 혹은 살균청소라는 개념을 우선적으로 인식하는지가 이슈다. 하지만 ‘청결’이라는 공통된 콘셉트를 가지는 제품들임에는 분명하다.
 
카테고리 유사성 측면에서 볼 때 스팀청소기는 스팀기기라는 카테고리와 청소기라는 카테고리에 해당된다. 멀티스팀청소기와 스팀진공청소기는 스팀기기이면서 청소기 카테고리다. 하지만 스팀다리미는 스팀기기 카테고리이지만 청소기 카테고리는 아니다. 특히 음식물처리기는 스팀기기도 청소기 카테고리도 아니다. 종합하면, 한경희생활과학의 브랜드 확장은 카테고리 유사성은 취약하지만 콘셉트의 일관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주된 성공 요인은 모 브랜드인 ‘한경희’와 소비자와의 관계 강도다. 2008년 기준,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10명의 주부 중 8명이 사용할 만큼 대중화돼 있었다. 이에 따라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주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품으로 타깃 소비자와 강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추후 한경희생활과학이 확장한 제품들은 주부들(동일한 타깃)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제품들이었고, 이에 따라 스팀청소기에 대한 긍정적 연상이 다리미, 음식물처리기 등 확장 제품들로 쉽게 전이됐다.
 
따라서 브랜드 확장은 언제까지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브랜드와 제품 확장성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초기 제품이 시장에 안착해 소비자 신뢰가 구축되면, 브랜드 콘셉트 일관성과 카테고리 유사성의 원칙은 다소 유연성을 가져도 좋다. 오히려 오랫동안 특정 카테고리에서 일관된 콘셉트를 유지하게 되면 전형성이 강해지고 소비자의 인식이 굳어져 확장을 쉽게 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딤채의 경우, 김치냉장고 카테고리의 대명사로 전형성이 강해져 버렸기 때문에 딤채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 확장은 오히려 어렵다. 딤채는 김치 냉장고에 기존 냉장고의 냉장실, 와인 냉장고 기능이 복합화된 제품으로 확장을 했지만 제한적으로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한경희생활과학의 경우에는 콘셉트의 일관성이나 카테고리 유사성을 다소 유연하게 적용했다. 따라서 모 브랜드가 소비자와 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면, 시장 환경이나 소비자 인식에 따라 브랜드 확장 조건을 다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한경희생활과학처럼 동일한 타깃(주부)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확장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라인 확장
동일한 제품군에 새로운 제품을 추가하는 라인 확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도 모 브랜드의 소비자와 관계 강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라인 확장의 핵심 성공요인은 모 브랜드의 시장경쟁력과 상징성이다. 시장 경쟁력이란 바로 소비자 인식상의 브랜드 자산 가치를 핵심으로 하고 시장 점유율과 유통력 등의 요소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소비자 인식상의 브랜드 자산가치는 결국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 강도를 설명한다. 또 상징성이 강한 브랜드는 상징성이 약한 브랜드보다 라인 확장의 성공 확률이 높다. 브랜드의 상징성이란 브랜드명, 심벌, 슬로건, 이미지 등과 같이 소비자의 기억체계 속에 심어져 있는 브랜드의 연상 내용이다. 이러한 상징성 혹은 연상 내용은 소비자가 제품을 평가하거나 구매를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상징성이 강한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자신과 브랜드를 동일시(self-identification)하거나 자신이 속하고자 하는 집단을 연상하게 하는 브랜드다. 따라서 상징성이 높은 브랜드는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를 소비자의 감성적 가치로까지 확대한다. 브랜드 확장과 마찬가지로 모 브랜드의 소비자와의 관계 강도는 라인확장 성공의 핵심이 된다.
 
 
김동균 비아이티컨설팅 대표 don@consulting-bit.com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리아리서치, 리서치인터내셔널코리아의 연구본부장을 역임했다. 삼성전자,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현대기아자동차, 비씨카드 등 국내 유수 대기업의 브랜드·마케팅 전략 컨설팅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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