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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면 전략을 다시 짜라

35단어로 회사의 전략을 말하라

데이비드 J. 콜리스(David J Collis),마이클 G. 룩스태드 | 7호 (2008년 4월 Issue 2)
데이비드 J. 콜리스, 마이클 G. 룩스태드
번역 발렌티나 한 balinjap@hotmail.com
 
당신은 자사의 전략을 35개 단어 이하로 요약해서 말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동료들도 같은 방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가?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극소수 임원만이 이 간단한 질문에 솔직하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임원이 일하고 있는 기업은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위치에 올라 있기도 하다. 그 일례로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주식중개 업체인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를 들 수 있다. 필자 중 한 명이 10년 이상 재직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중개업체로 지난 20년간 시장 점유율을 네 배로 늘렸다. 존스는 강세장과 약세장을 막론하고 꾸준히 ROI(투자수익률) 면에서 경쟁사를 능가했고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일하고 싶은 기업’ 목록에 항상 포함됐다. 약 3만7000명에 달하는 존스의 전직원이 자사의 간결한 ‘전략 선언문(strategy statement)’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해도 좋다. 존스는 “금융 관련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보수적 개인 투자자에게 전국에 걸쳐 있는 재무 상담사 네트워크를 통해 신뢰할 수 있고 편리한 개인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1만7000명의 재무 상담사를 보유한 기업(현재 1만여 명 보유)으로 2012년까지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역으로, 간단명료한 전략 선언문이 없는 기업은 전략 실행에 실패하거나 전략을 한번도 세워본 적이 없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놀랍게도 많은 조직과 임원들, 그리고 직원들이 자사와 특정 사업에 명확한 전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있다. 이런 기업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불만은 다음과 같다.
 
- 일을 시작해보려고 몇 달을 노력했는데 ‘전략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만둬야 했다. 그럼 일을 시작할 때 왜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안 한 것일까?
- 나는 내가 왜 이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책임자에게 여러 가지 다른 지시를 받았다.
- 우리가 왜 다시 이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것일까? 작년에 입찰에서 떨어지고 나서 이 계약을 따내는 데 시간을 소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생각했는데.
- 이 고객에게 가격을 할인 해줘야 하나? 낮은 가격에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계약하지 않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기업 경영자들은 자신이 멋진 표현을 사용해 만들어낸 전략이 실행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당혹스러워한다. 경영자들은 연간 예산 또는 전략계획 과정에 도출된 수많은 서류에 기술된 정책들이 경쟁에서 성공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모든 직원이 체화할 수 있고,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에 안내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전략 선언문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나의 주요 사업을 1만 개의 철심(iron filing· 한 개의 철심은 한 명의 직원을 나타냄)이라고 생각해보자. 종이 한 장 위에 철심을 들어다가 떨어뜨리면 철심들이 제각각 다른 방향을 가리킬 것이다. 이는 대단히 어지러운 상황이다. 1만 명의 똑똑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만드는 게 기업을 위해 바른 선택일 수 있지만 최종 결과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예를 들어 연구개발(R&D) 부서 엔지니어들은 ‘고객이 돈을 주고 사려 하지 않는(마케팅 부서 사람들이라면 이런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필수 기능을 담고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또 영업 부서는 고객에게 유행 기간이 짧은 맞춤형 상품을 팔고 있는데 제조 부서는 장기 생산계획에 맞춰 설계된 설비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자석을 이 철심더미 위로 통과시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철심들은 한 방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기 쉬운 전략 선언문은 사업 관련 행위들을 같은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것이다. 조직의 모든 직원이 내리는 개별적 의사 결정이 결과적으로 직원 각각에게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1만 명의 직원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좋은 전략 선언문이 포함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마이클 포터는 ‘전략이란 무엇인가?’(1996년 HBR 1112월호)라는 독창적 논문을 통해 전략적 선택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면서 전략의 특징을 개념적으로 규명했다. 그는 경쟁력 강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않는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이란 개념을 전략과 구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임원 및 학생들과의 연구에서 포터의 논문이 특정 기업의 전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기본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영자 대부분이 전략 선언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실질적으로 알지 못하고, 전략 선언문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숨기고 싶은 작은 비밀(dirty little secret)’이다. 그러나 전략 선언문을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면 다음 두 가지 상황이 발생한다. 첫째, 경영자는 자신이 만들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극도로 명확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둘째, 전략의 핵심이 직원들에게 쉽게 전달되고 조직 구성원이 모두 쉽게 체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간단하게 실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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