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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구성원을 위한 문화예술경영

예술을 즐기고, 배우고... 조직 창의력 업그레이드!

전수환 | 62호 (2010년 8월 Issue 1)
 

 
예술을 통한 내부마케팅의 중요성
흔히 문화마케팅은 기업이 문화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마케팅을 넘어 내부고객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마케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내부 마케팅은 조직원의 만족이 고객 만족을 불러온다는 전제하에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비전 제시, 커뮤니케이션, 동기부여, 교육 및 복지제도 구축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필립 코틀러에 따르면 가치 주도의 ‘마켓 3.0’ 시대에서는 기업구성원들이 가치를 공유하고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게 협력적이고 문화적이면서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추구해야 한다. 따라서 내부 문화마케팅은 창조경영 시대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조직원의 만족을 추구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술을 통한 내부마케팅은 예술을 활용해 조직원의 만족을 높이면서 가치를 주도하려는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즉, 예술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용해 조직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합생활용품 및 식품업체인 유니레버와 광고회사인 TBWA와 같은 기업들은 예술가들에게 연극 관련 스킬을 배움으로써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역량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조경영이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예술을 통해 내부마케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예술을 통한 내부마케팅의 부상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축제 등 고유한 문화공간을 통한 예술체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었던 기존 예술의 역할에 새로운 지평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예술은 단순한 후원 요청자의 지위에서 벗어나 이제 기업을 위한 변화 촉진자(change agent)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됐다.
 
그렇다면 예술을 통한 내부마케팅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픽사, 삼성전자, 포스코의 사례를 살펴본다.
 
픽사대학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지난 13년간 내놓은 작품마다 기록적인 흥행을 이루어낸 기업이 있다. 단 한 번도 외부에서 아이디어나 스토리를 사온 적 없는 기업이다. 바로 픽사(Pixar)다. 그들은 한두 명의 천재가 아닌 픽사 대학(Pixar University)이라는 사내 교육기관을 통해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 현재의 명성을 이루어냈다.
 
픽사 대학(Pixar University)의 설립은 <토이 스토리>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 무렵, 설립자인 존 래스터와 애드 캣멀이 스튜디오를 만들자는 대화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들에게 평생 교육을 제공하며 회사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기존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자유계약자인 영화배우, 감독, 작가는 임시 기업을 만들고 해당 기업은 영화 제작이 끝나면 사라졌다. 이 때문에 조직원들은 구조적으로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픽사는 이와 다른 행보를 걷는다. 개인의 성장이 곧 회사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장기적으로 한 회사에 결속돼 서로를 가르쳐주면서 작품마다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했다. 새 작품을 만들 때마다 직원을 내보내는 기업이 아니라 조직원들을 예술가로 키울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 했다.
 

이런 남다른 가치추구로 픽사에서 작품을 만들어 아카데미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감독들조차 프리 에이전트로 독립하지 않고 회사에 계속 남기를 선호한다. 픽사 대학 역시 이러한 픽사의 공유가치에 따라 만들어졌다. 700여 명의 조직원들을 위해 조직 속의 벽을 없애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함께 개발하는 지식경영시스템의 필요성이 픽사 대학 설립으로 이어졌다.
 
픽사는 픽사 대학의 학장으로 저글링 곡예단의 창립 멤버인 랜디 넬슨을 고용했다. 랜디 넬슨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마케터, 요리사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을 기획했다. 픽사 대학의 커리큘럼은 기술 트레이닝으로 시작해 점차 예술교육까지 확대된다. 현재 영화 제작, 회화, 조각, 글쓰기 등 110여 개의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직원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4시간씩 교육을 받는다. 교육 참여는 업무의 일환으로 인정된다. 교육의 최대 목적은 조직의 가치를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픽사는 조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여 회사의 성장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픽사 대학은 특히 예술 분야와 기술 분야의 경계를 허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 분야의 전문가에게 눈부신 예술적 기질을 발견하도록 유도하고, 예술만 알던 예술가에게 기술적 장점을 끌어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PRO패밀리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향식 지식경영 추진사례로 손꼽힌다. 1만4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고 휴대전화 애니콜을 생산하는 구미사업장은 ‘PRO패밀리’라는 새로운 형식의 기업 내 문화 동아리를 통해 창조경영을 위한 내부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업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으로 조직이 침체된 적이 있었다. 이후 조직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GWP(Great Work Place)로는 창조경영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 아래 GLP(Great Life Place)를 추진키로 했다. 즉 일터가 아닌 삶터로서 새로운 직장 문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삼성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문화적 욕구에 대응하려면 ‘사원들의 감성자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재상 역시 창조경영시대에 발맞춰 T자형 인재(기존 자신의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지칭하는 ‘I자형 인재’상을 뛰어넘는, 창조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고 전문지식 외에도 사회 전반에 대한 통찰을 갖춘 새로운 인재상)를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기계발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높여 ‘프로’가 되자는 취지로 구미사업장은 고유의 인력육성체계인 PRO시스템을 구축했다. PRO시스템은 세부적으로 PRO팀(업무에 관련된 학습모임), PRO패밀리(취미와 관련된 소모임), PRO캠퍼스(사내대학), PRO가꿈터(교육 공간)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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