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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ation for M&A

잠깐! 헐값에 나온 美기업 사기 전에…

윤재봉 | 60호 (2010년 7월 Issue 1)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세계 최대 M&A 시장은 단연 미국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후 미국 기업들 간 M&A나 미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모두 주춤하다. 반대로 중국 및 인도 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M&A 시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로 헐값에 나온 알짜 미국 기업들을 사들이는 데 열심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아직 이 흐름에서 약간 비껴서 있는 듯하다. 미국 M&A 시장의 매력과 미국 기업을 인수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알아보자.
 
왜 Buy America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의 전 세계 M&A 시장 규모는 약 2조8000억 달러였다. 2007년 4조 달러에 비해 약 30% 감소한 수치다. 2008년 미국 M&A 시장 규모 역시 2007년 1조7000억 달러보다 46% 줄어든 9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 감소 추세는 2009년까지 이어졌다. 2009년 세계 M&A 시장 규모는 1조 9000억 달러, 미국 시장 규모는 7000억 달러에 그쳤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원지였던 미국 기업들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했다.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 외 지역 기업들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증가하면서 Buy America 열풍에 불이 붙었다. 사실 이는 매우 흔치 않은 기회이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런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2008년 한 해 동안 미국 기업 인수를 위해 투입된 외국 자본은 1172억 달러가 넘었다. 미국 내 M&A 시장 규모는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이 와중에 해외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금융위기 후 해외 기업이 미국 주요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일본 도쿄해상화재는 서브프라임 부실 자산이 거의 없는 알짜배기 보험회사 필라델피아를 460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는 일본 보험회사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3월엔 영국 보험회사 프루덴셜이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의 아시아 생명보험 사업부 AIA를 355억 달러에 인수했다. 비슷한 시기 독일 화학 및 의약회사 머크도 제약 장비업체 밀리포어를 720억 달러에 사들였다. 일본 생명과학업체 아스텔라스는 OSI를 350억 달러에 적대적 인수합병하기로 했다.(표1)
 
한국 기업의 해외 M&A 현황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규모가 큰 미국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몇몇 있다.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 잉거솔랜드 산하의 소형 중장비업체인 밥캣을 포함한 3개 사업부를 49억 달러에 인수한 게 좋은 예다. 동원그룹의 스타키스트 인수, LS전선의 수피리어 에섹스 인수 등도 있다. 인수 금액도 수천 억 원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 목적은 주로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후방 다각화나 동종 업계의 기업 인수를 통한 신시장 개척이다.
 
두산 인프라코어를 보자. 두산은 아시아 지역에선 발달된 유통망을 갖추고 있었으나, 선진국 시장에선 그렇지 못했다. 이에 동종 분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밥캣을 인수해 미국 및 유럽 유통채널의 취약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동원그룹은 미국 1위 참치캔 유통업체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자사에서 수확하는 참치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 LS전선도 수피리어 에섹스 인수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비록 인수가 무산되긴 했지만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 시도, SK텔레콤의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시도, LG전자의 GE 가전사업부 인수 시도,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 시도 등도 한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 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해외 기업 인수 시 유의 사항
이처럼 해외 기업 인수 시도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M&A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제대로 알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은 듯하다. 해외 M&A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보자.
 
1)인수 목적에 대한 점검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일은 상당한 모험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인수 대금 이외의 추가 비용도 국내 기업을 인수할 때보다 훨씬 더 든다. 때문에 인수 목적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고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궁극적인 시너지 요소와 해당 시너지의 창출 방안에 대한 사전 전략이 마련돼야 하고, 이 전략들이 합리적이며 실현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검토,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관한 논의도 선행돼야 한다.
 
인수 주체의 관점에선 독자적인 인수를 할 것인지,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의 참여를 통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추진할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만약 인수 주체의 해외 진출 경험이 일천하다면 관련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사모펀드와 함께 진행하는 일도 대안이라 하겠다.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직후 인수를 검토하던 산업은행 또한 이 단계에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산업은행의 목적은 비교적 분명했다. 리먼 브러더스와 같은 선진 투자은행이 한국 기업의 손에 들어온다면 엄청난 일이며 그들이 가진 노하우와 수많은 인재들을 한꺼번에 얻어 비즈니스 모델을 선진화하고 나아가선 전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워낙 거래 규모가 크고 시급한 사안이었던 만큼 산업은행은 분명한 목적을 갖고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장애물에 부딪혔다.
 
산업은행은 부실자산이 모두 정리된 ‘깨끗한 회사(clean company)’를 인수하기 원했다. 하지만 이에 관한 리먼 브러더스와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산업은행 안팎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명목 하에 그 많은 위험을 감당해야 하느냐는 회의론도 많았다. 산업은행과 같은 공기업이 리먼 브러더스를 인수한다면 과연 제대로 감독할 수 있을지,리먼 직원들이 금융 공기업의 조직 문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문제였다.이에 산업은행은 민간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려 했다.하지만 이 또한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결국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직전에 협상이 결렬, 산업은행은 인수를 접었다.
2)조직 통합 및 인사 문제
해외 기업은 조직문화 및 환경이 국내 기업과 판이할 때가 많기에 조직 통합은 M&A 절차에서 상당한 부분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인수 이후 기업의 통합 방안을 뜻하는 PMI(Post Merger Integration)는 인수 준비 단계에서부터 검토하는 게 옳다. 특히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퇴직제도, 고용 및 해고시스템 점검, 주요 인사에 대한 보너스 책정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기업들은 원가, 회계, 인사, 관리 등 기업을 운영하는 모든 부분에서 상이한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 나라 밖의 회사와는 차이가 더 커진다. 때문에 해외 기업 인수 후엔 상이한 시스템 구조의 동조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시스템 통합 방법으론 두 기업의 시스템 가운데 현재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더욱 적절하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선택해 상호 보완하는 Best of Breed (BOB) 방식, 두 기업간 중복되는 부분을 제거하고 새롭게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는 Blow-Away(BA) 방식이 있다. 보통은 두 기업 간 많은 변수와 환경 상의 제약으로 상기 방법들을 혼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기업들은 직원 퇴직금의 운용을 전문 운용회사에 맡겨 퇴직연금 형태로 지급한다. 적립금의 운용위험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확정급여형은 사용자(기업)가, 확정기여형은 근로자가 운용위험을 부담하는 형식이다. 확정급여형은 향후 발생할 퇴직연금 규모를 미리 정기적으로 산정해 놓고, 만약 기금이 이에 못 미칠 때 회사가 강제적으로 부족분을 보충하는 형식이다. GM을 비롯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퇴직연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기억해보면 적립금의 위험부담을 누가 부담하느냐가 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또한 미국 기업은 퇴직금과 별도로 퇴직 후에 민영 건강보험 등 추가 복지혜택을 위한 퇴직 후 프로그램(Post-Retirement Plan)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추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피인수 기업의 핵심 인재에 대한 보너스 정책도 살펴봐야 한다. 미국 기업은 핵심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재 유지 보너스(retention bonus package), 스톡옵션, 직책 제안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 다케다 제약은 밀레니엄제약 인수 후 핵심 인재들을 붙잡기 위해 1년 이상 회사에 잔류하면 연봉의 10∼30%가 넘는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우수 인재들을 확보해 이들의 노하우를 관찰하고 흡수하는 게 애당초 다케다의 목표였기에 이들의 잔류를 적극 독려한 셈이었다. 서구 문화권에선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직하는 일이 매우 자연스럽다. 이를 감안한 일본 기업이 기존 경영진 외에도 우수 인재들을 잔류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실천했다는 점은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피인수 회사의 인재를 붙잡기 위해 기존 연봉과 인센티브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고, 심지어는 피인수 회사의 경영진이 본국의 경영진보다 높은 연봉을 요구하더라도 서구 기업 환경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기업도 있다.
 
2009년 미국 자동차 장비업체 팀켄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한 제이텍(Jtek)이라는 일본의 자동차부품 기업은 경영진에 대한 정밀실사까지 실시하며 핵심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 인수 효과를 얻으려면 팀켄 경영진의 잔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제이텍은 실사를 통해 핵심 인재의 선별 작업에 들어갔다. 팀켄 주요 경영진의 잔류 의사를 파악한 후 이를 바탕으로 잔류 경영진 선정 작업을 심도 있게 진행한 끝에, 제이텍은 효과적으로 팀켄의 핵심 인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주주와 경영진을 사실상 하나의 실체로 간주하는 국내와는 달리 미국 기업은 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경영진이 무조건 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뜻이다. 주주들이 매각 금액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자에게 매각의 성공에 따른 거액의 보너스를 조건으로 제시하는 일이 빈번하기도 하며, 반대로 M&A가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기존 경영진들이 퇴진 시 거액의 보너스 등 각종 수당을 챙기는 경우도 흔히 발생하곤 한다. ‘Poison Pill’ ‘황금낙하산’ 등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원래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도입됐으나 현재는 뉴욕의 금융권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3)법률 및 규정 문제
미국 기업을 인수할 때는 특히 파산법(Chapter 11), 공개매수 및 증권거래법의 주요 사항, 복잡한 지분구조의 특이사항 등 한국에서는 생소한 법률 문제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미국 파산법 중 Chapter 11은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기업이 밟는 국내의 회생절차와 비슷한 제도다. GM을 비롯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이 Chapter 11을 통한 회생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Chapter 11을 통한 구조조정의 가장 큰 장점은 우발 채무를 회피할 수 있고 채무 재조정을 통해 기업 부채를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LG전자가 인수한 미국 가전업체 제니스 또한 Chapter 11을 통해 기업을 인수한 사례다.
 
주식의 공개매수(tender offer)는 원래 미국에서 1960년대 전까지 발행회사가 감자를 통해 주식을 환수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적대적 M&A의 70∼80%가 공개매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도 한국의 증권거래법과 동일하게 5% 이상의 주식을 공공으로부터 매수하고자 할 때 공개매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8년 LS전선은 한국 기업 중 최초로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수피리어 에섹스를 인수했다. 미국의 증권거래법은 국내보다 대체적으로 엄격하며, 상장 미국 기업을 인수할 때는 공개매수에 관한 추가 비용 지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지분구조 또한 한국 기업들보다 복잡할 때가 많다. 영미(英美)형 지배구조는 경영자와 소유자의 철저한 분리를 특징으로 한다. 특히 M&A로 외형 성장을 이뤘거나 세계 각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한국 기업보다 지분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조세 또는 각종 규정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외의 지역에 특수회사를 설립하는 일도 많다. 최근 미국 기업을 인수한 A사도 이 때문에 유럽에 지주회사 형태의 해외 SPC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인수회사의 미국 및 각국 사업부를 지배하는 구조를 확립했다.

4)회계기준 문제
현재 한국의 회계기준은 미국의 회계기준인 GAAP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팩토링(Factor-ing)처럼 차이가 큰 일부 항목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팩토링은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팩토링 회사(은행, 할부금융회사 등)에 매각하고 자금을 수령하는 거래를 말한다. 즉, 기업(판매회사)이 소비자(구매회사)에게 물건을 외상으로 판매하고 얻은 외상매출채권을 제3자인 팩토링 회사에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과 달리 미국 기업은 팩토링을 자주 이용한다. 이를 매각 거래로 구분하느냐 차입 거래로 구분하느냐에 따라 회계처리가 달라지므로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한국 상장 기업이 올해부터 실질적으로 도입할 국제회계기준(IFRS)과 US GAAP의 차이점에 관해서도 인지해야 한다. 우발수익을 처리할 때 US GAAP에서는 확실한 수익의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우발수익을 매출로 인식하지 않는다. 반면 IFRS에선 우발수익이 향후 진정한 수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이를 미리 매출로 인정한다.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에서 나타나는 이 차이점은 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미리 파악해둬야 한다. 이렇듯 피인수 기업 재무 현황에 대한 효과적인 파악 및 전략 수립을 위해선 회계실사를 통한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표2).

 

5)우발 상황에 따른 위험 대비
인수자는 인수대상기업이 위치한 산업적·제도적 특성에 따라 우발상황에 따른 위험을 적절하게 평가해야 한다. 특히 환경, 소송 문제 등은 외부 전문가의 실사를 통해 우발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환경 문제는 주로 인수자산에 포함된 공장 설비, 토지 등이 과거에 오염을 유발했거나 오염방지시설 요건을 준수하지 못해 제제를 받는 사례가 해당된다. 이 때 잠재적인 복구 비용(clean up costs)에 대한 가격 산정 또는 인수 후 배상책임에 대한 매도자와의 합의가 필요하다.
 
A사가 특정 화학물질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B사에 대한 인수 검토를 위해 실사를 진행할 때도 환경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B사는 화학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특정 화학물질을 추출하는 기술을 가진 곳이다. 추출 후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처리 비용과 잠재적인 환경 오염 유발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었다. B사가 화학물질 제조에 사용하는 다른 원재료는 직접 산을 깎아 채석해야 했다. 이에 대한 추가 환경 부담금,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환경단체 및 지자체와의 분쟁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다. 이 문제가 A사의 인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실사 및 가치평가 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소송 문제는 공정거래, 제조물 책임, 산업재해 등 제기된 소송의 패소가능성을 검토해 잠재적 손실의 재무적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업은 리스크가 큰 산업재해 소송 등은 보험 가입 등을 통해 일부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는데,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자가부담분을 충당부채로 적절히 평가 및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피인수 기업이 자사의 일부 사업부 등을 분사(carve-out)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 Carve-out된 사업부가 독립적인 사업 영위가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사 비용이나 공통 서비스 비용을 면밀하게 분석해 분사 사업부의 자산 및 손익의 신뢰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럴 때는 매도자가 TSA(Transition Services Agreement)를 통해 일정기간 지원업무를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 최근 M&A에서 나타난 매출액 대비 인수대상의 공통비용 비중, TSA 체결 기간은 다음과 같다(표3).
 
국내 시장에만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해외 기업 M&A는 단번에 해외 시장의 기반을 구축해준다는 장점을 지녔지만 반면 많은 비용과 위험을 동반하기에 쉽사리 단행하기 어려운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많은 비용을 들여 인수에 성공했다 해도 인수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해 실패한 M&A가 너무 많다. 이번 글에서 언급한 사항 외에도 훨씬 많은 요소들을 점검해야 할 때도 허다하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지금이 우량 해외 기업을 비교적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도 분명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섣불리 M&A를 시도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진 기업이 많습니다. 일순간에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M&A의 달콤한 유혹 뒤에는 거대 기업마저도 한순간에 몰락의 길로 내모는 치명적 독이 숨어 있습니다. 윤재봉 삼일회계법인 대표가 M&A 의사결정의 핵심인 가치 평가에 관한 현장 노하우를 전합니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M&A를 고려하고 있는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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