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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기본은 무엇인가?

문휘창 | 42호 (2009년 10월 Issue 1)
전략을 뜻하는 단어 ‘스트래티지(strategy)’는 그리스어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서 나왔다. 스트라테고스의 원래 의미는 ‘장군의 기술(the art of the general)’이다. 장군은 몇 번의 작은 싸움에 집중하기보다 전체 상황을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한다. 그래야 큰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작은 일에 몰두하면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뜻하지 않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좋은 전략은 종합(comprehensiveness)과 조화(harmony)를 통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선택과 집중’에 너무 집착하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전략 수립 과정에서 이론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현실만 강조하기도 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골프 실력을 높인답시고 제대로 된 연습은 하지 않고 매일 필드만 나간다고 생각해보자. 몇 개의 묘수는 습득할 수 있겠지만 골프 실력은 별로 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실수를 매번 반복할 가능성도 크다. 골프 실력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향상시키려면 좋은 티칭 프로에게 골프 이론과 스윙부터 제대로 배워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영 전략을 세운답시고 아무리 많은 ‘브레인스토밍’을 해봤자 시간만 낭비할 뿐 좋은 결론을 얻기는 쉽지 않다. 좋은 경영 전략 이론을 제대로 습득한 후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야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결국 전략 수립의 양대 필수 조건은 ‘큰 그림을 보는 일’과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갖추는 일’이다. 필자는 이 두 관점에 집중해 경영 전략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공하려 한다.


 
경쟁 전략의 기본 틀
전략의 기본은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전략 이론에서 출발해야 한다. 포터 교수 외에도 훌륭한 경영학자들은 많지만, 이들의 경영 전략 이론은 대부분 포터 교수의 전략 이론을 약간씩 변형한 데 불과하다. 따라서 포터 교수의 전략 이론을 제대로 알면 다른 전략 이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전략 이론이 피상적으로만 알려져 있거나, 심지어 많이 왜곡돼 있다. 그의 이론을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고 자꾸 새로운 이론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전략의 기본으로서 ‘포터 교수 전략 이론’의 핵심을 설명하고, 이를 어떻게 현실에 적용해야 하는지 보여주려 한다.


 
어떤 산업에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에서 설명하는 ‘산업 매력도 분석’과 ‘기업 경쟁력 분석’을 해야 한다.
 
①산업 매력도(industry attractiveness)우선 자사가 투자할 예정이거나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산업의 매력도를 분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산업은 신성장 산업이나 고도 기술 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일 때가 많다. 컴퓨터 관련 업종이 매력적으로 보여도 이 분야에서 큰 이익을 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 벤처 산업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시장이 성숙 또는 포화 단계에 접어든 기존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이 매력적인지를 어떻게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 포터 교수는 다음 5개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림1)
 
제조업이건 서비스업이건, 전통 산업이건 고도 기술 산업이건 모든 산업의 경쟁 원리는 이러한 5가지 변수로 설명할 수 있다.
 
1. 산업 내 경쟁자들의 경쟁 정도(rivalry)가 낮을수록 산업 매력도가 높다.
2. 잠재적인 신규 진입자(potential entrants)의 진입 가능성이 낮을수록 산업 매력도가 높다.
3. 부품이나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급자(suppliers)의 독점도나 교섭력이 낮을수록 산업매력도가 높다.
4. 구매자(buyers)의 독점도나 교섭력이 낮을수록 산업 매력도가 높다.
5. 대체재(substitutes)의 위협이 낮을수록 산업 매력도가 높다.
 
5가지 변수를 종합한 결과가 해당 산업의 평균적인 이익과 성과를 결정한다. 즉 5가지 변수를 제대로 이해해야 어떤 산업이 ‘단기적 거품 상태’에 있는지, 아니면 ‘구조적인 변화’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흔히 투자 결정을 재무적 분석으로만 끝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실제 일어나고 있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과소 또는 과대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잘못된 투자 결정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해 국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경영자와 투자자들이 ‘5 forces model’을 제대로 이용해 의사결정을 한다면 자본 시장의 급변 현상도 많이 줄어들 수 있다.
 
②기업 경쟁력(firm competitiveness)산업을 선택한 다음에는 그 산업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한 2가지 기본 전략은 ‘낮은 원가(low cost) 전략’과 ‘차별화(differen-tiation) 전략’이다. 또한 기업은 사업의 범위를 얼마나 넓힐지 결정해야 한다. 차별화와 저원가라는 2가지 기본 전략에 사업 범위까지 결합하면 <그림2>가 된다.
 
이 4가지 ‘본원적 전략’은 경쟁 우위를 창출하기 위한 서로 다른 접근법이므로 기업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포터 교수를 비판하는 학자들은 그가 너무 경쟁(competition)만 강조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그림2>의 4가지 본원적 전략은 경쟁을 강조한 게 아니다. 전략을 제대로 선택하면 쓸데없는 경쟁을 피할 수 있어 여러 기업들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무한 경쟁 시대’ ‘샌드위치 상황’ 등을 주장하며 필요 이상의 경쟁을 부추기는 사람들이야말로 자원 낭비의 주범이다.


 
경영 전략의 핵심은 우선 자신의 역량을 기초로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업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영 환경에 맞지 않는 전략을 택해 실패한 사례가 많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실패한 게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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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휘창

    문휘창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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