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만 잘해도 혁신이 쉬워진다

41호 (2009년 9월 Issue 2)

많은 민간 기업이나 자선단체들이 혁신을 촉진하거나 사회적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각종 시상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맥킨지가 상금액이 10만 달러 이상인 시상 제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상금 총액이 3배 이상으로 늘어 모두 3억7500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 제정 취지와 기능도 변하고 있다. 1991년 이후 제정된 상의 80%가 우수한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목적으로 고안됐다.
 
자선단체와 혁신의 잠재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공공 부문이나 민간 기업은 효과적인 시상 제도의 특징과 발전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이후 혁신을 위한 공모전 증가
이번 연구에서는 1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이 걸린 219개 시상 제도를 분석했다. 후원 기관의 목표에 맞는 시상 방법과, 시상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개선책을 배우기 위해서다. 또 혁신, 시상 제도, 자선사업 분야의 전문가 100명에 대한 인터뷰와 48개 주요 상의 후원 기관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더 나아가 전략, 관리, 설계 등이 인상적인 12개의 공공, 민간, 사회복지 상의 후원 기관과 관리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상의 규모, 숫자, 다양성 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1) 맥킨지의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60개 이상의 상이 2000년 이후 제정됐으며, 상금도 2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시상의 목적도 변하고 있다. 이전까지 주류를 차지하던 탁월한 성과와 공로를 기리는 상보다는,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혁신과 새로운 방법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의 상이 많았다.
 
재계와 ‘베이비 부머’ 세대와 같은 새로운 자선사업가들이 2000년 이후 조성된 상금 재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상 제도의 막강한 후원자로 떠올랐다. 사회 공헌 활동에 거금을 지속적으로 쾌척하고 있는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과학, 공학, 우주항공, 환경 분야의 시상 제도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10년 전 전체 상금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예술, 인문학 분야의 상금은 10%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공모전과 시상 제도의 3가지 필요조건
시상 제도가 다른 자선사업 수단보다 효과적일 때는 언제인가?
 
조사 결과 다음 3가지 조건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명확한 목표’다. 예를 들어 합리적인 시간 내에 이룰 수 있고 측정이 가능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둘째는 ‘문제 해결의 잠재력을 가진 사람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려는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의지’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열흘 내에 두 번 우주에 진입했다가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는 우주선 개발 프로젝트인 ‘안사리 X’ 상의 상금은 1000만 달러다. 하지만 여기에 응모한 팀들은 우주선 개발을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 3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연구 기금 조성이나 시상 제도와 다른 방안을 결합하는 식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그림2) 실제로 일부 후원 기관들은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혼합한 포트폴리오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 이브라힘 재단(Mo Ibrahim Foundation)은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아프리카의 은퇴한 국가 원수를 선정해 5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동시에 아프리카 국가의 거버넌스(governance)에 대한 정량적 지수도 공표하고 있다. 모 이브라힘 상이 일으킨 관심을 기반으로 선진적인 거버넌스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이끌어내고, 일반 대중의 태도와 개인적 행동의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6가지 접근법
연구 대상 기관들은 조직이 직면한 현안과 시상 제도의 구조를 연계하기 위해 6가지 접근법 중 하나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표1) 그중 일부는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세운 모범적 사례를 선정하고 수상하는 식의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일반적 유형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형도 있다. 특정 커뮤니티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네트워크 상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엘 포마(El Pomar) 재단이 수여하는 상(Awards for Excellence)은 미국 콜로라도 내에서 훌륭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비영리 단체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이 상은 훌륭한 성과를 보인 비영리 단체를 연계하고, 수상자를 잠재적 후원자와 연결시켜준다. 정체되거나 새로 형성되는 시장에서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의 ‘시장 활성화’ 상도 있다. 2004년 스페이스십원(SpaceShipOne)이 안사리 X 상을 타자, 공공 부문과 민간 투자자들이 약 15억 달러 이상을 이 신생 산업의 개발에 투자했다.
 
상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인 ‘아소카의 체인지메이커(Ashoka’s Changemakers)’ 경진대회는 최종 수상자 발표 전에 참가자들이 온라인 포럼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도록 독려한다. 상금은 의도적으로 낮게 5000달러로 책정했다. 상금이 크면 협업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잠재적 후원자에게 알릴 수 있어 더 큰 보상이 된다.
 
정기적인 측정과 평가가 필수
우리는 시상 제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기 쉬운 중요한 영역을 확인했다. 효과를 측정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변화를 실행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특정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프로그램이라면, 이를 통해 구축된 신규 네트워크가 창출한 협업 프로젝트를 정기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모전과 각종 시상 제도 기획자나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시상 제도의 효과를 매년 평가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후원자들은 영향력 평가 등으로 시상 제도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광범위한 목적에 부합하지 못할 때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 특히 시상 제도로 인해 수상자가 후속 투자를 받는지 따져보고, 참여자끼리 새롭게 형성한 커뮤니티가 잘 유지되는지 검토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참여자와 자본을 움직이고, 위험 부담을 분산하며, 문제 해결 아젠다를 설정하는 시상 제도의 역량은 변화를 일구는 강력한 도구다. 이는 정교하게 수립된 전략의 일환으로 상을 활용하려는 후원 기관들에 매우 가치 있는 전술이 될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McKinsey Quarterly 인터넷판(2009년 7월)에 실린 원문 ‘Using Prizes to Spur Innov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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