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많은 벤처기업이 투자 위축, 시장 불확실성, 인력 이탈 등으로 인해 복합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 기술은 있지만 매출이 없거나 좋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실행력과 시장 연결이 부족한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중심 사고를 넘어 전략적 사고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가령 T-P-M 연계도는 기술 기반 기업이 기술을 어떻게 시장성 있는 제품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방향성과 경로를 제공한다. 또한 INC 모델은 조직이 가진 아이디어가 진정한 사업 기회가 되려면 고객의 니즈와 내부 실행 역량이 얼마나 균형 있게 결합돼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PAMM 분석은 제품 속성과 시장의 특성을 매트릭스로 연결해 수익성이 높고 우선 진입해야 할 시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며 시장 선택과 자원 집중이 매우 중요한 벤처기업에 전략적 방향성을 설정해준다.
기술-시장 연결하는 T-P-M 연계도애플의 전 임원이자 연쇄 창업가로 잘 알려진 가이 가와사키는 창업가들이 쉽게 범하는 10가지 실수를 지적한 바 있다. 그중 첫 번째는 시장 규모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창업가들은 흔히 “전체 시장이 이만큼인데 그중에서 1%를 가져가려 합니다”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숫자 1은 작아 보이지만 1%의 시장을 한 기업이 차지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벤처 창업자가 흔히 범하는 실수는 고객의 니즈 또는 시장이 과연 존재하는지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잘 개발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시장 개념을 구체화하는 기업의 능력, 즉 세분화된 목표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부합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P&G사의 연구에 따르면 제품 실패의 70%가 회사가 시장을 오해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술을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고객 니즈에 맞춰 시장으로 연결해 나갈 수 있을까? 이때 유용한 개념이 바로 T-P-M 연계도이다. T-P-M 연계도는 기술(Technology)-제품(Product)-시장(Market) 간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프레임워크다. 이 개념은 조직이 보유한 기술 또는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그 제품을 다시 특정 목표시장이나 목표 고객에게 적용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즉 기술로부터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흐름을 체계화한 것이다.
T-P-M 연계도에는 양방향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이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기술(T)에서 시작해 제품과 시장으로 이어지는 테크놀로지 푸시(Technology Push)와 시장(M)에서 출발해 제품과 기술 방향을 결정하는 마켓 풀(Market Pull)이다. 이처럼 ‘기술 주도냐, 시장 견인이냐’의 관점에서 T-P-M 연계도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기술은 첫 번째 높은 산이며 이를 넘어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두 번째 더 높은 산, 이 제품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세 번째 가장 높은 산이다. 즉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것을 제품화하고 시장과 연결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처럼 기술을 제품화하고 다시 시장으로 연결해 가는 T-P-M 연계도는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기업 현장에서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기술 사업화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요구되는 과학 기반의 사업 모델을 운영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에 유용할 수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은 일반적인 기술 스타트업에 비해 투자 대비 매출 발생까지의 회수 기간이 훨씬 길며 특히 신약 개발의 경우 장기간의 연구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많은 바이오 스타트업이 제품화 이전에 자금난에 봉착하거나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빈번하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투자 환경이 위축되면서 몇 개월을 버티기 힘들다는 바이오 창업가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T-P-M 연계도를 효과적으로 적용하며 ‘기회의 창’을 열어간 사례가 있다. 벤처나 창업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1992년 당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이던 박한오 박사가 설립한 ㈜바이오니아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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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밭대 옆 대전 유성구 학하동 농기계 창고에서 출발한 바이오니아는 2024년 기준 매출 2940억 원, 직원 376명이며 바이오 벤처 평균 대비 매출액은 약 30배, 지역 고용 창출은 10배가량 큰 기여를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이오니아의 30여 년 여정은 T-P-M 연계도를 잘 보여준다. 그들의 경영과 기술 전략은 T(기술)–P(제품)–M(시장) 관점에서 각 단계를 치밀하게 구축해왔다. 먼저 기술(Technology) 측면에서 바이오니아의 경쟁력은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을 제외하면 기업 차원에서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4가지 핵심 생명공학 기술, Solid Phase DNA 합성(1993), PCR(1984), Sequencing(1980), siRNA(2006)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 1) 이런 기술력은 단순한 도입을 넘어 유전자 핵심 기술의 국산화 및 자립을 가능하게 했고 첨단 생명공학 산업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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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바이오니아는 기술을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는 제품(Product)으로 발전시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개발한 국내 최초의 진단 키트다. 이 제품은 17년간 축적해온 유전자 분석 기술과 핵심 특허를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세계적인 제약사인 스위스 로슈보다도 앞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당시 바이오니아는 국내 신종플루 진단의 약 70%를 담당할 정도로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런 경험과 기술 역량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바이오니아는 자체 개발한 듀얼핫스타트™ 기술과 ExiStation™ 분자 진단 시스템을 기반으로 3시간 내 자동화된 고정밀 바이러스 진단을 구현하며 정확성과 편의성이라는 시장의 핵심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마지막으로 시장(Market) 측면에서 바이오니아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서의 한계를 글로벌 시장 진입 전략으로 돌파하고 있다. 특히 2024년 9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WHO PQ(사전 인증)를 획득한 HIV-1 정량 PCR 키트를 개발하며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인증은 단순한 기술 인증을 넘어 WHO, UN 산하 기관, 글로벌 NGO 등과의 공공 조달 입찰 자격을 확보하게 해주는 중요한 기반이 되며 아프리카 및 저소득 국가 시장에서의 기회를 열어줬다. 이처럼 바이오니아는 단순히 기술 중심 기업이 아닌 T-P-M 연계도 기반의 전략적 사고와 실행력을 통해 기술을 제품으로, 다시 시장 성공으로 연결한 대표적 사례다.
바이오니아 사례는 기술 중심 기업이라 하더라도 시장을 중심에 둔 전략 수립과 실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경험하는데 이는 기술 사업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큰 장벽을 보여준다. (그림 2) 이를 ‘1대10대100’의 비유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다. 즉 기술이 1이라면 이를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는 10의 노력이, 그 제품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지갑을 열게 하고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려 100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기술의 중요성이 크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기술을 성공적인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략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업화 기회 포착하는 잉크(INC) 모델그렇다면 이와 같은 기술 사업화 과정에서 사업 기회를 어떻게 포착하고 구체화할 수 있을까? 이때 유용한 프레임워크는 바로 잉크(INC) 모델이다. INC 모델은 아이디어(Idea), 니즈(Needs), 역량(Capability)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만나는 지점을 중심으로 기회를 식별하고 발전시키는 사고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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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성을 가지려면 단순히 창의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미충족 니즈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사업적 기회로 구체화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상호 순환적으로 연결될 때 아이디어의 독창성이 강화되고 그만큼 차별화된 기회의 확장성도 커지게 된다. 각 개념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아이디어: 사업적 가치가 있다고 인식되는 새로운 발상
• 니즈: 고객 입장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욕구
• 역량: 고객의 니즈를 실현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의 기술 및 자원
• 기회: 이 세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실질적 시장 가능성을 지닌 상태
하지만 현실에서는 세 요소의 크기와 균형이 항상 같진 않다. (그림 3) 예를 들어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고객의 니즈를 놓친 경우 시장이 외면하는 제품이 탄생할 수 있다. 반대로 아이디어와 니즈는 있지만 이를 실현할 역량이 부족하다면 공상에 불과할 수 있다. 또한 역량과 니즈가 모두 존재하더라도 아이디어가 명확하지 않다면 시장에서 방향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세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정렬돼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기회로 수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질문을 통해 조직 내부의 강점과 취약점을 점검해볼 수 있다.
1. 지속적 니즈• 고객의 니즈가 지속적(enduring)으로 존재하는가?
• 우리의 해결책에 고객의 니즈와 욕망이 잘 들어 있는가? 누가, 왜 이것을 원하는가?
• 이 해결책이 최신 부각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장기 트렌드를 이용하고 있는가?
• 왜 이 시장에 사람들이 투자하는가?
• 잠재적 시장 규모는 적합한가? 이 시장은 확대될 수 있는가?
2. 차별화된 역량• 우리는 신제품 또는 서비스를 전달(deliver)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역량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 우리의 해결책이 경쟁우위를 제공하는가?
• 뛰어난 자원을 가지고 있는가?
•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해 누구와 협력할 수 있는가?
• 우리 브랜드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가?
아이디어-니즈-역량이 균형 있게 결합돼 사업화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는 마시는 링거 ‘링티’를 꼽을 수 있다. 이 제품의 출발점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 군의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특전사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이원철 링티 대표는 혹서기 훈련 중 탈진하는 병사들을 자주 목격하며 링거 처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액을 직접 주사하는 것은 거리, 무게, 시간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해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링거 장치 하나만 해도 무게가 1㎏이 넘어 장거리 훈련을 위해 군장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수액을 휴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현장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문제 인식은 ‘분말 형태의 링거’라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구체화됐다.
아이디어가 출발한 배경에는 분명한 ‘고객의 니즈’가 있었다. 단순한 편의를 넘어 생존과 직결된 피로 회복 및 탈수 예방이라는 명확한 니즈였다. 병원에서만 가능하던 수액 처치를 누구나 어디서나 손쉽게 마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군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유효한 솔루션이었다. 링티가 기술 기반 제품임에도 기능성 음료라는 소비재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와 명확한 니즈가 있더라도 이를 실현할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화는 요원하다. 이 대표는 직접 수백 가지 레서피를 실험하고 자가 임상시험을 거치는 등 제품 개발에 힘썼다. 미국, 인도 등의 선행 연구를 참고해 성분의 효과를 검증했고 맛과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테스트를 반복했다. 그렇게 완성된 링티는 2017년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에서 1등 상을 수상했고 이후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도전 K-스타트업’에서도 입상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는 1억6000만 원의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 측면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일반적인 수액 가격이 3만~7만 원인 반면 링티는 한 개당 약 3000원 수준이다. 경제성까지 갖춘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링티는 2019년 기준 한 해 동안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으며 2024년 말 기준 매출 471억 원을 기록했다. 링티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는 우수한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하는 조직의 실행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전략적 시장 진입을 위한 팸(PAMM)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 시장과 얼마나 연계성이 있고 여러 시장 가운데 어느 시장에 먼저 진입할 것인지의 우선순위를 두고 기업들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유용한 방법론이 바로 팸(PAMM, Product Attribute and Market Matrix), 즉 제품 속성과 시장을 연결하는 매트릭스 분석이다. 모든 세분화된 시장의 매력이 똑같지 않기에 PAMM 워크시트는 매력적인 시장 세분화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전력 반도체(power semiconductor)는 노트북 컴퓨터에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블릿 PC, 스마트폰, 손에 쥘 만한 다른 전자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시장 기회를 확대해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곰팡이균 억제 제품 속성을 세분 시장에 적용한 PAMM 분석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표 1) 한 연구소가 가격도 저렴하고 자외선 방지 효과도 있는 독특한 곰팡이 억제 제품(fungicide)을 만들었다. 일부가 빨간색으로 변하는 속성을 갖고 있었지만 안정적이고 다른 것과 혼합해도 별로 문제가 없는 제품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 제품을 어떤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까? 농업 분야, 보존용, 소비재, 건설 자재 등 다양한 시장에 적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고 나서
각 세분 시장에 대해 PAMM 매트릭스를 활용해 적합도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농산물 저장 창고에 이 곰팡이 억제제를 적용하면 보존 효과가 뛰어나 적합도 ‘H(높음)’로 평가했고 세탁소에 사용할 경우에는 안전성은 ‘M(중간)’ 정도였지만 자외선 차단 효과는 ‘L(낮음)’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이 제품은 사용 시 붉은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어 의류와 같은 섬세한 소비재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건축 자재로 활용할 경우에는 시각적인 변화가 문제가 되지 않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PAMM 매트릭스에서 적합도 ‘H’가 가장 많이 나타난 시장은 농산물 저장 창고였고 그다음으로는 건축 자재 시장이 높은 적합도를 보였다. 해당 연구소는 처음에 농업 시장을 진입 대상으로 고려했지만 곧 시장 규모와 가격 한계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농산물 저장 창고는 제품 단가가 낮게 형성돼 있어 수익성이 떨어졌고 이는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 결국 이 연구소는 전략을 수정해 건축 자재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건축물 내부에 곰팡이 억제를 위한 코팅 자재로 제품을 적용하면서 고가 시장 진입에 성공했고 높은 수익성과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제품 속성과 시장 세분화를 매트릭스로 만들어 평가하면 어느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으며 전략적 의사결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위기의 벤처기업,전략적 프레임워크로 기회를 창출하라많은 벤처기업이 투자 위축, 시장 불확실성, 인력 이탈 등으로 인해 복합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 기술은 있지만 매출이 없거나 좋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실행력과 시장 연결이 부족한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중심 사고를 넘어 전략적 사고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구조적 접근과 방법론이 필수적이다.
앞서 소개한 T-P-M 연계도는 기술 기반 기업이 기술을 어떻게 시장성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도달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과 경로를 제공한다. 또한 INC 모델은 조직이 가진 아이디어가 진정한 사업 기회가 되기 위해 고객의 니즈와 내부 실행 역량이 얼마나 균형 있게 결합돼야 하는지와 상호 간의 영향을 잘 보여준다. 특히 벤처기업들이 자주 빠지는 ‘기술만으로 충분하다’는 착각을 깨고 고객 니즈 기반의 사업 정의와 실행력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마지막으로 PAMM 분석은 제품 속성과 시장의 특성을 매트릭스로 연결해 어느 시장에 먼저 진입해야 가장 효과적이고 수익성이 높은지를 파악하고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단순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맞게 적용하고 실행하는 조직의 역량이다. 위기는 언제나 구조적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벤처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넘어 실전으로 연결하는 전략적 사고로 무장해야 할 때다. 기술을 넘어 시장과 고객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기업만이 내일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1 권기환, 최종인(2015), 기술벤처의 실패요인 분석: 연구소 창업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벤처창업연구, 한국벤처창업학회, 10(4), pp.27-37.
2 박한오(2024), 지역 경쟁력과 대학의 역할: ㈜ 바이오니아 사례, 국립한밭대 테크노경영포럼, 5.7.
3 이진규, 최종인(2025), 현대경영학, 법문사.
4 최종인(2024), 기술경영: 가치창출과 활용. 도서출판 자운.
5 최종인(2016), 기술사업화: 죽음의 계곡을 건너다, 한경사.
6 최종인(2010), 바이오기술의 산업화 전략: 미국의 리서치트라이앵글(RTP) 지역을 중심으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총서 131권
7 한국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2025), 내 손안의 바이오 통계, BİOIN
8 하선권, 양준혁, 김석관, 김흥렬(2025), 2022년 기준 국내 바이오 중소 · 벤처기업현황통계,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9 Choi, Jong-in., & Markham, S. K. (2019). Creating a corporate entrepreneurial ecosystem: the case of entrepreneurship education in the RTP, USA. Journal of Open Innovation: Technology, Market, and Complexity, 5(3), 62-76.
10 Choi, Jong-in(2022), Techhnology Commercialization methodology and toward entrepreneurship education, THE ROAD TO KOREA SCIENCE & TECHNOLOGY PARK. Korea Innopolis Foundation.
11 Pisano, Gary(2006), Science Business: The promise, the reality, and the future of biotech,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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