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기업의 다업종 진출 전략이자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위한 확장 전략으로 불려온 다각화 또는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은 경제 발전 단계별로 때로 요긴한 무기가 됐습니다. 실제로 신흥국들에선 사업을 빠르게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생존 전략임이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4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다각화 전략의 효용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신흥국에선 다각화 전략을 취한 기업들의 수익성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평균 수익보다 3.6% 높았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에선 다각화 전략을 편 기업의 수익률이 다른 기업 평균 대비 0.2% 낮아지는 등 반대의 결과를 보이면서 다각화 효과의 한계를 깨닫게 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정부 주도로 대기업들이 다각화를 추구했던 경제 개발 시기를 거쳐 외환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 시기를 거치는 등 다양한 부침을 겪었음을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대기업들은 양적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통계로 입증됐습니다. 30개 기업 집단을 기준으로 2003∼2022년 사이 20년간 평균 계열사의 수를 살펴본 결과 30대 기업 집단이 보유한 평균 계열사 수가 2003년 기준 20.3개에서 2022년 55개로 늘어난 겁니다. 개수로는 1000개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문제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이 많은 기업에서 유통기한을 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사업다각화 사례를 연구해온 바라트 아난드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문 ‘멀티 비즈니스 전략은 왜 실패하는가’에서 멀티 비즈니스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개별 사업 가치를 합친 것보다 약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뭉치면 사는 것’이 아니라 흩어졌을 때 오히려 수익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나타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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