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L’Art Pour l’Art: Experiencing Art Reduces the Desire for Luxury Goods”(2023) by Yajun Wang, Alison Jing Xu and Ying Zhang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4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예술(Art)과 명품(Luxury) 브랜드는 수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둘 다 삶 속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인간 본연의 심리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여행 기간 다양한 물건을 담아 옮기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가벼운 캔버스 소재의 여행용 캐리어로 충분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 더 무겁고 불편한 독일 명품 캐리어 브랜드 리모와(RIMOWA)를 사용한다. 집 안의 벽을 차지하는 미술 작품도 형용할 수 없는 충족감을 줄 수 있지만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능적인 역할은 하지 않는다. 이처럼 예술과 명품 브랜드는 유일무이한 가치와 영원성 추구라는 철학적인 가치를 공유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통점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은 예술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해왔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명품 브랜드 제품의 특정 부분에 예술적인 속성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2023년 1월 발표된 세계적인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와 루이뷔통의 아트 컬래버가 대표적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물방울무늬를 다양한 루이뷔통 가방에 새겨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두 번째는 명품 매장 안에 아트 갤러리를 운영해 매장 리테일 환경 자체에 예술적인 속성을 담아내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루이뷔통, 구찌,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후원하거나 그들의 브랜드 이름을 담은 미술관을 오픈하는 형태로 예술계와 협업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탈리아 밀라노 남부 라르고 이사르코(Largo Isarco)에 위치한 프라다재단 미술관이다. 프라다는 예술 발전에 공헌한다는 목표로 1993년 프라다재단을 설립하고,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며 그들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해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2015년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의 설계 아래 만들어진 프라다재단 미술관이다.
최근 이처럼 단순히 고객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명품 브랜드들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거나 관련 갤러리를 오픈하는 것을 넘어 매장 내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루이뷔통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루이뷔통 메종 서울을 레노베이션해 오픈하면서 리테일 매장 건물 설계를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에게 맡기고 한 개 층 전체를 다양한 예술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루이뷔통은 그들의 재단 미술관이 소유하고 있는 예술 작품들을 이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하며 방문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공간에 다채로운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방법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매장 내에 전시하고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매장 내 예술적인 경험이 제품 판매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미네소타대, 중국 베이징대,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공동 연구진은 명품 브랜드들이 예술계와 협업하는 방식이 명품 브랜드의 구매 행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실 연구와 현장 연구를 진행했다.
이승윤seungyun@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