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기업 간 IT 격차가 M&A 실패 요인 될 수도

이동원 | 365호 (2023년 03월 Issue 2)
GettyImages-1394088758_[변환됨]


Based on “Does IT Matter to Acquisitions? The Impacts of IT Distance on Post-Acquisition Performance.” (2022)
by Kyunghee Lee, Kunsoo Han, Animesh Animesh, and Alain Pinsonneault in MIS Quarterly, 46(4), 2261-2288.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많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데 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기존 M&A 관련 연구들은 주로 인수 기업의 특성이 M&A 후 비즈니스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수 기업의 이전 비즈니스 성과, 인수 기업의 규모, 학습 능력, M&A 딜의 거래 지급 유형, 경영진의 자기 이익 등이 M&A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또 M&A는 서로 다른 전략과 자원을 가진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결합을 의미하기에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차이 또한 M&A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기업 간 제품의 차이, 지리적 차이, 문화적 차이, 시장/고객 차이가 M&A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M&A 관련 선행 연구는 주로 조직 관련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기술적 통합에 영향을 미치는 IT 격차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또한 기업들도 실제로 M&A를 진행할 때 재무 및 전략적 사항을 주로 고려하면서 인수 전 논의 및 실사 단계에서 IT 요소는 도외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기업 간 시스템 통합에 대한 인식 부족과 그로 인한 IT 리스크는 M&A의 실패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예컨대, 2016년 글로벌 화장품 기업 레브론이 엘리자베스아덴을 인수했을 때 새로운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을 급하게 출시하면서 6400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출하할 수 없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레브론은 536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이로 인해 레브론 주가는 6.4% 폭락했으며 주주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1 본 연구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IT 시스템 간 차이가 M&A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포천 1000대 기업 2257건의 인수합병 딜 중 IT 시스템 정보가 존재하는 회사와 관련된 185건의 인수합병 딜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M&A 성과는 인수 기업의 인수 4년 후 초과 영업 성과로 측정했다. 본 연구는 자연어 처리를 위한 워드 임베딩 방법인 Word2Vec을 적용해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IT 시스템 간의 차이를 측정했다. 구체적으로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6개 IT 시스템(인사관리 시스템, 재무회계 시스템, 공급망 시스템, 고객 관리 시스템, 데이터 웨어하우스/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에 대해서 공통된 IT 시스템 공급자들의 패턴을 기반으로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IT 격차를 측정했다. 예를 들어, 어카운팅 시스템 공급자인 피플소프트(Peoplesoft)를 쓰는 기업들이 오라클(Oracle) 시스템을 더 많이 사용하고 SAP 시스템을 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피플소프트와 오라클 간의 상호 호환성이 SAP보다 높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처럼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각각이 사용 중인 6개 IT 시스템 공급 회사들 간의 상대적 상호 호환성을 바탕으로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IT 격차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 IT 격차는 인수 기업의 인수 후 초과 영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IT 격차가 초과 영업 성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M&A를 통해 운영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기업들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합병된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긴밀한 통합을 필요로 하는 경우 IT 격차가 인수 후 시너지 창출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 결과, M&A 이전의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IT 시스템 간의 비호환성 정도, 상이한 시스템 통합과 관련된 비용 등 IT 시스템의 격차가 클수록 기업의 M&A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M&A의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원활한 데이터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IT 시스템의 호환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IT 시스템 격차가 인수 기업의 인수 후 가치 창출에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IT 시스템 격차가 클수록 시스템 통합의 비용이 커지고 시스템의 복잡도가 증가해 M&A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은 M&A를 검토할 때 실사 프로세스에 참여하기 이전부터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IT 격차를 측정해 잠재적 IT 리스크를 방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구체적인 IT시스템 사양은 M&A 실사 단계에서 공유되는데 이로 인해 잠재적으로 더 적합한 인수 대상이 실사에서 배제될 위험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기업 간 IT 격차의 중요성은 M&A 외의 다른 기업 활동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이 전략적 제휴를 할 때 협력 업체들과 정보/지식을 교환하고 조직의 경계를 넘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정작 협력 업체는 파트너의 IT 시스템과 관련해 제한적이고 공유된 제어권만 가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 간 IT 격차를 측정해 데이터 공유를 극대화한다면 보다 성공적인 기업 간 전략적 제휴가 가능할 것이다. 또 IT 격차의 개념은 기업 간뿐만 아니라 기업 내에서도 조직 간 IT 격차를 파악해 조직 내 또는 조직 간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동원 |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영대학 정보시스템(ISOM) 교수

    필자는 KAIST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IT 비즈니스 석사를 받고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정보시스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릴랜드대에서 강의했으며 2017년부터 홍콩과기대 경영대학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모바일 커머스, 디지털 너지 디자인, 디지털 전환, 프로토콜 경제 등이다.
    dongwon@ust.hk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