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관련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생각하며 기업 활동을 추구하는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려면 다음의 단계를 밟아갈 수 있다.
첫째, 광범위한 목표를 세운다. 둘째, 파트너사와 적극 협력한다. 셋째, 새로운 사업 모델로 확장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DBR x 태평양 ESG 포럼 2021’에 메인 연사로 참여한 ESG 전문 컨설팅 업체 ‘에코스트래티지스’ 앤드루 윈스턴 대표의 강연 주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앤드루 윈스턴은 ESG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이 포럼은 10월27일 ‘지속가능한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개최됐습니다.
기업은 어떤 식으로 가치를 창출할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원가 혹은 위험 요소를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제품이나 무형적인 서비스의 가치를 올려 매출을 키우는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무수히 많은 논리와 방법이 나와 있다. 기업 규모나 업종에 관계없이 다들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 기업은 새로운 개념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바로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다. 넷 포지티브 기업은 ‘그 영향 아래 놓이는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상품, 운영, 지역 및 국가 등 모든 범위에서 직원, 공급업체, 심지어는 미래 세대 및 지구라는 행성 자체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개선하는 기업’을 말한다. ESG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관점 자체는 이전보다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크게 세 가지 면에서 그 당위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상위 1%가 전체 부의 44%를 소유하는, 부의 불평등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인 웰빙이 엄청나게 개선됐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영향이 미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불평등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이것은 전체 시스템에 부담이다. 기업은 사회경제적으로 배경이 다르거나 인종이 다른 사람 등에게 균등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애쓸 필요가 있다. 둘째, 기후변화다. 지금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숫자만 봐서는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인류가 탄소배출을 급격히 감소시키지 않으면 72조 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씨티뱅크가 분석하는 등 다양한 예측 결과가 나오지만 가슴에 쉽게 와 닿지는 않는 수치다. 일부 사람은 여기에 대한 대응으로 오히려 경제가 파괴될 수 있다고도 하는데 이 이슈에 대해서는 이미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피해가 큰 상황에 도달했다. 무엇이라도 하는 게 손 놓고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셋째, 생물다양성에 대한 부담이다. 인간도 결국 수많은 생물종 중 하나인데 우리 탓에 많은 생물종이 계속 멸종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기업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독일 자동차회사인 다임러는 내연기관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고 했고, 볼보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했다. 페덱스 같은 대기업도 전기차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세상의 패러다임을 재건하는, 아울러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 엄청난 기회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당위적으로 마땅한 수준이 아니라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엄청난 시장과 기회가 놓여 있기 때문에 기업이 당연히 걸어가야 하는 길이라는 의미다.
ESG가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계속 커지고 있다. Just Capital이라는 기관은 미국에서 정의로운 100대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여기에 선정된 기업들을 보면 다른 기업에 비해 녹색에너지를 두 배 정도 많이 사용하고 오염 배출량이 적으며 평균 임금이 높고 젠더나 인종, 민족 간 임금 공평성도 높다. 기부도 훨씬 많이 한다. 동시에 여기에 속한 기업들은 지난 5년간 주주 환원액이 56% 많았고 ROA가 7.2% 높았다. 다시 말해 사업적으로 책임 있는 자세로 일하는 것이 단순히 도덕적으로 옳다거나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 최대의 투자 펀드인 블랙록을 운영하는 래리 핑크는 1월에 CEO들에게 쓴 서한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속가능한 기업들의 인덱스가 벤치마크 대비 81% 높은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이다. 원래 기업 투자에서는 그 무엇도 보장할 수가 없는 법인데 최소한 ESG와 관련해서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