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각 사업 단위 영역에서 AI 기술 기본 역량을 갖춘 도메인 전문가들이 주도해야 한다.
2. 도입 초기에는 중요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시급한 사안을 먼저 시도해 학습하면서 경험을 축적하는 게 현실적이다.
3. 평가와 및 선정을 할 때는 객관적 기준과 합리적 프로세스를 거침으로써 위험도를 낮추고 조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디지털 트렌드가 인공지능(AI)이라는 블랙홀로 집약되면서 기업들에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기업들이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각론은 각양각색이다. 미지의 영역인 AI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조직 내부적으로 기준점을 설정하고 합의를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 DX(Digital eXchange)의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서도 AI 도입은 불가피하다. 특히 아날로그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의 맥락에서 AI를 도입할 영역과 시기, 투입 자원과 위험도를 감안해 전략적 우선순위를 선정하기 위한 구조를 수립하고 적용해야 한다.
AI 도입 단계의 핵심 원칙
1. 파일럿 프로젝트는 공감대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는 조직 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AI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조직 내에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 성과에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있다. 도입 초기에 실행하는 파일럿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AI를 도입할 때 중요한 이유다. 또 AI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이해관계자들이 프로젝트의 내용을 이해하고 미래 잠재력에 공감하도록 의사소통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특히 파일럿 프로젝트는 테마 선정과 진행 과정이 모두 중요하다. 테마는 조직 내 과제 중에서 시급하면서 난이도가 높지 않은 영역에서 선정한다. 예를 들어 제조기업의 핵심 영역인 생산 프로세스는 중요하지만 AI 도입 초기에 적용하기는 무리다. 난이도가 높아서 기대보다 낮은 결과가 나오면 조직에서 회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구내식당의 식사 인원 예측은 조직원에게 체감도가 높은 영역으로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결과의 전파력도 높을 것이다.
2. 작은 영역의 성공을 바탕으로 큰 영역으로 나아가라
AI를 도입할 때는 초기에 파일럿 프로젝트를 비롯해 작은 성공을 지속해 나감으로써 경험을 축적하고 조직 내 신뢰감을 높이면서 점차 큰 성공으로 나아가는 경로를 설정해야 한다. 현재 AI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도 AI 도입 초기에는 내부의 회의적 분위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앤드루 응(Andrew Ng) 스탠퍼드대 겸임교수는 주요 사업 영역이자 민감도가 높은 검색과 광고 부문이 아닌 당시 주변 영역으로 간주되던 음성인식에 AI를 도입해 성공을 거두면서 조직에 AI를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초기에 시작한 소수의 AI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첫 번째 시도가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야 조직 내부에 공유되고 이후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낳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3. 도메인 전문가들이 주도하게 한다
일반 기업에서 적용하는 AI 기술은 이미 상당 수준 범용화돼 있다. 따라서 AI 도입에 있어 기술 지식이 필요조건이라면 사업 지식, 도메인 지식은 충분조건이다. AI 기술이 없다면 AI 도입은 이뤄질 수 없지만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초기에 기회 영역을 발견하고 실질적 추진 방안을 수립하는 도메인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메인 전문가는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영역의 문제를 정의하고, 실무적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적 산업적 목표를 정의한 후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도메인 전문가는 이런 과정을 주도하면서 AI 기술 전문가와 의사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김경준kjunkim@hanmail.net
CEO스코어 대표
김경준 대표는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 딜로이트 경영연구원장 및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 대표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디지털 인문학』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로마인에게 배우는 경영의 지혜』 『마흔이라면 군주론』 등이 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