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전 산업계는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고, 공유 오피스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큰 타격을 입은 북미, 유럽의 공유 오피스와 달리 아시아 공유 오피스 시장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그중에서도 한국 공유 오피스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며 코로나19가 오히려 1)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업무 공간 2) 업황 변동성을 감안한 유동적인 부동산 계약 구조 3) 신규 오피스 설립에 드는 비용 절감과 가성비를 원하는 새로운 고객들의 수요를 일깨웠다. 고객군이 확대된 공유 오피스는 현재 플랫폼 비즈니스로 변모하며 오피스 문화, 부동산 시장을 동시에 변화시킬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진화 중이다.
산업계는 사람의 몸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 여행, 면세 등 일부 산업의 현금 흐름이 끊기고 몸 안에 흐르던 피가 통하지 않게 되면서 바이러스의 영향은 공간을 다루는 부동산 업계로 번졌다. 부동산 산업은 일반 소비재가 아닌 필수 소비재이기 때문에 직접 타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바이러스발 경기 변동에 따른 업무용 부동산의 수요 변동성은 시간차를 두고 공유 오피스 업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유 오피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공유 오피스는 부동산이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이다.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를 우선 확보한 뒤 부가 서비스로 연계해 가치를 창출하지만 100% 온라인이 아니라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동안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혁신적인 인테리어, 다양한 소셜 이벤트, 여러 업계 종사자를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2010년부터 1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을 정도다.
특히 다른 부동산 대비 고객이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공유 오피스는 소셜미디어나 웹에 노출된 온라인 광고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실물 부동산을 소개해주기 때문에 고객들이 중개인을 끼고 매물을 직접 물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보통 이렇게 공유 오피스에 유입된 고객, 임차인들은 현장을 둘러본 뒤 멤버십 계약을 하고 업무 공간을 사용한다. 이어 오프라인 플랫폼인 오피스에 머물면서 임대료와 서비스 비용을 합친 멤버십 비용을 지불하고, 나아가 기타 소비 활동을 한다. 이렇게 신규 고객들을 유치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공유 오피스 사업의 핵심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이 고리를 차단했다.
초기의 공유 오피스는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 직원 1∼20인 규모 미만의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시장이 성숙하면서 직원 100인, 200인, 많게는 300인 규모 이상의 기업들로 분포가 다양해지긴 했지만 일반적으로 1∼20인 규모의 기업들의 비중이 높다. 이런 영세한 기업들은 시가총액 5000억 원, 즉 미드캡(Mid-cap) 이상의 기업들과 달리 대부분 1) 현금성 자본이 부족하고 2) 상황에 따라 인원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3) 큰 유형자산 없이 컴퓨터 조작을 기초로 한 온라인 사업을 하고 4) 20∼40대 사이의 젊은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1) 비교적 적은 보증금을 요구하고 2) 상황에 따라 규모 변동이 용이하며 3) 최소한의 기자재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4) 다양한 테마의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는 이들 고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소규모 고객이 많다는 점은 오히려 공유 오피스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면치 못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작은 기업들은 보통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3∼6개월 단위의 멤버십 계약을 선호하고, 이로 인해 공유 오피스는 회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회전율이 높으면 그만큼 이전 고객을 대체할 신규 임차인이 필요한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예비 임차사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